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고민을 많이하는 편이다. 이미 결정된 일에도 고민하는 편이며 사람과의 관계에도 매사 조심스러워 하는데다 이곳 저곳에 생각을 많이 쓴다. 가끔 이유 없이 아플 때도 이런 잦은 고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몇년은 고민을 줄이고 행동으로 먼저 옮기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로 지금 여기까지 지내오게 되었다.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고민을 하는 편이지만 결정을 빨리 내려 “장고 끝 악수” 같은 일은 만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지나치게 고민하는 습관을 고치려고 오래 생각을 했었는데 나에게 있어서 고민은 깊이있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으로의 고민보다는 단지 결정이 어렵기 떄문에 그 순간을 뒤로 미루고 행동을 지연하는, 일종의 게으름이란 결론을 갖게 되었다. 결국 하기로 결정할 일을 고민에 시간을 많이 쓰면 그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는 더 큰 손해가 된다. 결과가 좋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좋은 결과 나올 일이면 왜 더 빨리 결정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반대로 빠른 결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고민하는 시간만큼 감정과 결과를 추스릴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이 시간이 빠른 결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계속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결정해야 하는 날에 일정으로 등록해두고 잊는다. (최소한 메모를 해둔다.) 고민도 멀티테스킹을 요구하고 고민이 많아지면 정작 눈 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아예 생각하지 않고 지내다가 결정의 순간에서 갖고 있는 데이터만으로 결론을 도출하면 망설임도 적어졌고, 또 단호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불필요한 고민을 줄이기 위해 내 스스로 세운 원칙이다. 최근 들어서 글처럼 잘 지켜지지는 못하고 있다. 남은 2015년은 이 원칙을 잘 닦아 고민이란 탈을 쓰고서 결정 게으름을 피우지 않도록 경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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