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맥북프로 키보드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삶을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디지털 노마드로 활동하는 hivickylai님의 포스트를 읽게 되었다. 그 포스트는 작년 어떻게 짐을 꾸렸나 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중 싱크패드 블루투스 키보드가 눈에 꽂혔다. 키보드에 조예가 깊은 _nodelay님이 싱크패드 사고 키보드 좋다는 트윗을 보고 나서 안그래도 싱크패드를 마련하면 이 슬럼프를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은 굳은 믿음 같은 것이 생기고 있었다. 하지만 조만간 이사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짐을 늘려서는 안되는데 블루투스 키보드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 지갑이 열렸다. 결제하고 한 주 지나서 홍콩에서 배달이 왔다.

엉성한 박스에 배달이 왔다. 레노보 공식 사이트에서 구입했는데도 표지도 없는 카드보드 박스에 담겨져 와서 좀 놀랬다. 개봉하며 처음 몇 번 눌렀을 때는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랑 별다르지 않네 생각했었다. 그리고 컴퓨터에 연결했고 5분 정도 사용하고 나니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다. 이건… 혁명이야! 그렇게 아이맥에서 사용하던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를 새 키보드와 교체하게 되었고 맥북프로는 여전히 옆에서 충전기만 꽂혀 있게 되었다.

로지텍 블루투스 키보드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내가 사용하고 있어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가 전부다. 비교해서 써보면 이렇다.

  • 애플 키보드에 비해서 키 넓이가 넓다. 손이 크다면 싱크패드 쪽이 더 좋을 것 같다. 내 손에는 약간 큰 느낌이다.
  • 키감이 좋다.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키를 누를 때마다 키가 손가락 끝에 달라붙는 그런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반발력이 엄청 느껴진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뭔가 매력적이야.
  • 포인팅 스틱(빨간 점)이 의외로 편리하다. 물론 마우스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마우스에 손이 가긴 하지만 스크롤이라든지 커서를 조금 이동하는 등의 작업은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쓸 수 있다. 지금 소파에 앉아서 키보드만 놓고 글을 쓰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 배터리가 오래 간다. usb 케이블로 충전할 수 있고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애플 키보드도 배터리 교체를 언제 했는지 기억나질 않지만 AA 전지 충전하고 하는 번거로움에 비해서 편리하다.
  • 블루투스 끊김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직까지 그런 경험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절전 모드로 들어가는 것 같은데 그 때 슬립 모드였던 아이맥이 잠시 켜지는 증상이 있는 것 같다. 본체가 자는지 핑(?)을 쏘는데 그거에 반응해서 켜지나 싶기도 하고.
  • 마감이 좋다. 애플 키보드에 긁혀본 적이 있어서 플라스틱이 더 마음 편하다.
  • 키보드에 조그마한 다리가 있어서 각도를 높힐 수 있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키보드에서 못봤던 것 같다.

단점은 별로 없지만 억지로 적어보면

  • 색이 검정이다. 그런데 계속 보면 멋있다(?).
  • 포인팅 스틱의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려면 내 손가락도 그만큼 섬세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마우스에 비해서 좀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물론 적응하면 엄청 편하게 느낄 것 같다.
  • 방향키 옆에 pgUp, pgDn키를 붙여놨다. This is not cool… 삼성 노트북 키보드만큼 이상하다. 어짜피 cmd + 방향키로 쓰고 있기 때문에 키맵으로 두 키를 사용하지 않게 설정했다.
  • 맥 기본 기능키와 순서가 다르다. 게다가 달려있는 FnLk 키는 싱크패드 외에 동작하지 않는다. 물론 맵핑 프로그램을 쓰면 다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니까 엄청 큰 단점은 아니고 극복할 수 있는 수준. 오히려 사용할 수 있는 키가 넉넉한건 장점이라고 해야할까.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키보드는 그 자체로도 크게 완성된 느낌이고 사용하면 즐거운 기분이 든다. 회사용으로 사달라고 해서 하나 비치해둘까 생각하고 있다.

내가 구입한 모델은 장비 하나에만 페어링이 가능한 모델(0B47189)인데 반해 중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멀티 페어링 버전(4X30K12182)도 존재한다고 한다. 모델명이 완전 다른 걸로 보면 내수용이거나 그런 것 같다. 멀티 페어링 버전이 필요하다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할 수 있다.

회사에서는 지난번 한국 다녀오면서 구입한 레오폴드 FC700 키보드와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정작 집에서는 별도 키보드 없이 에어를 계속 사용해왔다. 올해 들어서 어깨 결림이 조금 심해지길래 가만 고민해봤더니 집에서 너무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사무실에서 블루투스 키보드를 들고다니며 사용해봤더니 조금 개선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입할까 했는데 가격도 있고,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자유롭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알아보다가 로지텍 무선 키보드 리뷰를 보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곳을 한참 찾다가 생각보다 많이 비싸 구입하지 못했었는데 요번 문구류 사러 OfficeWorks 갔다가 생각보다 저렴하게 팔고 있길래 구입해왔다.

Logitech Wireless Solar Keyboard K760

좋더라

  • 솔라 패널로 따로 충전할 필요가 없음. (실내 조명으로도 충분하다고)
  • 휴대하기에 살짝 큰 느낌은 들지만 얇아서 괜찮은 편.
  • 블루투스 기기를 3대까지 저장해두고 빠르게 전환 가능. (F1 ~ F3)
  • 맥용 키보드 레이아웃.

거슬리더라

  • 애플 키보드에서 F1 ~ F3 단축키를 자주 사용한다면 불편. 내 경우엔 F3을 정말 많이 쓰는 편이라서 빈번하게 눌려 페어링이 풀린다.
  •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보다 키 소리 좀 더 큰 편. 키감이 가벼워서 그런지 몰라도 소리가 좀 남.

기존 블루투스 키보드와 거의 일치하는 크기라서 따로 적응한다고 시간을 쓰지 않아 좋았다. F1~f3을 별도키로 구성했으면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을듯 싶다. 기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로지텍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와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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