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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는 근황

2013년 8월 19일

모두가 더운 여름에 허덕이고 폭우다, 폭염이다 고생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겨울 이야기를 쓰자니 조금 민망하긴 하다. 오랜만에 블로그를 보는데 근황을 기록한지 오래된 것 같아 근황을 적어보려고 한다.

8월의, 두번째 겨울

작년 겨울은 유독 길었다. 한국서 겨울이 끝나가는 즈음에 호주에 와서 또 긴 겨울에 접어들어 거의 1년 내내 겨울이다시피 지냈는데 더운 여름을 지나고 두번째 겨울을 맞이했다. 한국의 추위에 비해 그닥 춥지 않은 편이긴 하지만 집이 한국처럼 난방으로 따뜻한 형태가 아니다보니 훨씬 춥게 느껴진다.

매 겨울마다 감기에 놓치지 않고 걸리는 편에다 한 번 걸리면 한 두 달 가까이 고생하는 터라 겨울이 영 반갑지 않다. 지난 달에 감기가 왔었는데 작정하고 일주일 약 챙겨먹고, 밥 잘 챙겨 먹고, 단단하게 입고 다니고, 하루 8시간 이상 숙면했더니 일주일 만에 다 나아버렸다. 감기를 다루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호주에서 일하기

이전 근황글에 남겼던 그 회사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다. 여기서 일하게 된지 벌써 1년여 되었고 근래에 퍼포먼스 리뷰도 했다. 시간이 참 빠르다.

Joomla!나 WordPress 외 여러 CMS로 작업을 하고 있고, 그런 탓에 실제 개발보다 문서나 코드를 읽는데 쓰는 시간이 근래 들어 더 많은 것 같다. 더군다나 올해들어 프로젝트 수주가 많아지면서 뭔가 무지무지 바쁜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 덕에 일상도 뭔가 항상 바쁘게 돌아가는 기분.

문서 번역하기

처음엔 영어 공부 일환이라고 운을 띄우고 시작한 일인데 영어 공부보다 한국어 공부에 더 도움이 되는 일 같다. 사실 올해들어 조금씩 해오던 일이라 해둔 것은 많은데 다시 읽어도 영 매끄럽지 않아 저장해둔게 여럿이다. (근래에 올린 SQLAlchemy는 진짜 개판인데도 그게 나아진 결과물이라는게 함정.)

여전히 영어 실력이 서툰데다가 공부도 잘 안하고 있으니 문장을 온전히 이해하기도, 한국어로 옮기기에도 쉽지 않은 과정 중에 있다. 발번역이라고 욕이라도 먹어야 더 부지런히 할 것 같아서 조금씩이라도 포스트 하려고 한다.

Python 공부

PHP 이외에 뭔가 다른걸 배워보고 싶어 일단 Python을 시작했다. 1Python은 언어 자체가 주는 에너지가 참 재미있다. 커뮤니티 구성원도 재미있고 독특하고 문서화가 소소한 부분까지 잘 되어 있다보니 읽을 거리도 많다. 2요즘은 flask, tornado, SQLAlchemy를 유심히 보고 있다. 조만간 간단한 서비스를 이걸로 만들어 볼 것 같다.

미드 챙겨보기, 오피스 종방

미드를 꾸준히 챙겨보는 편3인데 거의 5년 넘게 챙겨본 The Office가 시즌9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했다. 오랜 기간 봐 온 드라마라 기분도 이상하고 결말도 후다닥 마무리해버린 감이 적잖게 있지만, 종방 기념으로 시즌1부터 정주행하고 있다. 4그 외에도 How I Met Your Mother와 The Big Bang Theory도 시즌 맞춰서 챙겨보고 있다. 미드는 공부 핑계로 계속 챙겨볼 것 같다.

글쓰기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안쓰게 된 이유가 사실 남몰래 텀블러를 만들어 그곳에 작성하고 있어서 그렇다.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다 거기에 쓰고 있어서 다른 글쓰기에는 뜸해지고 있다.

그 외

조만간 정든 카레하우스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가게 되는데 지금보다 통근 거리가 많이 멀어지는 것 말고는 더 좋은 곳이라 기대하는 중이다. 게다가 요즘 잘 안하고 게으름 피는 모든 일들이 이사를 가면 해결이 될거란 막연한 기대까지 하는 중이다.

요즘 글읽기는 구글리더 이후, Feedly 와 Pocket을 잘 활용하고 있다. Feedly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반면에 Pocket은 정말 환상적. Pocket은 예전 read it later로 글 담아두고 나중에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스크랩 도구다. 브라우저에서도 간편하게 담을 수 있고, 앱에서 오프라인 캐싱도 되서 편리.

요즘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를 많이 살펴보고 있다. Editoy, Storify, Pinterest, Paper.li 등등.

DSLR을 살까 고민중이다. 이 고민은 거의 7년 가까이 한 고민인데 구입 시기가 가까웠음을 근래 느끼고 있다. 6D+40mm+85mm로 시작할 것 같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게 참 쉽지 않아서 꾸준히 하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있었음 좋겠다.


  1. 닷넷도 배워보고 싶었는데 맥북 에어에 Visual Studio까지 돌리기엔 하드가 너무 작았다. Mono로도 시도해보긴 했지만 뭔가 잘 모르겠더라.
  2. 위에 문서번역도 사실 Python 공부를 시작하면서 덩달아 시작했다.
  3. 미드도 영어공부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영어공부의 일환이라는 표현이 참 편한 합리화 수단 중 하나인듯.
  4. 시즌 사이 사이 휴방기 때에도 앞서부터 복습을 자주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용이 들린다. 반복 학습이 짱!

비오는 날, 이런 저런 생각.

2013년 5월 30일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비가 많이 내리는 멜번의 기후는 일년 사이에 적응하기란 절대 불가능해 보인다. 눈도 없으면서 매서운 찬바람이 가득한 겨울이 돌아오고 있다.

회사에 다닌지 벌써 1년이 되었다. 한국에서 경험해보기 힘든 다양한 환경에서 실로 다양한 웹사이트, 웹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는 기술력이 기반이 아니었던 곳이라 창발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는 것에 집중했던 반면 지금의 회사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촛점을 두고 있어 이전과 비슷한 업무조차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 해결해가는 모습이 큰 공부가 되고 있다.

영어공부는 반성을 좀 해야한다. 출퇴근 하며 아티클 읽는게 전부. 이번 겨울에는 빈둥거리지 말고 작년처럼 집중해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파이썬은 틈틈히 보고있다. 한동안 영어공부 겸 파이썬을 공부한다는 핑계로 PEPs 번역을 했는데 일이 잠깐 바빠진 틈에 손을 놓고 있다. 이건 분명 게으름인데. Flask를 살펴보다가 요즘은 tornado를 보고있다. 파이썬은 이미 멋진 패키지들이 많아서 참 좋다.

지난 한 달 사이에 VBScript랑 씨름을 했는데 그 덕분에 베이직 문법이랑 친해졌다. 닷넷을 베이직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껴질수록 잘 지내고 있다기보단 내 삶 어딘가에 time-leak이 있는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비도 오고 든든하게 저녁 챙겨먹어야지.

평정심 되찾기

2013년 5월 10일

오늘 두개의 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 하나는 1월에 마무리했지만 어른들의 사정으로 지연되어 지금까지 온 프로젝트였다. 다른 하나는 4월에 작업이 끝나 예정대로 “go live”로 진행되었다. 완료되지 않고 오랜 기간 끌어온 프로젝트가 정리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다른 나머지 프로젝트도 거의 완료단계에 다가왔기 때문에 이번달은 아마 지난 몇 달의 고생과는 달리 쉽게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웹 에이전시의 특성상 여러가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하게 업무 순서가 배분되어 진행된다면 다행이지만 프로젝트끼리 진행되는 순서가 비슷하게 될 때 문제가 된다. 아이디어도 잘 안떠오르고 진행도 잘 안되는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 상태를 어떻게 잘 해결하는가가 가장 큰 과제다. 이러한 문제를 “번 아웃”이라 얘기하며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내 경우에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쉽게 문제에 휩쓸리는 몹쓸 멘탈(…)을 가지고 있는 터라 잦은 피드백이나 사소한 실수에도 쉽게 문제에 전도되고 만다. 문제를 쉽고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평정심을 찾는게 중요하다. 문제에 지나치게 고민하고 휩쓸려 내 중심을 찾지 못한다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오랜 지연을 만들기 마련이다.

평정심을 찾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내 스스로도 아직 완벽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는데 좀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업무에 집중 안하기가 하나의 방법이다. 적당히 업무에 거리감을 두기 위한 딴짓(대표적으로 커뮤니티나 SNS)을 한다면 나와 같은 문제가 있는 경우에 조금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쉽게 주객전도가 된다는 것이고 역설적으로 집중력 문제를 야기한다. (그래서 집중력이 무지 안좋아지고 있습니다. 좋지 않은 방법이니 좀 더 건설적인 방법을 찾도록 합시다. 네.)

나는 문제는 본인에게 있다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인기를 끌고 있는 수많은 힐링 서적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과하게 몰고가서 싫어하는 편인데, 이 평정심 문제에 한해서는 본인의 문제로 개선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이 든다. 이전 회사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팀을 관리하던 입장이어서 그런지 시스템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노력했다. (물론 뜻대로 잘 되진 않았지만.) 상황, 입장이 바뀌면 생각하는게 달라지는거구나 하고, 요즘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하게 되었다.

주절주절 적다보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평정심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그 평정심을 유지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퇴근해야겠다 🙂

오랜만에 비가 온다

2013년 3월 17일

한국에 다녀온 이후로 삶의 중심이 잘 회복되질 않아 불규칙적이고 즉흥적인 패턴으로 지내고 있다. 여태껏 이제 본격적으로 무언가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오니 그 중압감에 손을 놓고 아예 방황하는 모양이다. 시험이 다가오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샘솓는 것과 유사하게 평소에 생각도 하지 않던 딴짓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앱개발 같은 일이다.

지난주 내내 아이폰앱과 안드로이드앱 개발과 관련해 환경을 만들고 문서를 읽었다. 내가 만드는 서비스에 정말 필요해진다면 그때 배워야겠다는 핑계로 손도 안대고 있었는데 사람 마음이란게 하루 아침에도 뒤집힐 수 있구나 하고, 일주일이 지난 어제야 깨달았다.

한국서 돌아오고 나서 sns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길래 한동안 sns도 절제했었다. 그러다 휴대폰이 잘 안터져 이통사를 변경하면서부터 데이터용량이 엄청나게 많아져 써야만 한다는 모종의 강박관념으로 다시 sns를 부지런히 새로고침 하는 내 모습을 보자니 또 다시 한심해졌다.

삶에 집중하는 일, 자신이 목표한 것을 성취하기 위해 일련의 과정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목표가 흔들리거나 여려지는 것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세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목표와 방향은 명확한데도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딱 그런 경우다.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비 보면서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잘하고 싶은 것들, 나를 돌아보기

2013년 2월 10일

하루하루 삶을 지내다보면 이것보다 잘 했으면 좋겠다든지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짧게나마 적어보면 좀 더 변화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포스트 해본다.

집중력

몰두하는 힘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sns나 커뮤니티 활동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중력이 많이 하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루종일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듯 하다. 조절해야지 하면서도 가장 조절되지 않는 부분. 나도 모르게 딴 생각을 할 때가 많아졌는데 이게 잦은 컨텍스트 스위칭이 불러온 후유증이라고만 보기엔 지나치게 습관화 되어 있다.

일단은 SNS의 사용을 줄이기로 했고, 쓰고 싶은 글이 있으면 줄글로 적어두었다가 블로그로 포스트하는 습관을 만들기로 했다. 회사에서는 딴짓을 줄이고 집에서는 미디어 소비를 줄이기로 했다. 돌아보니 미드나 영화를 소화하지 못할 만큼 많이 보고 있어 오히려 집중도 안되고 시간만 허비하는 느낌이다. 여튼 생활에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요소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감정관리

감정의 기복이 심해졌다. 예전에 비해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는 폭이 상당히 커졌다. 감정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않을 때 일상이 싑게 전복될 수 있다. 다소 느슨해진 생활패턴도 감정 기복에 한몫 하는듯 하다.

호주에 온 이후로 부지런히 일기를 써서 그날그날 기분을 풀었는데 다시 일기를 부지런히 써야겠다. 일기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감정을 정돈하기에도 좋은 습관이다.

지속성

인내심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명확한 방향성이 없고 단발적인 계획이 일상에서 주를 이루기 시작해서 그런지 꾸준하게 하는 것에 겁을 먹고 아예 시작하지 않기도.

이건 그냥 게으른건가… 일단 시간관리와 함께 todo를 적극 활용해서 지속적으로 압박(?)해 목표에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

시간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다. 원래 시간은 잘 관리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계획을 가득 밀어넣고서 일단 진행을 해야 하는데 근래들어 계획된 사항도 뒤로 자주 밀어두는 편. 요즘은 이만하면 됐다 식의 무책임한 생각도 빈번하게 한다. 계획을 단기, 중장기 잘 나눠 세워야 하는데 차분하게 앉아서 그런 생각을 해본지 참 오래된듯. 알지 못하는 이유로 조급함만 앞선다.

내 경우에 시간관리에 실패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이미 실패한 상황을 해결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건 앞서 적은 지속성과도 연관이 있는듯. 실패하면 손을 놔버리는 못된 습관 덕분에 체계적으로 하는걸 잘 못하는 편이다. 해결 방법은 당연하게 실패에 대해 여유를 가지고 받아드리고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는 것인데 안다고 다 되는 세상이라면 모두가 시간 관리의 달인이 되었겠지요. 네. 유연하게 잘 관리 해보도록 하자.

열정

열정이 부족하다. 요즘 될대로 되란 식의 사고도 자주 하게 되는데 정말 책임감 없는 행동이다. 명확한 방향성을 쉽게 찾지 못하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방향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살펴보고 알려고 노력하는 일이 더 중요한데 시큰둥 해진듯. 다시 열정을 가지고 부지런히 달려야지 싶다.

작은 일에 충실해야 큰 일도 해결할 수 있는 법이다. 더욱이 크고 작음을 떠나 앞에 놓여진 task에 대한 태도를 열정이라 하는데 작은 일에 불평하는건 열정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게으른걸 열정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게으르지 않으면 모든 일을 열정적으로 대할 수 있다.

적고나니 모든 일이 게으름으로 귀결되는 나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작년에 시험 보고 나서 여유롭게 생활 하다 한국 들어갔다와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다. 쉬면 더 쉬려고 하는 못된 습성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방향성과 그 속도를 다시 찾는데 엄청나게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핑계에 가려 보지 못했다. 부지런해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자기 관리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은 하나를 양보하면 도미노처럼 모든 일이 쉽게 무너진다는 점은 불변의 진리인듯 하다.

내 스스로를 꾸준히 자극하고, 새로운 것 배우려 하며, 시간을 아껴 쓰려고 노력하는 것은 솔직히 자기 관리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이유는 내 시간이 그저 내 즐거움으로만 쓰고 끝내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시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언젠가는 혼자서 낼 수 없는 역량을 함께 만들어야 할 때 큰 힘이 되고 싶어서 부지런히 준비하는 것이다. 능력이나 기술을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긍정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 더 되고 싶다. 물론 아직 그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기엔 한참 모자라지만 부지런히 노력하면 언젠가 될거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 말은 멋있는데 아직 한참 멀었다.

이 글이 장황하게 작성된 이유는… 모종의 이유로 기차가 내릴 수 없는 선로 위에서 35분 동안 정차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삶으로 돌아가 부지런히 지내보자!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2013년 1월 30일

고등학교 때 누구나 다 그렇듯 나 또한 문학에 심취해 평생 소설 쓰며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글을 그닥 잘 쓰지는 못하지만 부지런히 쓰려고 노력했다. 당시 국어 선생님께서 현학적으로 쓰려고 노력하는 글은 감동을 주기 힘든 글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최대한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전히 많이 어리숙하고 여물지 않은 거친 문장을 챙피한 것도 모르고 적어가는 수준이지만 내 스스로 반면하는 계기가 되고 싶어서 이런 무서운(?) 제목을 달고 글을 써본다.

나는 글을 빠르게 상당히 느리게 쓰는 편이다. 깊게 고민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다행인데 늘 생각에 맞게 적당한 문장이나 단어를 떠올리기가 힘들어 느린 속도로 적게 된다. 물론 이런 부분은 글을 일상에서 부지런히 쓰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속도가 붙는 것이 맞다. 그렇게 보면 아직 많이 안써서 그런듯 싶다.

주제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써야 한다. 배움의 과정이 모두 그렇듯 양으로 접근해서 장난감처럼 다룰 수 있을 때부터 질적인 향상을 생각할 수 있다. 각각의 부품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 자동차를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모든 부품을 알 때까지 부품만 공부하면 사람으로 할 짓이 아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도구만으로 습작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 각각의 이정표가 목적지까지 이끄는 것이다.

또한 많이 읽혀야 한다. 읽히지 않는 글은 발전 가능성이 없다. 읽히기 위한 글이라도 문단 몇개 적는다고 읽혀지지 않는다. 차분하게 글을 적고 집중해서 끝까지 퇴고를 해야 한다. 먼저 가까운 사람들에게 읽고 느낌을 말해달라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주제는 처음부터 무거운 이야기를 쓰는 것은 정말 어렵고 게다가 누구 읽어달라 부탁하기도 어렵다. 가볍고 일상적인 소재부터 차분하게 적어보자.

중고교때 어디서나 글쓰기를 해보려고 늘 전자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또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져 부지런히 일기든 뭐든 썼다. 그렇게 셀빅도, 아이비도, 자우루스도 내 손을 거쳐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하찮은 성능의 기기들이었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어디서나 글을 쓸 수 있다. 더 나아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은 인터넷으로 글을 발행할 수도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지. 가장 대단한건 위에서 이야기한 많이 쓰고 읽히는 두가지를 모두 이 손바닥 위에서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글도 쓸 수 있고 sns나 블로그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이제 실전편(?)에 들어가서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일상에서의 조그마한 실천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적는 나도 사실 잘 안지켜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 참에 정리하면서 부지런히 지키려 노력해야겠다.

  • 초성체나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는다. 간편한데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표현을 잃어가게 된다.
  • 문자를 짧게 쪼개서 보내지 않는다. 보낼 내용은 한번에 모아서 다시 읽어본 후 보낸다.
  • 트위터의 글자수 제한을 가득 채워서 글을 쓴다. 문자와 마찬가지로 쪼개서 올리지 않고 읽어본 후 트윗한다. 단문 위주로 쓰다보면 긴 글은 정말 쓰기 힘들어진다.
  • 페이스북은 좋아요를 누르고 나서 왜 좋아요를 눌렀는지에 대해 짧게라도 덧글을 남긴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 일기를 안쓴다면 일기를 쓴다. 일기를 이미 쓰고 있다면 잘하고 있다. 내 이야기를 쓰는건 내 문체를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고등학교 선생님이 그러셨다. (근데 그걸 말해준 선생님이 국어 선생님은 아니셨지.)

나도 늘 잘쓰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한명이고 부지런히 노력하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을 적어봤다. 함께 부지런히 노력해서 좋은 글 많이 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