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 달 휴가를 내서 한국에 들어왔고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만나고 싶었던,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재미있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은 분이 호주에서 일하는 삶에 대해 궁금해하셔서 여러 답변을 드렸지만 다소 두서없게 얘기한 감이 있어 짧게라도 정리해 포스팅한다.
내 호주 생활은
2012년 3월에 호주 생활을 시작했으니 이번 휴가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면 만 3년차가 된다. 내 호주 생활은 꼭 끝나지 않는 긴 긴 휴가처럼 느껴져서 이렇게 지내도 되는걸까 생각 들 때가 많다. 집 문만 나서면 여행인 기분은 3년을 살아도 그렇다.
한편으로 지냈던 시간을 생각해보면 택배가 엄청 느려서, 한국과 같은 대형 서점이 없어서 불편한 점보다는 언어, 문화적 차이로 인한 고독감이 더 컸다. 내가 활동적인 편도 아닌 데다 오자마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더 외로 움이 있었다. 게다가 이번 휴가를 지내면서 호주에서는 한국에서 온 한국 사람인데 한국에 돌아오면 한국 사람이 아닌 호주 사는 사람이 되는, 이쪽도 저쪽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평생을 살아왔던 공간, 국가를 떠나 사는 것은 다른 양말을 신는 것과는 다르다. (물론 이 인식의 강도는 개인마다 다르니까, 양말 갈아 신는 정도로 느끼는 사람도 분명 있다. 선천적으로 노마드의 피가 흐르는 사람!)
하지만 그 누구도 서두름을 강요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일상 속에 가득한 호주를 경험하고 나면 이 곳을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여행으로 호주를 다녀간 후에 호주행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이 많고 또 실제로 여행 후 호주행으로 오신 분이 정말 많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 무엇보다 가족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가족 중심의 문화는 자연스럽게 현재의 한국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누가 호주로 가야 할까
호주에서의 삶은 확실히 한국에서의 삶과는 다르다. 가족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 자연 친화적인 환경, 저녁 있는 삶과 같이 한국에서 쉽게 만들기 힘든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호주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분들도 많다. 한국 특유의 밤 문화를 좋아하는 분이나 친구가 없어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다.
호주에 관해 궁금하고 고민이 된다면 호주로 여행을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여행에서 현지 분위기에 매료되어 호주로 오게 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여행으로 둘러보고 현지에서 사는 많은 분께 조언을 구하는 것도 호주행 결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