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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0일

오랜만에 바다를 보고 왔다. 맛있는 커피 마시고 책도 읽고 장도 보고. 마스크 안쓰고서 운동하고 산책하는 사람이 참 많았다. 우리만 다른 세계서 온 것 같았다. 일상적인 일이 비일상적으로만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책방에서도 한참 고민하다 에세이를 집었다.

신입생 어드미션 결과가 나왔다. 지원자와 어드밋 비율을 보면 정말 바늘 구멍이다. 편입 결과는 다음 달에나 나오겠지만 숫자에 놀란 마음은 잘 가라앉지 않는다. 이런 소요에 휘둘리지 않고 할 일 집중하는 것, 요즘 거기에만 온 정신을 쏟는다. 메타고민까지 가기 전에 고민 열차를 멈추고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스몰 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작은 일과를 꾸준하게 완료하는 것, 목표보다 짧고 반복 가능한 일과를 만들 것, 비교하지 않을 것. 특히 최종 목표와 현재 수준을 비교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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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1일

대선 결과는 참담했지만 누구 말씀대로 더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혐오의 목소리를 죽이고 살던 사람들이 다시 쏟아져 나와 말도 안되는 일을 시작하는 것 두렵지만. 더 연대하고 더 목소리 내자.

When they go low, we go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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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6일

그동안 고민 많았던 편입 원서를 모두 끝냈다. 개운한 마음 보다는 줄 서서 기다리고 있던 다음 걱정들(이사라든지, 여러 돈 들어가는 일)이 머릿속에 쏟아지고 있다. 좋은 곳에 잘 정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월이 지나가버렸다. 원서 끝내기가 목표였어서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3월은 마음 정리하고 가볍게 일상에 충실하게 지내자 그랬다. 스크린 보고 있으면 괴로운 생각만 드니까 조금 더 멀리하고, 책도 보고 노트도 남기는 그런 일상에 충실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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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일

플리가 플레이리스트 줄임말이라니. 한국어 업데이트 시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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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2일

더치브로스에서 커피 기다리면서 인생 챕터에 대해 얘기했다. 지금도 순간 순간은 어렵고 고민되는 일은 여전히 있지만 그건 삶의 일부로 당연한 것이고, 다만 이전 챕터와 다르게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나에게 큰 안정감을 주는지. 가정 구성원으로의 소속감과 책임, 그런 얘기를 하다보니 커피가 나왔다. 감사할 일이 이렇게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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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8일

100% 예측할 순 없더라도 경험에 따라서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가정에 계획도 세우고 실천도 하는 게 일상이었다. 판데믹 탓에 일반적인 것에 대한 감각이 많이 흐트러진 나머지 바로 앞에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이 쓰인다. 올해 어디로 가는 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사는 계획에 있다보니 생각이 복잡하다.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일에 조바심 내는 것 아무 의미 없는데 또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도파민 관리한다고 스크린에서 멀어지는 날이면 별 일 없는 하루처럼 느껴진다. 매일같이 지구가 망할 것처럼 떠드는 수많은 활자와 멀어지면 미래에 대한 고민도 가벼운 일상으로 느껴진다.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일까. 결정되지 않은 일에서 불안보다 기대를 찾는 삶을 살고 싶은데. 여러 앱을 지우고 스크린을 안보면 그 날은 행복하다가도 엄습하는 FOMO에 서둘러 앱을 받아 로그인한다. 감정의 소용돌이로 곧장 걸어간다.

화분을 욕조에 놓고서 샤워기로 물을 잔뜩 준다. 겨울엔 난방 탓에 공기가 워낙 건조해져서 흙도 금방 마른다. 물꽂이 했던 애들도 뿌리가 많이 자랐다. 바람이 덜 부는 날에는 흙 잔뜩 섞어 화분에 옮겨 심어야지, 어떤 화분에 심어야 할까 같은 생각 하면 물 가는 일도 금방 끝난다. 볕이 가장 많이 드는 방이라 여름엔 금방 더워지는데 겨울에는 유일하게 식물이 잘 자라는 공간이다.

일상적인 삶을 빨리 되찾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을 적고 실천하자. 할 일을 부지런히 끝내자. 식물 같이 단순한 삶의 목표를 갖고 사는 것이 요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