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이다고 생각했는데 절반이 벌써 지나갔다. 이번 학기에는 지난 학기보다 유독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분이다. 온라인이라서 수업은 편하게 들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강의실에서 듣는 긴장감이 없어서 그런지 내용 습득이 더딘 것이 느껴진다. 이번 학기에는 시간을 정해놓고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이 없어 좋으면서도 사실 그런 시간이 그리운 것. 필수는 아니지만 2주에 한 번 수학 세션을 진행해주는데 그 수업을 들으면 누군가 화면 반대편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집중도도 높고 두어 시간 영상 강의와 씨름하던 때보다 훨씬 이해가 쉽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온라인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고 다음 학기도, 아마 그다음 학기까지도 온라인이 될 예정인 것 같다. 싫다, 좋다는 상황이라기보다는 어떻게든 적응해서 최대한 결과를 내야 하니까. 나는 늘 온라인에선 쉽게 산만해져서 문제다. 생각의 흐름대로 탭을 열고 검색하는 일상을 접어두고 눈 앞에 있는 수업에 몇 시간이고 집중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도 해야 하니까. 꾸역꾸역 하는 힘이 또 필요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 물론 직접적으로 컴퓨터와는 전혀 관련 없는 부분도 많지만,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많이 배운다. 물론 학점을 챙기는 일은 시간 관리가 가장 중요한 일이고. 지금 공부가 남으려면 더 깊이 있게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매일 느낀다.

시간에 대한 조바심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저 지금 충실히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고 학점 잘 챙기고 그 시간 사이사이에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 타버리지 않도록 가끔 나를 챙길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들. 회사에 다닐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쌀쌀해진 공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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