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트위터에서 사람마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다른데 한 공간에 몰아넣으면 얼마나 효율이 좋을까 하는 트윗을 읽었다. 그 중 유기용님의 트윗이 기억에 남는다.

이 트윗을 읽고 반성했다. 일하는 입장에서 프로답게 생각한다는 말에 너무 공감했다. 그래서 내게 있어서 대화가 방해로 느껴지는 경우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대부분 아래 두 가지 경우였다.

회사(이제는 전 회사)에서 특히 전자가 심했고 개선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내 스스로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대부분 이렇게 갑작스런 대화로 추가된, 짧은 호흡의 개발이 반복되면 내 자신을 갉아먹는 기분이 든다. 회사에서 이런 작업을 제대로 인지하면 다행인데 원래 해야 했던 일을 못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작업으로 진행하지 못한 일인데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고스란히 대화 자체에 압박을 받게 된다. 왜 커뮤니케이션의 비용을 작업자가 고스란히 떠맡게 되는 것일까? 이런 탓에 결국 업무 시간이 늘고 야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봐왔다.

나에게 집중은 등산처럼 느껴진다. 일을 하지 않더라도 내일, 이번 주, 이번 달 무슨 일을 할 지 계획에 맞춰 내 뇌는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준비를 한다. 그렇게 일의 순서를 생각하고 출근했는데 아침부터 치고 들어오는 수많은, 다른 일이 있다면 오후가 되어도 쉬이 집중이 되질 않는다. 산을 올라가려고 준비한 집중력을 다른데 다 써버렸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스스로 계획하고 생각했던 만큼 올라가지 못해서 또 괴롭게 느껴진다. 오늘 할 일을 예측할 수 없게 될 때,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이 두려워진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당연히 일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대화는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급한 일 카드를 남용하면 더 급한 일, 더 더 급한 일 카드도 금방 생겨나기 때문이다. 일의 순서가 바뀌는 상황을 잘 보고 그 일로 다른 업무가 밀리는 상황을 잘 봐야한다. 일을 주는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간과하기 쉽다. 작은 일이라도 이슈 트래커 등 모두가 작업 순서의 변화를 인지할 수 있는 경로를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 급한 일을 대비한 버퍼도 있어야 한다. 끼어드는 일거리의 중요도가 낮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신 이런 일감을 어떻게 주고 관리하느냐는 회사의 역량이 들어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대화가 방해가 된다고 느껴진다면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업무환경 적신호로 느껴야 한다. “대화탈출버튼”을 만들어서 나눠주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그 짐을 고스란히 얹고 지내다가 “회사탈출버튼”을 눌러버릴 것이다. 더 빨리 눌렀어야 했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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