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 날이다. 학기가 끝나고 나서 허전함이 가득했다. 이 학교에서 마지막이라 그러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힘들었던 수업이 있던 탓이다. 그 여운이 이번 달까지도 달라 붙었는데 털어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농담처럼 새해는 설날을 기준으로 해야지 했는데 설날이 다 되고 나서야 기분이 좀 정돈된 느낌이다.

올해는 꾸준히 독서하기로 M과 약속하고 책 목록을 만들었다. 1월에 끝낸 책은 아직 없지만 그래도 틈틈이 읽고 있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Wintering>을 읽었는데 챕터마다 좀 다르게 읽히긴 하지만 흥미있게 보고 있다. <Creative Selection>는 자기 전에 읽어서 약간 몽롱하게만 기억되는데 조금이라도 노트를 남겨야 할 것 같다.

텍사스에 일주일 다녀왔다. 위에서는 여행이라고 했지만 여행이라기보다는 가족 방문이고 가서도 장보는 것 외에는 어디 다녀오지도 않았다. 오미크론에 대한 걱정도 큰데다 주마다 사람들 대응이 너무 달라서. 장보러 갔을 때 본 안내문도 인상적이다. "masks recommended but not required"라고 꼭 꼬리 길게 써야만 하는 그런 곳이니까. 답답한 상황에 가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조카도 보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다.

COVID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올라간 기름값은 내려올 생각 없고 장보러 나가도 모든 가격이 다 오르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동네에 또 차량 절도가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오는 불안감을 떨치기 쉽지 않다. 그냥 기분이 그런 것이겠거니 하고 뒤로 넘겼던 일들인데. 이제는 집에서만 있으니까 그렇게 누르고 지나가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난 집에 있는 것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요즘 마주하는 모든 일에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가 좀 밉다. 그래서 내적으로 외적으로 다 지쳐버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다독여서 정신 차리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편입 원서로 이제 다시 바빠질 예정이다. 지원하는 학교마다 제출해야 하는 에세이도 프롬프트가 너무 달라서 무슨 얘기를 어떻게 써야 할 지 고민이 많다. 고민 중독의 삶 끝내고 싶은데 왜 계속 고민이 생기는 것인가. 메타 고민 이제 그만하고 2월은 다시 부지런히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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