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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리더의 이별 예고, rss의 종말?

2013년 3월 18일

제목은 거창하지만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글이다.

지난주 트위터를 달궜던 이슈는 역시 구글리더가 아닌가 싶다. 봄청소라는 명목으로 매년 자사의 서비스를 검토하고 정리하는 구글이 이번엔 구글 리더를 정리한다는 글을 올렸다. 덕분에 대체재로 부상된 newsblur나 feedly 등의 서비스가 트래픽 폭탄을 맞이하는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같은 상황도 벌어졌다. Feedly는 이 날을 준비했다며 대거 서비스 이주 프로젝트로 노르망디에 대해 알리기도 했다. (노르망디라니 작명 센스가 대단하다.)

Quora에 구글 리더 PM이 내부적인 상황을 공개했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이 나지 않아 닫는다는 얘기보다는 다음 두가지 이야기로 대충 결론이 났다. 첫째는 sns 서비스 개발에 대다수 구글리더 인력이 이동했고 둘째는 구글플러스로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내부에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외부에서 보고만 있더라도 회사 전체가 구글플러스에 힘을 더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일 정도니 내부에서도 분명 난리일듯 싶다.

이 일로 참 다양한 의견이 많이 나왔다. Rss 자체에 대한 회의론, rss 비지니스 무용론이 대표적. 과연 이 서비스로 장사가 되는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다시 이야기 되었다. (이 얘기는 메타블로그가 블로고스피어를 양분하던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그때도 결국 문제는 돈이었으니까) 사실 RSS는 무지무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벌써 2013년이다) rss 리더 하나쯤 없어진다고 기술규약이 바뀐다거나 뭔가 심각해질만한 그런 기술도 아니었다. 만약 비지니스 로직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차라리 주도적으로 하위 호환성과 함께 다음 세대의 rss를 빠르게 만들어 냈어야 했다. 유료 구독(이거 규약에 들어있다고 어디서 봤었는데…) 같은 접근들 말이다.

누구 말처럼 sns가 포괄적으로 rss의 형태를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도 있어서 차대 rss는 사실 sns라는 말도 일부 동의한다. 피드를 구독한다는 rss의 속성이 sns에도 충분하게 녹아져 있고 또 구글도 구글플러스를 염두에 두고 대체할 것이 있다 생각한게 분명하다. 하지만 sns와 rss는 소비 컨텐츠가 아직까진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정보성 글과 사생활의 글이 정제되지 않은 체로 흐르는 트윗을 보다보면 잦은 화제 변화로 생각이 잘 연결되지 않게 되더라. 근황을 보기엔 정말 좋은 구성이지만 블로그스피어에 비해 가벼운 컨텐츠가 소비되기에만 좋은 환경이란 생각이 든다. 비지니스 쪽으로 생각하면 그런 환경이 훨씬 나은 방향이다. 가십이 많을수록 돈이 될테니까. (지저분해지는 것은 늘 두번째 문제다.)

또한 모두가 구글리더의 전지적 독점 시대 속에서 레드오션으로 생각하고만 있었지 폭탄 선언 이후 그 틈에서 조금씩 점유를 가지고 있던 서비스들로 신속하게 (정말 신속하게) 재편되는 시장을 보니 구글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도 정말 많이 보였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구글리더에 가려져 들어나지 않았던 시장이 다시 살아났다는 얘기도 있다. 구글리더의 api에 의해 굴러가던 수많은 리더들이 “사실 우리 구글리더 없어도 잘되요” 커밍아웃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시장의 판도를 뒤바꿨다. 뭐 여러모로 대기업이 망해야 수많은 중소기업이 살아난다는 이야기가 허상이 아닌게 들어난게 아닌가 싶다.

또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구글이 버린 사람들 즉, 서비스 난민은 구글이 제공하는 대다수의 서비스를 믿지 않는, 모종의 적대적 관계가 될 수도 있다. 구글리더의 사용자층이 비록 한정적이라 닫아도 서비스 전반에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지만 사용자층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포맷하기 위해 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컴퓨터와 관련된 수많은 잡담을 나눌텐데 과연 영향이 없을까 싶다. (개발자라고 노트북 포맷하고 윈도 설치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

주섬주섬 글을 정리 해보자면 내 생각은 이렇다. 서비스 하나 닫는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대다수 닫는 이유가 늘 그 서비스보다 더 나은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니까. 하지만 가장 큰 서비스가 닫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시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더 큰 서비스가 나올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레드오션이라고 안들어가면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구경만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그렇다고 레드오션에 무작정 뛰어들란 얘기는 아니지만, 노르망디 프로젝트처럼 준비하고 있는 곳만 시장 재편에 참여할 수 있다. 여튼 여러가지 생각해볼만한 사건인듯 하다.

훌륭한 개발자는 연장 탓하지 않는다

2013년 3월 1일

이전까지 다니던 회사에서는 데스크탑을 지원해줬는데 지금의 회사에서는 이동이 많은 관계로 데스크탑 대신 노트북을 지원해 줬었다. 입사 당시에는 회사에 있던 Acer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잦은 멈춤 현상으로 작업본을 몇번 날려먹자 회사 앞 Officeworks에 가 사용할 노트북을 구입했다. 에이서 모델을 제외하고 나니 해당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던 기종이 삼성 아니면 아수스 모델이었는데 이상하게 가장 괜찮은 사양이 삼성 모델이었다.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일이 급했던 관계로 삼성 노트북을 구입했고… 그게 재앙의 시작이었다.

orz

불편하고 능률 하락하고 아프고 1타 3피

삼성 노트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키배치였다. 좁은 공간에 편의를 위해 넘버패드를 넣는 것까지는 좋은데 방향키와 엔터키, 넘버패드 0키와 우측 컨트롤, 시프트 키의 동선이 기존 키보드와는 맞지 않아 엄청난 불편함을 초래했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입장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차라리 아래로 넓게 공간을 활용해 방향키를 뺐더라면 사용성을 더 살릴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이런 기형적인 키보드 구조[^p1569-1]로 인해 매 작업마다 위 나열한 키들이 멋대로 눌려 매번 스트레스를 야기했다. UX를 고려하지 않은 키보드 레이아웃이 작업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samsung keyboard

문제의 키보드 레이아웃. 보면 모른다. 눌러봐야 안다.

극단적인 불편함을 초래했던 키보드를 대체하기 위해 일반적인 레이아웃을 가진 키보드도 하나 구입해왔다. Logitech K120 모델로 맴브레인 키보드인데 노트북의 기형 레이아웃을 벗어나 정상적인 규격의 키보드를 사용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이전 한국서는 아이락스 팬터그래프 키보드를 사용했었는데 팬터그래프라 그런지 손가락 끝이 미끌리는 기분도 들고 정확히 눌린다는 느낌이 덜했었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맴브레인이라 그런지 눌리는 느낌도 정확하지만 팬타그래프에 비해 조금 더 손가락에 압력이 강하게 느껴지는듯 싶다. 물론 노트북 키보드에 당한걸 생각하면 뭐든 안좋은게 없겠지만 말이다.

노트북을 오랫동안 사용하면 자연스레 VDT 증후군에 노출되게 된다. 난 예외라고 생각했지만 당연히 예외일 수가 없었고 특히 12월부터는 어깨와 목, 손목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보다 내 몸이 먼저 상하겠구나” 생각이 들어 환경을 개선하고자 이리저리 알아봤다. 일단 모니터를 하나 더 구입해서 듀얼 모니터로 구성을 했다. 원래는 외장으로 쓰는 모니터가 하나 있었기 때문에 노트북 스탠드를 구입해보려 했으나 신기하게도 호주에서 판매하는 스탠드는 한결같이 금방이고 부서질 것 같은 녀석들만 엄청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기왕 사는 김에 고해상도 모니터를 구입해보자는 생각도 들어 델에서 판매하는 U2312MH를 구입하게 되었다. 원래는 집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했으나 그걸 못참고 사무실에서 개봉해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다.

feel desktop

작업환경. 진작부터 이랬으면 좋았을걸.

**“훌륭한 목수는 연장 탓하지 않는다”[^p1569-2]**를 조금 바꿔보면 “훌륭한 목수가 연장 탓을 안하면 VDT 증후군에 걸린다.” 가 되겠다. (뭐 내가 훌륭한 목수란건 아니지만.) 온전히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좋지 않은 개발 환경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되짚어 볼 수 있었다.


1) 이런 기형적 키보드 레이아웃은 삼성 뿐만 아니라 요즘 대다수의 노트북에서 사용되고 있는 “트랜드”라고 한다. 뭔가 슬픈 유행이다.
2) 사실 “훌륭한 목수는 연장 탓하지 않는다”의 본 뜻은 자신이 잘하고 못하는걸 연장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말이지 좋은 연장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웹서비스 정체성에 대한 단상

2013년 2월 15일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인 KLDP에 다소 자극적으로 볼 수 있는 글이 올라왔다. 본 글 자체는 간단히 논의될 수 있는 글이지만 회원 중 한 분의 길다란 덧글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와 같이 사이트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거나 흐려진다거나의 얘기를 많이 봐 왔었는데 그런 경우마다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감정적 대립이 격해져 결국엔 여긴 누구의 개인 사이트이고 정책의 방향은 일개 회원이 논할 부분이 아니란 식으로 매듭이 지어지는 경우를 자주 봤다. 그 이후에 탈퇴나 분위기 침체는 말 할 것도 없고, 강경하게 아이디를 차단해버리는 경우도 봤었다. 여튼, 본 글은 익명성 게시글에 대한 발제였으나 덧글을 읽다보니 웹서비스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웹서비스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 위에 내용까지 쓰고서 2011년 연말에 Draft로 저장해둔 글이다. 익명성에 대한 논의는 인터넷 실명제 위헌과 맞물려 익명성 자체의 해악은 크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고 본다. 그건 둘째 치고 내가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누가 해당 웹서비스의 주인인가, 누가 그 서비스의 방향과 정체성을 정하고 꾸려나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자 했던 것 같다.

이 글을 적기 시작했을 당시에 비해 지금 웹환경은 너무나도 달라졌다. 기존의 커뮤니티는 SNS라는 도구를 통해 개인 중심의 환경으로 급변했다. 여전히 한국형 커뮤니티인 포털형 카페는 건재하긴 하지만 확실히 개인 기준의 미디어가 더욱 강력해졌다. 아마 이 글을 쓸 때는 선장이 배가 어디로 갈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식의 글을 쓰려고 했던 것이지만 요즘 분위기로는 일단 사람부터 가득 태워보면 자연스레 방향은 알게 된다는 쪽이 더 무게가 실리는 듯 하다. 빅데이터 분석이니 하는 부분들 말이다. 기업이 운영하는 웹서비스 입장에선 정체성이니 뭐니 일단 사람만 모으면 시장이 생기고 알아서 굴러간다는 식이 되겠지만.

여튼 답은 없다. 구체적이기도 하고 추상적이기도 해야 하는 방향성과 정체성에 대해, 지금은 많이 옅어진 커뮤니티에 달린 고대의 덧글(?)을 통해 한번쯤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여담으론 저렇게 성토해줄 수 있는 회원이 있는 서비스는 감사해야 한다. 요즘처럼 서비스 범람의 시대에는 불편하면 안쓰면 그만인데. 아, 사람이 많이 쓰니 불편해도 그냥 군소리 없이 쓰는 경향도 있다. 그 군소리 마저도 빅데이터로 분석해서 업데이트에 반영한다니 세상 좋아졌다. 시대를 뛰어넘은 포스트라 뭔가 흐물흐물(?)하게 되었다.

당신의 헬로월드는 안녕하신가요?

2013년 2월 5일

처음으로 웹문서를 작성해 본 것이 초등학교 3학년 방과후 컴퓨터 수업에서였다. 몇가지 엘리먼트를 알려주고 하이퍼링크를 통해 두세개의 웹페이지를 연결한 것이 전부였지만 그게 내 첫 헬로월드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별 것 아닌 페이지였지만 그 페이지가 나를 웹이라는 세계로 초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마침 ADSL이 보급되기 시작했던 시기와 맞아 이후로도 꾸준히 웹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이후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유행해서 플래시도 열심히 공부했었고 (플래시3에서 4로 넘어가던 때였다) 중학교에 들어가니 때마침 홈페이지반이란 클럽이 생겨 거기서 만난 친구를 통해 php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엔 개발보다 웹디자인이 좋아 이것저것 늘 포토샵으로 만드는게 일상이었다. 그러던 중 중학교 재학중 정보올림피아드 지역 예선에 참가했었는데 베이직이고 뭐고 전혀 모르던 나는 당연히 떨어졌다. 그 이후 떨어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 교실에서 C를 배웠는데 내 일생 중 들었던 유일한 개발강의였고 너무너무 재미있었으며 그때 배운 것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고 있다. (C개발을 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로 하려 했었지만 선생님이나 부모님 모두 반대하던 중에 이사장 비리까지 터져 결국 일반계 고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때야 이것저것 한 일이 많았기도 했지만 깨작깨작 디자인도 하고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어디까지나 재미로, 취미로 해오던 부분이 돈이 된다는걸 대학교 2학년때 알아서 그때부터 실무에 뛰어들었고 일을 하다 군대에 가게 되었다. 군대의 통제된 네트워크에서도 개발이 계속 하고 싶어서 js로도 이것저것 만들기도 했고 java도 책 들고가서 부지런히 공부했다. 전역 후 일년 여 개발한 후 호주에 넘어올 결심을 하고 호주로 넘어와 현재도 개발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php가 가진 한계점도 생각해서 다른 언어에 대해 공부를 하려고 부지런히 알아보는 중이다.

문제가 많다고 하는 php를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만져왔기 때문에 그 관성이 있어서인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다.(php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는 이미 많은 글에서 까여왔으므로 생략하고…) 쉽지 않다는게 언어를 습득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해왔던 것으로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설 때가 요즘 좀 많아졌다. 뒤돌아보면 이렇게 고민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새로 배우는 것이 늘 즐거웠고 재미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급격하게 게을러진 내 모습이 낯설기까지 하다. 일을 하며 잘 못할 때에도 걱정하지 않았던 이유는 모르면 공부하면 되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런 자신감이 좀 덜해졌달까. 게을러지고 있달까.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 IT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비 종사자들이 물어보는 질문 중에도 평생 배워야 하는 직업인데 계속 배우면서 하는거 힘들지 않겠냐, 어렵지 않냐 하는 질문이다. 자고로 개발자는 학습에 대해 늘 즐거워 하는 자세로 대해야 하는 직업인 것은 맞다. 한국서는 관리자로의 커리어 패스가 일반화되어 몇년만 고생하고 관리자가 되면 된다는 식의 사람도 몇 보긴 했지만 평생 개발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개발자는 사실 일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학자의 성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맞는 직업인지도 모르겠다.

여튼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즐겁게 받아드리고 재미있게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 헬로월드에 두려워하지 않고 늘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또 함께 꾸려나가는데 두려움이 없는 것이 진짜 개발자의 모습이란 점을. 헬로월드가 화면에 띄워지는 순간 얼굴에 웃음기가 돌고 모든 것을 배운듯한 기분이 들었던 그 시절을 상기해본다. 그리고 그 첫 마음을 다시 떠올리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달려야겠다. 그래서 나도 물어보려고 한다. 당신의 헬로월드는 안녕하신가요? 하고.

한국 구글 개발자 블로그, 그리고 모든 개발자 블로그를 응원합니다

2013년 2월 4일

오늘 점심에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딱히 동네에 그런 곳이 없어 근처 중국인이 파는 샌드위치를 사왔다. 사무실 자리에 돌아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RSS를 보다 한국 구글 개발자 블로그의 글을 보게 되어 포스트를 워낙에 잘 읽고 있으니 이런 조공글(?)을 짤막하게라도 적어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Google Developers

구글 개발자 블로그 이미지는 아니지만;

아이패드나 넥서스4 등 실생활에서 모바일기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에도 사실 앱 개발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어서 구글 개발자 사이트의 포스트가 재미있어서 구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맨 처음 이 블로그를 찾게 된 이유는 사실 구글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 후기 때문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제주라는 다소 고립된(?) 지역에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행사를 직접 참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 행사의 분위기도 느껴보고 스스로 자극도 할겸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 후기는 꼭 꼼꼼하게 찾아 읽는 편이다. 그런 계기로 구글 개발자 블로그를 알게 되었다. 올라오는 행사 관련 이야기는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편이라 재미있게 잘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 개발 관련 포스트도 물론 흥미있게 읽고 있다 :] )

http://googledevkr.blogspot.kr

근래에는 개발직군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영어를 잘 하셔서 그런지 예전에 비해 양질의 한글 컨텐츠를 찾기 조금은 힘들어졌다. 아무래도 예전보다 발전의 속도가 빨라서 그런지 번역된 컨텐츠가 나오기 전에 더 새로운 녀석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서 실무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많은 개발자분들이 운영하시는 블로그는 나와 같은 개발자(영어 못하는;;)에겐 빛과도 같다.

위 언급한 구글 블로그와 더불어 KTH, 네이버, 다음에서 운영하는 개발자 블로그, 그리고 실무에 종사하시면서도 부지런히 포스트 해주시는 많은 개발자분들의 블로그를 통해 발행되는 양질의 컨텐츠들이 더욱 튼튼한 개발자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꾸준하게 블로그를 운영한다는게 쉽지 않은 점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운영하시는 그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하며, 그 열정에 응원의 박수를 드린다.

요즘 페이스북이 최악인 이유

2013년 1월 16일

트위터는 프로필 사진을 실제 사진을 쓰고 바이오에 나를 잘 요약해서 적어놨다 하더라도 현실의 나와 약간은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의 몰락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갈아탔기 때문에 싸이월드에서 누렸던, 강력할 정도로 폐쇄적이던 관계가 그대로 페이스북으로 이식되어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는 중고교 동문부터 대학 동기, 군대시절 사람들, 모교회, 호주교회 사람들 심지어는 부모님까지 등록되어 있다. 내가 속한 모든 관계의 마스터키가 페이스북이 된 것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사용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폴 애덤스의 현실의 소셜네트워크(real life social network)

이젠 너무 유명한 그림…인데 키워드가 생각나질 않아 한참 찾았다;

다행인지 페이스북은 등록된 사람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그룹 등 약간 부지런하게 손을 움직여 친구들을 분류하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몇가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등 양질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는 감사해야 하지만 근래 페이스북의 정책 변화에는 솔직히 불만을 토로하고 싶다. 바로 내 활동 현황이 친구의 News Feed에 업데이트 되는 부분이다. 요즘 페이스북이 최악인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face

이 많은 기능이 무료!

페이스북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에서는 페이스북에 ‘마운틴 듀’ 광고가 붙어 있으면 ‘쿨’하지 않다는 대사가 나온다. 우습게도 지금은 그보다 더 못한 광고만 페이스북 한켠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페이스북이 유료계정을 받지 않는 한 수익은 광고 외엔 없는 상황이고 주 광고 수익은 데스크탑에서 접속한 페이스북에서 나타나는데 대다수의 페이스북 이용자가 모바일에서 이용하는 상황이라 보도된 바 있었다. 과연 이미 ‘쿨’하지 않은 페이스북이 어떤 방식으로 모바일에 광고를 붙여놓을까. 내 주된 관심사항은 이 부분이었다. 안그래도 모바일에서 광고는 늘 이슈사항이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새로운 News Feed였다.

facebook

일은 왼쪽이 돈은 오른쪽이 법니다.

News Feed에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의 활동 내역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좋게 생각하면 친구들이 무슨 활동을 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있어 하는지 쉽게 알 수 있고 같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건 기존 News Feed와는 전혀 다른 속성의 기능이 되어버렸다. 기존의 News Feed에서는 작성자가 스스로 공유하고 싶은 것을 남기고 구독자가 보고 싶은 사람의 글을 볼수도, 보지 않도록 가릴수도 있는 Feed였다.

반면 새로운 News Feed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모든 내용이 친구에게 공유가 되는 상황이다. 이로써 ‘좋아요’ 기능이 기존에 가지던 입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좋아요’는 단지 ‘추천’이 아니라 ‘추천&재발행’ 버튼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좋아요’ 뿐만 아니라 덧글을 남기게 되어도 해당 글이 다른 사람의 Feed에 노출되게 된다. 사용자가 페이스북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재발행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야한 동영상에 좋아요를 누르고 섬뜩한 사진과 함께 1 like = 1 dollar 라는 내용이 있다고 그저 좋아요를 누를 뿐이다. 이건 재앙이다.

no more just like

이젠 솔직히 고백하자

물론 이 기능을 끌 수는 있다. 문제는 이 제어권이 작성자와 구독자 모두에게 있어야 하는데 작성자에게는 그런 옵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독자가 몇번이고 클릭을 눌러서 개개의 설정을 변경해줘야만 기능을 끌 수 있다. 그래서 작성자가 구독자에게 “저는 제 활동을 당신에게 보이고 싶지 않으니 그 옵션을 꺼주세요. 이렇게 이렇게 끄면 됩니다.” 라는 글도 지속적으로 공유가 되고 있다.

turn off

그래 끄면 된다. 순종하는 미덕(?)

이런 부분들을 희생해서라도 News Feed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다름 아닌 광고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News Feed에 슬며시 광고를 끼워넣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기존의 Feed에는 광고를 넣으면 광고인게 바로 들통날거란걸 알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내 짐작이니까 여기까지만 쓰고.) 여튼 News Feed의 기능을 광고 때문에 이런 방향으로 개선한게 맞다면 정말 실망스럽다. 물론 이런 작은 기능 하나에 좌지우지될 회사는 아니긴 하지만… 기업이 커질 때 조심해야 하는건 이런 작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news feed is s

모두가 싫어한다. Comments and Likes 검색해보면 어떻게 끄는지 물어보는 글이 절반 이상

개인적으로는 주주나 투자자가 아님에도 페이스북에 가지고 있는 기대가 큰 편이다. 페이스북은 마크 주커버그가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듯 SNS가 아닌 SWU(Social Web Utility)를 꿈꾸고 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인터뷰를 봤을 때 이전에 인상깊게 봤던 <섬머워즈>라는 애니메이션이 생각났다. <섬머워즈>에서 구현된 OZ라는 공간을 페이스북이 만들어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은 먼 얘기인가보다. 소셜그래프나 티커 기능도 중요하고 그에 따른 업데이트인 것도 십분 이해해줄 순 있다. 하지만 기존의 사용자 경험을 뒤흔드는 이와 같은 업데이트는 좀 유의해야 하지 않을까? 서비스 제공자가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가를 좀 더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게다가 무료 서비스인데도 욕먹으면 슬프니까.)


덧붙이자면 끔찍한 사진에 1 like = 1 pray가 가장 잔인한 글이다. 물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사람이라면 당연하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연 페이스북 첫 페이지에 그런 사진이 올라와 있는걸 일주일에 두세번씩 봐야 하는 것은 당연히 스트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뜬금없이 이런 장문의 포스트가 나온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