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 파티 하는지 마리아치가 요란하게 들린다. 벌써 5월도 끝으로 향한다.

한참 기다렸던 편입 결과가 다 나왔다. 숙고 끝에 UC San Diego를 다니기로 결정했다. 그 사이 학교 행사도 다녀오고 학교도 구경하고 왔다. 예전엔 관광하는 기분으로 둘러봤지만 이제 내 학교가 된다니까 다르게 보였다. 도서관도 올라갔는데 조용한 공간에서 각자 할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내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걱정이 쏟아졌다. 학비도, 이사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라서.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믿음 말고는. 잘 될 것이다, 그런 믿음이 막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빠르게 행동하는 동기가 된 것 같다.

사실 올해 3월 즈음엔가 예전 일하던 곳에서 원격으로 일하지 않겠냐는 얘기를 들어서 몇번이고 미팅을 하다가 흐지부지 된 적이 있었다. 그때야 아직 학자금 대출이 얼마나 될 지도 몰랐으니까 학비에 대한 큰 걱정은 없었으니 엎어져도 그려려니 하고 넘어갔었다. 학교가 정해지고 지출과 융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나서 덜컥 겁이 났다. UC가 퍼블릭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미국 학비는 미국 학비더라. 지난 학교를 다니면서는 부족한 것 론을 받으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얼마 간 일을 할 생각으로 미팅을 한 덕분에 차라리 일을 구해서 해야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빠르게 기울었다. 얼른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준비해서 돌렸고 다행히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는 곳을 찾아 6월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다니던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졸업했다. 코로나 걱정이 앞서서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은 대신에 민경씨가 작은 졸업식을 열어줬다. 결과만 보느라 바빴는데 그 과정에 감사하는 시간이 너무 적진 않았는지. 민경씨에게 항상 고맙다.

벌써 올해도 6월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할 일 적어가면서 시간을 더 아껴 쓸 수 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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