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만에 세번째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간 Justin님 댁에서 감사하게도 정말 편하게 하숙 생활을 하며 걱정없이 지낼 수 있었다. 몸이 편하면 게을러지는 타입인 나란 사람은 좀 더 부지런히 지내기 위해 주변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직접 집을 빌리고 사용할 가구도 구입하는 등 이사 자체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기도 했고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서 기대만큼 걱정도 컸다. 이제 이사온 지 거의 한달이 되었는데 얼마 전 인터넷까지 설치가 완료되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이사갈 집 찾기

이사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부동산 메타 사이트(realestate.com.au, domain.com.au, etc.)에서 집 검색
  2. 인스펙션 약속을 잡아 집을 살펴봄
  3. 마음에 들면 어플리케이션 제출, 안들면 1번으로
  4. 합격(?)하면 부동산에서 연락이 와서 보증비 bond를 먼저 입금
  5. 짐 꾸리기
  6. 이사가기 전에 렌트비 입금
  7. 이사 당일 열쇠를 수령한 후 이사

메타사이트를 보면 베드룸 몇, 주차 몇, 화장실 몇으로 표시되고, 부동산에서 작성한 설명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이트를 보다보면 쇼핑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화려한 사진도 많고 거창한 설명도 많은데 막상 가보면 실제와 다른 경우도 있었다. 한군데만 보고 결정할 수 없으니 결정을 쉽게 하기 위해 어떤 집을 고를까 목록을 먼저 만들었다.

  • 출퇴근 30분 내외 거리, 트램 정거장 가까운 곳, 기차역 있으면 +a
  • 10분 내외 거리에 장 볼 수 있는 곳
  • 1 or 2 베드룸
  • 카펫보다는 마루바닥
  • 전기렌지는 비싸고 조리음식하기 불편하므로 가스렌지 있는 곳
  • 북쪽으로 창문이 있어 채광이 잘되고 습하지 않은 곳
  • 2층 이상이면 +a
  • 녹물 나오지 않는 곳, 물이 콸콸 나옴, 냉온수 잘나옴
  • 샤워부스 있고, 세탁기 설치할 수 있는 곳
  • 조금 비싸더라도 살면서 불평하지 않을 집으로

위 목록 기준으로 메타 사이트를 검색했다. 일단 회사를 트램으로 통근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았다. 처음엔 72번 트램과 Glen waverly 트레인 라인이 교차하는 Glen Iris 인근에 알아보려고 했는데 주변 편의시설이 없어 장보려면 트램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게다가 그 동네에 나온 집도 별로 많지 않아서 괜찮아 보이는 곳은 두 군데 정도밖에 없었다. 점심시간을 짬 내 한 곳을 다녀왔는데 중개인이 시간을 안 지켜서 보지도 못하고 오고 그래서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는 동네였다.

그렇게 트램 라인을 따라 검색하던 중 Armadale 인근에 집이 많이 나와 있어 가장 많은 집이 인스펙션 하는 날짜에 휴가를 내고 여섯 군데 집을 돌아봤다. 다행스럽게도 그중에서 위 조건에 가장 충실한 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신청서는 부동산 업체마다 양식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종의 보증인을 적게 되어 있는데 각각 보증인에게 직접 전화해서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전에 같이 살던 사람, 회사 상사, 동료, 친구 등을 적게 되어 있다. 그 외에는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은행 명세서, 신원확인을 위한 신원 증명 관련 서류를 첨부하게 되어 있다. 특히 신원 확인의 경우, 점수제로 100점 이상 넘겨야 하는데 내 경우에는 여권, 우체국에서 발급해주는 Photo ID, 은행 서류로 점수를 넘길 수 있었다.

신청서를 제출한 다음 날, 부동산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와서 서류가 통과되었다고 보증비를 입금하라는 연락이 왔다. 입금한 후 에이전시에 방문에 추가적인 설명을 듣고 서류에 서명해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그러고 집에 와서 짐을 꾸렸는데 어느 사이에 이렇게 짐이 많이 늘어났는지 한참 걸렸다.

이사 짐싸기

이사하는 날

침대, 책상, 의자와 같은 가구가 하나도 없어서 IKEA Richmond에 가서 주문했다. 이전에 IKEA에 사전에 다녀와 어떤 가구를 살지 보고 왔었어 구매하려고 하는 목록을 빠르게 픽업할 수 있었다. IKEA도 무서운 게 조금만 질이 좋아져도 가격이 수배로 뛰어버리는 통에 다른 곳에서도 골라서 사고 싶었지만, 배송비가 워낙에 비싸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는 곳에서 다 주문했다. 감사하게 Justin님 댁에서 이사하면 필요할 도구들도 많이 주셔서 자잘한 물건들 사는 걸 많이 줄일 수 있었다.

가구 구입

원래는 배달하는 사람을 쓰기로 하다가 시간이 맞질 않아서 IKEA에서 제공하는 배송 서비스를 이용했다. 3시 이전까지 배송을 신청하면 당일에 배송해준다길래 열심히 가구를 구매해서 배송을 신청했고 집에 와서 기다렸다. 그 사이에 보스도 맥주 사서 놀러와 빈 집 구경을 하고 갔다. 이 때까지는 금방 배달 오리라 믿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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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시간이 지나도 배송도 오지 않고 연락도 없었다. IKEA는 택배사에 문의하란 얘기만 반복하고 택배사는 전화를 받지 않아 밤 10시까지 기다리다가 그냥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역시나 아침에 배달 온다고 전화가 왔고 급하게 와 물건을 받았다. 전날 밤에 비가 잠깐 왔는데 그래서 그냥 안 오고 갔단다. 가구 던질까 봐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배달!

교회 형이 도와주러 와서 같이 침대를 조립했더니 3시간이 지나 저녁 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같이 저녁 먹고 보내고서 혼자 열심히 성인용 LEGO인 IKEA 가구를 조립하다 잤고 다음 날 나머지 조립하고 청소하고 쓰러졌다.

신청해야 할 것들

우편물 주소 변경 서비스 신청

호주 우체국에서는 이사했을 때 기존 주소로 오는 우편물을 새 주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달에 23.05달러, 3달에 39.55달러이므로 상황에 맞게 신청하면 된다. 새 주소가 수취 가능한 주소인지 확인 메일이 발송되고 그 메일에 서명해 우체국으로 보내면 그때부터 변경된 주소로 보내준다.

실제 거주하는지 확인하는 Mail Redirection 서비스

전기/도시가스 신청

전기와 도시가스는 Origin Energy로 신청했고 별문제 없이 연결된…줄 알았지만, 하루 단전을 겪었다. 인터넷을 통해 전기와 가스를 쉽게 신청할 수 있길래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전기가 끊겨 깜깜한 집에서 2시간가량 전화 붙들고 겨우야 연결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신청한 신청서는 전산에도 잡히지 않아서 CS 담당자도 의아해했는데 어찌 되었든 전기 연결에 성공했다.

단전 >_<

전기와 가스 연결 시에 여러 가지 물어본다. 개를 키우는지,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는지, 집에 생명 유지장치 같은 게 필요한지 등 질문한 후 약관에 동의하면 원격에서 예정된 날짜에 전기와 가스를 연결해준다. 이 연결이 원격으로 가능하면 연결 비용이 5달러가량 청구되고 원격으로 안되면 100달러 이상이 든다고 한다.

연결 신청을 한 후에도 이전 공급자에게서 자꾸 경고 편지가 왔다. 앞서 전기도 한번 단전된 경험이 있어서 전화해서 연결 상황을 여러 번 확인해야만 했다. 가격에 따라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좋긴 하지만 공급자끼리 정보가 잘 공유되지 않아 단전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건 소비자라는 게 씁쓸하다.

아직 전기와 가스 비용이 나와보지 않아서 얼마나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전기는 3달에 한 번씩, 가스는 2달에 한 번씩 고지서가 발송된다고 한다.

인터넷 신청

호주는 일부 지역엔 NBN이 들어와 빠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 동네에는 아직 ADSL밖에 옵션이 없었다. 인터넷은 Engin으로 연결했는데 ADSL이라서 인터넷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전화를 가설해야 했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을 전화까지 설치하게 되었다. (합해서 월 70달러)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뎀이 도착해 설치했다. 연결했는데 신호가 안 잡혀 CS에 상담을 했다. 전화기로 먼저 라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해서 전화기를 구매해야만 했고 연결을 해보니 역시 되질 않아 기술 지원팀이 집을 방문했다. 라인을 점검해서 건물까지는 라인이 살아있는데 건물 단자함에서 집 안으로 라인이 들어오질 않고 있다는 걸 확인해줬다. 이 경우에는 프로퍼티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해서 연락을 했고 또 다른 테크니션과 약속을 잡아 내부 라인을 확인했다.

연결 확인

내부 라인을 확인한 결과, 모두가 라인이라고 생각했던 그 선을 따라 반대로 가보니 아무 곳에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주방 장판 밑에 숨겨져 있었다. 즉 집에 전화선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그 사실을 확인한 테크니션은 건물 외부로 선을 만들어 집까지 끌어와야 한다고 했고 집주인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알려줬다. 또다시 프로퍼티 메니저에게 연락했고 테크니션 말대로 하기로 집주인과 합의를 봤다고 연락이 왔다. 또 약속을 잡아 방문한 테크니션은 5시간여 외부 라인 공사 끝에 벽에 구멍을 내 전화선을 연결해줬고 드디어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벽에 구멍내서 포트 연결

이 모든 과정이 신청에서부터 1달 걸렸다. 인터넷 설치가 가장 오래 걸린다고 빨리 신청하라 해서 신청했었는데 인터넷 없이 한 달 비용을 내게 되었는데 선 끝 모양이 전화선이라고 모두 연결된 전화선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


호주의 여유로움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과 같은 말도 안되는 속도가 그리울 때가 있다. 이번 이사로 좀 더 여유로움에 익숙해질 기회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으로 혼자 지내게 되었는데 아이들도 있고 시끌시끌한 곳에 있다가 혼자 지내니 어색하기도 하다. 처음 호주에 도착했을 때 그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새로이 각오를 다져 열심히 지내야겠다.

2014년에 다녀왔던 Global Windows Azure Bootcamp를 이번에도 다녀왔다. 작년에도 다녀 온 후기를 써야지 하고 쓰질 않았는데 이번엔 잊지 않고 적는다. Microsoft Windows Azure가 Microsoft Azure로 브랜딩이 변경되어 이번 행사명은 Global Azure Bootcamp가 되었다. 오늘 보고 들은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한 포스트다. 들으면서 메모한 부분만 있어서 내용이 불친절 할 수 있다. MSDN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Azure가 제공하는 Free Trial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내용이다. GAB는 세계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함께 참석하기로 했던 모든 분들이 사정이 생겨 혼자만 참석하게 되었다. 9시 쯤 도착해서 티셔츠 받고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ANZAC 데이라고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호주 국경일이라서 키노트 시작 전에 관련 영상과 함께 추모 묵념을 했다.

시작 키노트에서는 간략하게 MS Azure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현재 17개의 region을 제공하고 있고 region당 16개의 데이터 센터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데이터 센터 하나 당 풋볼 경기장, 보잉 747 2대 규모 정도 되어 물리적으로는 60만 대 가량의 서버가 있다고 한다. 현재 Azure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소개했는데 지난번과 다르게 눈에 띄였던 부분은 Direct Access 였다. Azure의 VM을 사용하면 Azure를 거쳐 일종의 VPN과 같은 형태로 서버에 접속하게 되는데 이 경우 속도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Direct Access는 지역 네트워크 제공자를 통해 지역 데이터 센터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 들어보지 못한 얘기 같아서 기억에 남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소개했는데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로드맵을 참고하라고 했고 Azure 관련 자격을 취득하고 싶으면 exam 70-532~4을 확인해보라고 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Azure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브랜드 네이밍이 엉망으로 설명을 듣지 않고서는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고 비슷한 서비스도 많아 복잡한 느낌이다.

이번 행사는 Developer Track과 IT Pro Track으로 구분해 각각 6개의 세션을 운영했다. 중간 중간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 9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었다. 장소는 Saxons였는데 Wifi가 자꾸 끊겨 인터넷이 연결 되어야만 하는 세션은 계속 새로고침 하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 아쉬웠다.

Azure App Services 1 – Websites and Mobile Services

깔끔한 새 azure portal과 함께 진행된 세션으로 Web App과 Azure Mobile App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훨씬 이상한 명칭이었는데 이제는 Web + Mobile 카테고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두 서비스는 PaaS로 ASP.Net MVC 프로젝트를 쉽게 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 Azure Mobile App은 iOS, Android, Windows Mobile 등에서 백엔드로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쉽게 구성할 수 있도록 ASP.Net Web API로 만들어진 기본적인 코드를 제공한다.

Standard 이상의 요금 티어를 선택하면 Deployment Slots, Traffic Routing 등의 기능을 추가적으로 제공한다. 전자는 디플로이 할 수 있는 슬롯을 여러개 제공해 Staging과 Production 환경 구성을 돕는다. 후자는 이 PaaS 접근했을 때 어느 지역으로 연결해야 하는지 설정할 수 있다. 그 외에도 GitHub이나 Bitbucket도 지원하고 여러가지 세세한 설정이 많아져서 많이 편리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세션을 진행할 때 wifi 사정이 많이 안좋아 실습은 물론 진행까지 더뎌 아쉬웠다.

Getting started with Azure Operational Insights

Azure Operational Insights는 예전 Microsoft System Center Advisor 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던 서비스로 클라우드 기반의 분석 도구다. Windows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NewRelic라 볼 수 있는데 과거 System Center Operations Manager(SCOM)으로 확인할 수 있던 자료를 웹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S Monitoring agent로 직접 접속하는 방법이 있고 SCOM 콘솔을 통해 접속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App services 2 Logic Apps and API Apps를 들을까 하다가 분석과 관련된 세션이라길래 가서 들었는데 생각과 많이 다르고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Azure Storage Services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데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Azure Storage Service는 Blobs, Tables, Queues, Files 4가지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 4가지를 합쳐 account 당 500TB을 사용할 수 있고 azure 섭스크립션 하나 당 100 account가 허용된다.

  • Blobs: 사진, 음악, 비디오, 문서 등을 저장할 수 있고 여러 blob을 하나의 그룹으로 다룰 수 있도록 지원
  • Tables: noSQL과 같은 Key-value. 행 당 1MB이며 252개의 커스텀 어트리뷰트, 5개의 필수 어트리뷰트 지정 가능
  • Queues: 64KB 크기로 최소 1회 딜리버리를 보장
  • Files: 클라우드 기반 파일 공유 (Preview)

그리고 Document DB도 지원한다. Document-based NoSQL 이란 표현을 처음 들었는데 MongoDB 등이 Document DB라고 한다. 그 외에는 Azure Redis Cache도 지원한다. Azure에서 Storage Services 생성하면 예제 코드를 제공해서 쉽게 사용 가능하다.

누가 발표자에게 IaaS에 직접 설치하는 것에 비해 무엇이 장점인지를 물어봤다. 발표자가 ERP/CRM 관련 개발을 하는데 사용하고 있고 규모가 커져도 느려지지 않고 스케일링이 자유로워서 편리하다고 답변했다. 그 얘기를 듣고 좋은 서비스로 만들어서 괜찮은 API 레퍼를 제공해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박수칠 일이긴 하지만, 이 서비스가 아니고서 사용할 수 없는 형태라면, 서비스가 없어지거나 서비스 제약에 닿게 되면 생길 불편함도 염두해야 할 것 같다.

Building Apps Using Azure Active Directory

Azure Active Directory(Azure AD)를 적용해 만든 프로젝트를 시연했다. Azure AD는 기존에 있던 Active Directory를 온라인, 오프라인, MS에서 제공하는 오피스 365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Azure AD 인증을 도입한 웹 어플리케이션 등에서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쉽게 설명하면 요즘 자주 보이는 페이스북 소셜 로그인 같은 기능을 Active Directory의 정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Single Sign On)

Visual Studio에서 ASP.Net Web Application 프로젝트를 생성하는 마법사에서 Change Authentication > Organizational accounts를 선택해 도메인 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사용해볼 수 있다. 마법사를 사용하면 Azure AD 설정을 자동으로 생성해줘 기본적인 데이터를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이 구현은 wsfederation 프로토콜로 인증을 진행한다고 한다. Azure AD와 토큰을 주고 받고 토큰이 오면 사용자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바로 만들어준다.

OpenId로도 로그인이 가능하고 필요한 라이브러리는 다음과 같다.

Microsoft.Owin.Security
Microsoft.Owin.Security.Cookies
Microsoft.Owin.Security.OpenIdConnect

이 경우는 마법사가 제공하지 않는 방법이라 직접 개발해야 한다. ActiveDirectory 구현은 Microsoft.Owin.Security.ActiveDirectory를 활용할 수 있다.

다중 factor 인증도 지원한다. 시연에서는 전화, 문자 인증 두가지 방식을 보여줬는데 Azure AD와 연동도 깔끔한 SDK로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는 암호화를 위한 키를 필요로 했다. 이 기능으로 회원 인증과 같은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살펴봤는데 다중 factor 인증은 Azure AD 플랜 중 Premium에서만 제공하고 있었다. (사용자 당 $6 USD)

Azure AD의 예제는 Azure AD Samples 깃헙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Azure and Big Data

영화 Manhunt를 소개하면서 세션을 시작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일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이전과 같은 접근으로 인사이트를 얻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더 방대하고 세세한 데이터를 수집해 가공/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의 추세는 Lambda Architecture로 데이터를 수집/가공을 한다고 한다. Batch layer, Speed layer, Serving layer 세가지로 구성된 이 아키텍쳐에 각각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가지고 문장 분석을 하는 시연을 했다.

  • Batch layer: Storage (Hadoop, Azure Storage), Compute (Hadoop, Spark)
  • Speed layer: Storm, Spark Streaming, Azure stream analytics
  • Serving layer

Map Reduce로 Hortonworks 또는 Cloudera를 사용하는 방법과 HDInsight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시연은 HDInsight를 사용했다. HDInsight는 Hadoop as a service로 Azure Blob Storage에 데이터를 저장한다. HBase, Stork, Spark와 호환이 된다고 한다.

전반적인 라이브러리 추세를 다 설명한 덕분에 시간이 모자라 후반 시연은 진행하지 못했다. Hadoop은 많이 성숙했고 요즘은 Spark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IoT in Azure

다른 세션을 들으려고 했다가 자리 옮기기 귀찮아서 그냥 들었는데 재미있었다. Azure Event Hubs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것을 시연했는데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설명했다.

호주의 농장에서 트랙터와 같은 대형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오일 탱크를 가지고 있는데 이 탱크의 양을 수집해서 오일을 다시 주문해야 할 때 자동으로 주문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호주의 네트워크 커버리지는 해안 지역 위주기 때문에 3G로 바로 전송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현재로는 스마트폰이 다가가면 Bluetooth LE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스마트폰이 3G 가능 지역으로 들어가면 그때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올리는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한다.

Azure Event Hubs는 위와 같은 대량의 데이터 수집을 위한 이벤트 큐를 제공한다. 퍼블리셔가 허브로 이벤트를 보내면 이벤트를 Partition에 저장한 후 사용자에게 이벤트가 추가되었음을 호출한다. 파티션은 이벤트 규모에 따라 스케일링 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 허브를 통해 변동값만 받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허브에 쌓인 이벤트는 GC를 통해 자동으로 정리된다. 즉 허브가 앞에서 본 Batch layer의 Storage를 담당하고 사용자가 Compute를 하게 된다.

사용자의 구현은 event Process host model과 event receiver model로 구현할 수 있고 파티션 당 프로세서가 어떻게 배당되는가에 따라 구분된다. 후자는 각각의 파티션마다 receiver가 있는 형태고 전자는 여러 파티션이 하나의 프로세스에 배당되는 방식이다.

Event Hubs는 Azure에서 Data Analytics 항목에서 찾을 수 있다.

시연 중에 데이터 시각화에는 Power BI를 활용했는데 깔끔했다.

뒷얘기

작년에 했던 장소에 비해 좁고 Wifi 환경이 별로 좋지 않았다. 시연에 불편할 정도였는데 최소 발표자는 안정적으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해야 했다. 그래도 발표 사이사이 버퍼로 둔 시간이 커서 시간이 밀리거나 하진 않았다.

모닝티, 점심, 오후 간식 세번을 했는데 각각의 식단에서 글루틴 무첨가, 채식과 할랄 식단을 제공했다. 이제 이런 배려는 당연하게 느껴진다.

이번에도 행운권 추첨을 했는데 잘 모르는 프로그램 라이센스를 받았다. Azure Bootcamp는 항상 뽑히는 것 같은데 다음엔 DDD에서 서피스 프로 같은걸 받았으면 좋겠다. (만족할 줄 모르는 남자.)

Microsoft Virtual Academy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확실히 MS에서 열심히 밀고 있는 느낌이다. C# 관련 몇 강의를 수강해봤는데 내용도 괜찮고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었다.


작년에 살펴본 Azure에 비해 훨씬 깔끔해졌고 세세한 서비스가 많아졌다. 여전히 서비스명이 복잡한 느낌이지만 새 포털에서 사용하면 쉽게 찾아서 사용할 수 있게 많이 개선되었다. AWS에 비해 free tier를 크게 홍보하지 않는게 각각 서비스마다 요금 책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서비스는 기본이 무료고 어떤 서비스는 시작부터 비용을 청구해서 그런 것 같은데 Azure Websites나 Azure AD Free 등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니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참석하고 싶다. 그때는 Azure도 사용하고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볼 부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2월 한 달 휴가를 내서 한국에 들어왔고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만나고 싶었던,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재미있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은 분이 호주에서 일하는 삶에 대해 궁금해하셔서 여러 답변을 드렸지만 다소 두서없게 얘기한 감이 있어 짧게라도 정리해 포스팅한다.

내 호주 생활은

2012년 3월에 호주 생활을 시작했으니 이번 휴가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면 만 3년차가 된다. 내 호주 생활은 꼭 끝나지 않는 긴 긴 휴가처럼 느껴져서 이렇게 지내도 되는걸까 생각 들 때가 많다. 집 문만 나서면 여행인 기분은 3년을 살아도 그렇다.

한편으로 지냈던 시간을 생각해보면 택배가 엄청 느려서, 한국과 같은 대형 서점이 없어서 불편한 점보다는 언어, 문화적 차이로 인한 고독감이 더 컸다. 내가 활동적인 편도 아닌 데다 오자마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더 외로움이 있었다. 게다가 이번 휴가를 지내면서 호주에서는 한국에서 온 한국 사람인데 한국에 돌아오면 한국 사람이 아닌 호주 사는 사람이 되는, 이쪽도 저쪽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평생을 살아왔던 공간, 국가를 떠나 사는 것은 다른 양말을 신는 것과는 다르다. (물론 이 인식의 강도는 개인마다 다르니까, 양말 갈아 신는 정도로 느끼는 사람도 분명 있다. 선천적으로 노마드의 피가 흐르는 사람!)

하지만 그 누구도 서두름을 강요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일상 속에 가득한 호주를 경험하고 나면 이 곳을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여행으로 호주를 다녀간 후에 호주행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이 많고 또 실제로 여행 후 호주행으로 오신 분이 정말 많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 무엇보다 가족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가족 중심의 문화는 자연스럽게 현재의 한국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누가 호주로 가야 할까

호주에서의 삶은 확실히 한국에서의 삶과는 다르다. 가족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 자연 친화적인 환경, 저녁 있는 삶과 같이 한국에서 쉽게 만들기 힘든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호주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분들도 많다. 한국 특유의 밤 문화를 좋아하는 분이나 친구가 없어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다.

호주에 관해 궁금하고 고민이 된다면 호주로 여행을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여행에서 현지 분위기에 매료되어 호주로 오게 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여행으로 둘러보고 현지에서 사는 많은 분께 조언을 구하는 것도 호주행 결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호주에서 내 일자리는 얼마나 수요가 있을까

IT도 범주가 크고 호주에도 직종의 편중이 있어서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와 포지션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seek.com.au와 같은 취업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되는데 어떤 job description을 요구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데 용이하다. 다른 방법으로는 meetup.com 과 같은 사이트나 언어 사용자 모임을 찾아보고 그 커뮤니티에 물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영어는 당연히 중요하다

호주는 IELTS를 통해 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를 모두 평가하는 IELTS는 General Training과 Academic 두 가지 모듈이 있는데 자신에게 맞는 모듈을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영어는 얼마나 가능해야 하는가”를 물어보는 경우도 엄청 많은데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한국어를 영어로 얼마나 구사할 수 있는 지 스스로 생각해보면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민 정보는 항상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확인

호주는 정말 다양한 방법과 경로를 통해 비자를 신청할 수 있고 개개인의 상황에 가장 맞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각 비자에 대한 정보는 한국어로 검색해서 나오는 자료보다 호주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고 확실하다. 한국어로 작성된 글은 가장 최신의 정보라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더더욱이 잘못된 정보라면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글들은 참고 용도로만 찾아보고 필요한 요건이나 서류는 꼭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확인해야 한다.

직접 하는 게 번거롭다면 이민 대행사, 법무 대행사 등에 비용을 내고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위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각각의 내용을 상세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행은 어디까지나 대행이라 잘못된 내용으로 진행하다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지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꼭 웹사이트에서 교차로 검증을 해야 한다.

비자와 영주권

호주에서 거주의 제한 없이 일을 하며 지내기 위해서는 영주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비자는 각각 개인의 학력, 경력 등에 따라 취득할 수 있는 종류와 방법이 다 다르다. 학교를 다니며 비자를 준비할 수도 있고 미리 영주권을 받아서 오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맞게 비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워킹 홀리데이로 와 정착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시간이 많이 들고 고용주에 따라 불확실성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서 비록 내가 이 과정으로 영주권을 받으려고 하고 있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과정이다. ENS는 3가지 stream을 지원하고 있는데 만약 다른 stream에 조건이 맞으면 임시 취업 비자 없이도 바로 영주 취업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독립기술이민 Skilled Independent visa (subclass 189) 비자를 통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비자를 취득할 수 있어서 많은 분들이 이 비자로 호주에 들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독립기술이민 요건만 맞으면 바로 영주권을 줬는데 이제는 SkillSelect 라는 제도로 변경되어 직업군에 따라 발급해주는 양을 조절하고 있다.

독립기술이민은 경력, 학력, 영어점수, 나이 등을 제공되는 점수표에 따라 환산해 60점 이상이 나왔을 때 신청할 수 있다. 점수표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점수표는 학력, 경력이 있다면 그렇게 까다로운 편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학사 학력이 있고 3~5년 경력, 만 32세라면 점수가 충족된다.

나이 30점 + 경력 5점 + 학력 15점 + 영어 10점 = 60점

점수가 되면 신청 자격이 생기지만 그 외 직업군이나 기타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 신청 가능한 Skilled Occupation List (SOL)을 확인해보는 등 체크 리스트를 확인해봐야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여기서 이야기한 비자는 극히 일부다. 이민성 웹사이트를 통해 모든 비자를 확인해보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비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서 없는 이야기를 두서없게 정리했다… 만약 부족한 부분이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덧글을!)

나에게 있어서도 삶의 터전을 옮기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결정하고 나서 실행하는 것 하나하나도 큰 도전이었다. 그 과정 모두 엄청난 경험이었고 그사이 만나게 된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이 결정을 내릴 때 심각하게 고민했던 일들은 정말 사소한 일들이었고 지금은 그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은 눈으로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내 짧은 3년의 경험이 지금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읽을 거리

기한이 좀 지난 글이긴 하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호주와 크게 다르지 않아 링크를 남긴다.

내 글인데 워킹 홀리데이로 온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링크를 붙였다.

한국의 의료보험과 같이 호주에서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Medicare라는 의료보험이 있다. 이 비용을 세금을 환급받는 과정에서 공제하는 형태로 납부하게 되는데 호주 영주권자 혹은 시민권자가 아닌 경우에는 해당이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세금 환급 양식을 작성할 때 Medicare levy exemption 항목을 작성해 납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회계사를 통해서 세금 환급을 하면 이런 부분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겠지만 내 경우에는 크게 복잡한 부분이 없으니 내 스스로 신청했다. 그러던 중 지난 회계년도에 myTax를 통해서 세금 환급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양식을 임시로 저장하려다가 제출해버려서 Medicare levy exemption이 반영되지 않고 환급이 진행되었다.

세금 환급 중 내용을 잘못 기재해서 수정해야 하거나 추가해야 하는 경우에는 내용 정정 신청 (Amendment request)를 하면 된다. 정정 신청은 요청 양식을 출력해 각 항목을 작성한 후 ATO로 우편으로 발송하거나 팩스로 보내면 된다.

양식을 작성할 때 다른 부분은 개인 정보 적는 난이라 복잡한 부분이 없고 8번 왜 정정을 요청하는가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쓰면 되고 10번 항목 정도가 막막한 부분이다. Qustion number from tax return, Alpha label on tax return 두 항목은 종이 양식에 나온 레이블을 참고해서 작성하면 된다. 내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작성했다.

Tax Amendment Request

글씨가… 아하하하하핳

세금 환급 메뉴얼에는 자국민이 아닌 사람의 Medicare levy exemption에는 추가적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데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VEVO Entitlement Check를 출력해 위에서 작성한 양식과 같이 우편으로 보냈다.

소요되는 시간은 How we process your amendment request 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내가 잘못 작성했음 && 메일 접수에 해당해서 50일이 걸린다고 나왔고 실제로 추가 부분을 환급 받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위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ATO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고 번거로운 분들은 회계사 분들께 연락해서 해결하면 되겠다. 요즘은 개인 세금 환급도 저렴하게 해주는 회계사 분들도 많은데 다음엔 그 분들 통해서 일을 처리해야겠다고 느꼈다.

멜번에 영사관이 생겨 영사 업무를 시작했는데 한국 운전면허증 공증도 받을 수 있다고 하길래 다녀왔다. 1949년 제네바에서 체결된 「도로교통에 관한 협약」에 따라 제네바 협약국 간 운전면허를 인정해준다. 한국 호주 모두 협약국이기 때문에 한국 운전면허증과 공증 서류를 가지고 호주 운전면허증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다.

공증에 필요한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공증 절차도 영사관 웹사이트에 잘 설명되어 있다.

멜번 영사관은 Level 10, 636 St Kilda Rd, Melbourne VIC 3004에 위치하고 있다. St kilda Rd 끝자락에 있어 시티 반대 방향 3번, 5번, 16번 트램을 타고 Union St/St Kilda Rd에서 내리면 된다. 지도에서는 St Kilda Junction 정거장이 가까운데 길 건너는 것이 불편하다. 트램 정거장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라 크게 멀지 않다.

멜번 영사관이 있는 636 St Kilda Rd

멜번 영사관 입구

멜번 영사관

위에서 준비해 간 양식을 제출하면 담당 공무원이 검사를 하고서(?) 인지 붙이고 도장을 찍어준다. 웹사이트에 올라온 예제대로 작성하면 담당 공무원이 틀렸다고 다시 작성하라고 얘기할 것이다. 다행히 민원용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어 바로 출력할 수 있지만 그래도 미리 서류를 준비하고자 하려 한다면 다음 방식으로 작성하면 된다.

  • 항목은 모두 영어로 적는다. (예제 양식에 속지 말자.)
  • 주소는 영어로 적되 영어 주소처럼 역순으로 적는다.
  • 모든 일자는 일월년 순으로 적는다. (02-11-2014)
  • 만료일은 적성검사 기간을 적는다.
  • 면허 번호의 지역명도 영어로 적는다.
  • 서명칸은 검사 다 받고 서명해야 하므로 공란으로 둔다.

잘못 작성했다고 갈구는 한국식 친절(?)을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었고 덕분에 빠르게 문서를 발급 받을 수 있었다.

방문하지 않고도 우편으로도 가능한데 절차는 영사관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에 게시된 내용과 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화로 문의하자.)

주소 : Level 10, 636 St Kilda Rd, Melbourne VIC 3004

업무시간 : 9:00 am – 12:00am, 1:00 pm – 5:00 pm (월-금)

전화번호 : (61 3) 9533 – 3800

영사민원전화 : (61 3) 9533 – 3803/3804

기업지원담당관 : (61 3) 9533-3813

팩스번호 : (61 3) 9533 – 3801

웹사이트 : http://mel.mofa.go.kr/

연초에 커다란 계획은 세우진 않았지만 자잘하게 꾸준히 해야 할 목록 정도는 적어 뒀었는데 연말에 돌아보니 더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적었어야 하는 후회가 참 크다. 계획을 해야 측정이 가능하고 평가를 할 수 있다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멍청한 짓을 하고 말았다. 😛

올해를 복기해 반면교사로 삼아 계획을 잘 세우고, 내년을 더 보람차게 보내자는 취지로 올해를 회고해본다.

직장생활

작년 6월부터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열심히 지내고 있다. 보스, 나, 그리고 신입까지 세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인하우스 팀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라서 디자인은 외주를 주는 상황인데 간혹 내가 디자인에, 프로그래밍에, 이것저것 다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호주에 와서는 개발자로만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여기에서도 적용되더라.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현재의 일을 좌우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많은 노력과 약간의 희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못바꾼다는 고정관념도 그 관성에 일조하는 것 같다.)

직장에서의 영어. 노출이 자주 되어서 늘고 있는 것인지 어쩐건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행인 것은 익숙해져서 그런지 동료가 하는 말은 귀에 쏙쏙 들린다. 예전엔 정확히 안들려서 되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생판 뜬금없는 이야기만 아니면 무슨 말 하는지 이해도 되고 제법 꿍짝에 맞춰 이야기도 할 정도가 되었다. 업무에 있어서는 의사소통 때문에 문제되는 부분은 많이 작아진 편인데, 물론 옆 회사 직원이나 클라이언트랑 얘기 해보면 아직 한참 멀었음을 느낀다. 특히 어려운 것은 잡담을 할 때랑 의견을 이야기해야 할 때인데 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얘기할껄” 하고 후회할 때가 많다. 갈 길이 참 멀다.

이전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포스트하긴 했지만, 여기 와서는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환경들, 예를 들어 MS Access를 Front-End로 사용하고, VBScript로 태스크를 만든다거나, WordPress, joomla 등의 CMS를 다루게 된다거나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일들이 내가 가지고 싶은 스킬셋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 아쉬운 기분이 들 때가 많지만, 이 작은 경험들이 수많은 상황과 조건에 맞게 폭 넓고 유연한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는 통찰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리란 확신이 있고, 또 한 해를 돌아보면 그렇게 성장해가고 있는 기분이다.

회사를 다니다보면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남들만큼 열심히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1년 여 가까이 2인 회사 체제로 지내다보니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다른 한 명이 보스이자 인사담당자이자 대표인데 물어보기가… 이걸 어려워 하는 것도 한국적인 정서에서 그런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호주에서는 일반적으로 1년에 한번씩 퍼포먼스 리뷰를 통해 업무 평가 및 임금 조정을 진행한다. 나도 올해 6월 경에 퍼포먼스 리뷰를 했었다. 살짝은 불안한 마음에 리뷰에 임했는데 고맙게도 업무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잘 받았다. (끝나고 나서는 칭찬 받은 만큼 더 어필했으면 연봉을 좀 더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하하;)

회사 업무에 있어서 내 자신에게 아쉬웠던 점을 생각해보면, 10월 쯤 이후로 내 스스로의 퍼포먼스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기분인데, 웹에이전시 특성상 잡무가 많아 컨텐츠 로딩이나 간단한 수정에 시간을 쓰다보면 좀 괴로워진다. 자동화 할 수 있는 배치 작업들은 코드를 만들어 해소하긴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손을 써야 하는 경우가 좀 많은 편이다. 뭔가 좋은 방법이 떠올라서 내년에는 이런 부분에서 스트레스 좀 덜 받았음 좋겠다.

올해 회사 일에서 하고 싶었던 이른 VBScript로 작성된 태스크를 C#으로 작성해 유닛 테스트, 빌드 & 디플로이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12월까지 와서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서 시작조차 못했다. 지금 닷넷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는데 부지런히 배워 실무에도 적용하는 착한 개발자(?)가 되도록 해야겠다.

잡다하게 공부하고 있는 프로그래밍

현재 PHP 개발자로 일하고 있지만 다른 언어를 배워두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이런 저런 언어를 공부했고 나름 성과가 있었다. 가장 많이 공부했던 것은 파이썬인데 아직 제대로 된 프로젝트는 진행 못해봤지만 요즘 혼자서 만들어보는 프로토타이핑은 파이썬으로 진행하고 있다. 회사에서도 가끔 필요한 노가다성 업무는 모두 파이썬 스크립트로 해결하고 있다. (이 편한 것을 이제서야…) 아직 함수형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아 Java스럽거나 PHP스러운(뭔가 최악의 느낌) 코드를 작성하게 될 때가 많은 편인데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해서 오픈소스 쪽에도 기여하고 프로젝트도 진행했으면 좋겠다.

업무상 필요로 인해 javascript를 사용하긴 하지만 jQuery 만으로도 충분히 잘 쓰고 있어서 다른걸 배우질 않았었는데 근래 AngularJS를 사용해보고 참 편리한 도구를 안쓰고 있었구나 하고 후회했다. 최근 간단한 프로젝트 하나를 AngularJS를 사용해 진행했고 모두가 대만족했다. 아직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봐서 근 시일 내에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려고 한다. 이외에도 backbone.js나 knockout이나 유명한 오픈소스도 많고, 서버 사이드에서의 node.js 등 살펴볼 것이 아주 쌓여 있어 어느걸 먼저 봐야 할지도 고민이다.

PHP는 사실 따로 공부한 적이 없었는데 최신 버전에서 추가된 기능들을 최근에 살펴보고 있다. 5.3.0, 5.5.x 등에서 추가된 부분도 많은데다 PHP Framework Interop Group에서 진행하는 PSR 같은 표준 문서작업 등이 한참 진행중인데 한국어로 소개되질 않아 빨리 보고서 소개글을 쓰려는데 이것도 계획을 잘 세워서 진행해봐야겠다.

Coursera에서 Startup Engineering 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Startup에서 사용할 만한 기술들을 배우고 수많은 아티클을 읽으며 Startup으로 연결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수업이었는데 수업 자체에서 얻은 지식보다는 함께 들었던 #세러데이스벅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더 좋았다. (이게 Srinivasan 교수님의 깊은 뜻이었을까.)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많은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하게 되었었다…. 물론 수업은 완주를 못했다. 하하하.

iTunesU에서 제공하는 [CS 193P iPhone Application Development] 강의도 들었는데 2011년 강의를 듣다가 iOS7를 갑자기 진행하시길래 멈췄다. (핑계도 좋아.) 연초에 이 강의를 제대로 들어보고 앱도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스터디 두군데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는 매주 월요일에 하둡을 이용한 빅데이터 스터디, 수요일에 닷넷 C#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하둡 스터디는 한두번 한 이후 사정이 있어 쭉… 쉬다가 내년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고, 닷넷 스터디는 현재 진행중인데 윈도우 개발 환경이 아직 없어서 나 혼자만 부진한 진도를 내고 있다. 사야 하는 기기들을 얼른 사서 제대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집중 없이 이것저것 산발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탓에 깊이가 없는 지식만 쌓이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연초에 언어 위주의 학습보다 이론, 개념 위주의 학습을 해야겠다는 방향을 잡았었는데 여전히 언어 위주로만 보고 있어서 내년에는 iTunesU나 Coursera를 활용해 제대로 된 강의를 수강해 더 심도있는 공부를 할 계획이다.

전혀 안하고 있는 운동

매년 계획 중 가장 안지켜지는 것 중 하나인데, 역시 올해도 지키지 못했다. 다행히 이사오고 나서 운동하기가 예전에 비해 더 좋아졌기도 했고, 건강 상태의 심각성을 깨닫아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려고 애쓰고 있다. 내년에도 어김없이 실천 목록에 올려놓고 운동을 하려고 하는데 더 계획적으로 잘 세워 운동을 해야겠다.

끝 없는 영어

호주에서 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영어인데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가장 시간투자를 안한 부분이라 아쉽다. 매일 영어 공부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실제로는 책도 잘 안펴보고 있다. 작년에는 시험이라도 봤으니 한참 책도 들춰보고, 열심히 단어도 외우려고 노력하고 그랬는데 올해는 전혀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한국에서 그저 있는 것 보다야 더 영어에 노출되고 간단한 소통이라도 영어로 하고 있으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자기위안을 매일매일 하고 있는 상황에 와 버렸다. (이사하고 나서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열심히 놀고있다. 하하…)

나름 영어 문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소일거리를 공부 핑계로 하고 있는데 영어 실력도 깊지 않은데다 번역은 한국어 실력이 더 좋아야 한다는 얘기가 어떤 뜻인지 깊게 알 수 있었다.

여튼, 얼른 시험도 신청하고 부지런히 공부해서 시험 점수도 만들고 해야겠다.

항상 욕심내는 글쓰기

블로그에 대한 욕심이 늘 많아서 일주일에 포스트 두개 쓰기라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는데 현재 43개 포스트를 남겼다. 번역글 아니면 리뷰, 신변잡기 가득한 블로그로 나날이 진화중이다. 사실 쓰고 싶은 글은 그런 글이 아니었는데 이미 되돌리기 늦은 상황일까. 일기도 쓰겠다고 하고 연초에 좀 쓰다가 말았다. 대신 트위터는 참 많이 쓰고 있는데 12월 2일 현재까지 6256개의 트윗을 남겼다.

페이스북도 간간히 하고 있다. 몰래 텀블러도 하고 있다. 짧은 글이나 생각들은 다 텀블러에 적고 있어서 텀블러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상대적으로 덜 하고 있다.

글을 쉽게 쓰지 못하는 이유가 예전에 비해 책 읽는 양이 절대적으로 줄어서 그렇다고 생각이 들어 좋은 글을 찾아 읽겠다 마음먹고 연초에 rss나 블로그를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읽었었다. 특히 각각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모두 살펴보고, 좋은 자극을 주는 글을 목록으로 만들기도 했다. 또 오프라인 환경에서 쉽게 읽기 위해서 이메일로 수집해주는 북마클릿도 만들어 썼었다. (요번 서버 이전한 이후로는 동작하지 않고 있어 그냥 pocket을 활용하고 있다.) 도중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클리핑한 글을 기준으로 rss 피드를 만들어 리더로 구독하기 시작했다.

내년엔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꾸준히 정리하며 블로그를 꾸려나가야겠다는 막연한 목표를 세웠다.

두번의 휴가, 한국과 미국

한국은 올해 2월에, 미국은 올해 10월에 다녀왔다.

오랜 기간 집떠나 살다가 1년만에 집을 다녀 온 것인데 오히려 호주에 돌아오는 비행기가 더 집으로 가는 느낌이 났으니, 진짜 집은 어디인가 싶었었다. 그만큼 잘 적응하고 있다는 이야기인지, 그런데 벌써 1년 가까이 지나서 길게 회고하기엔 기억이 너무 가물가물하다. (진작에 적어놓을 걸 그랬다)

그리고 미국 동부지역 여행을 2주 가량 다녀왔는데 가고싶던 갤러리도 다녀오고 사람들도 만나고 좋은 시간을 가지고 돌아왔다. 정리해야지 하면서도 벌써 2달이나 지나가고 있으니 잊기 전에 빨리 정리를 해야 하는데 조만간 적어나가야겠다. (특히 동부라서 기대도 안했던 부분들인데 의외로 많이 마주하게 되어 인상적이었던 점도 많았다.)

긴 비행을 동반한 휴가를 다녀올 때마다 그 다음의 휴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워낙 비행이 길어 별 생각을 다 하지만.) 휴가를 가면 항상 많이 배워오고 자극 받고 와야 한다는 생각에 말도 안되는 일정을 만들게 되고, 막상 가서 골골거려 제대로 일정을 따라가지 못하고서 돌아오고 있다. 내년 휴가는 아직 막연하지만 pycon 같은 컨퍼런스에 가보고 싶다.

학업의 시작은 언제?

아직도 학적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한데 현재에도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에 이름이 있다. 호주에서 친구나 지인들과 연락하다 보면 빈번히 듣는 이야기가 언제 다시 학교를 가는가에 대한 질문인데 갈 때가 되면 가야죠 식의 애매한 답을 늘 해왔다. 지금 마음으로는 호주에서 학업을 시작하고 싶은데 재정적 여력이 아직 없기도 하고 영주권 이상을 취득하면 학비가 아주 저렴해지기 때문에 일단 학업은 영주권 이후에 생각하자고 결정해두고 있었다. (시간을 체우면 자연히 받게 될거라는 다소 수동적인 생각이 삶을 생산적으로 만드는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기분이지만.)

일단은 당장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좋은 질의 강의도 무료로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책과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도처에 있었고, 내년에는 제대로 계획 세워 하나씩 들어야겠다.

할 말이 더 많지만, 2013년 안녕

돌이켜 보면 아쉬운 점도 많고,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 하지만 받은 복을 세다보면 감사해야 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던 해였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붙잡을 말씀이 있었고, 좋은 관계 속에서 회복할 수 있었다. 내색하지 않지만 타지 생활에서 연고가 없어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통해 잘 회복하고 다시 힘낼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좋은 비전을 품고, 내년을 더 기대하며, 하나씩 계획 준비해 2014년을 시작해야겠다.

멜버른에도 많은 개발자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고 세션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 MPUG(Melbourne Python Users Group)에서 매월 첫주 월요일에 열리는 meetup에 처음으로 다녀왔다. 장소는 협업 공간인 Inspire9이고 Richmond역에서 3분 정도 거리에 있다.

Don’t do this! — Richard Jones

어떤 방식으로 파이썬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세션으로 동일한 내용을 PythonAU 2013에서 진행했었다고. 많은 코드 예제들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작성하면 좋은지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디버깅을 위한 q1와 Java와 같은 방식으로 overload할 수 있게 도와주는 Overload2에 대한 이야기3가 인상적이었다.

Show and Tell: The Great Language Game — Lars Yencken

근래 여러번 트윗에 남겼던, Great Language Game에 대한 세션. 멜버른 대학교에서 개발한 langid.py를 이용하면 해당 문자열이 어떤 언어로 작성되었는지 알 수 있는데 그걸 음성 데이터를 불러와 어떤 언어인지 판단하도록 만들었다고. 슬라이드에 개략적인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HN에 뜬 이후 방문자에 엄청 몰렸는데 geventflask로 문제 없이 잘 버티고 있다는 후기를 메일링 리스트에 남겼다.

PyPy.js: towards a fast and compliant python shell for your browser — Ryan Kelly

이 날 가장 핫한 주제였던 PyPy.js는 주제도 흥미로웠고 내용도 재미있었다. 발표자는 현재 모질라에서 일하고 있다고. asm.js이라는 low-level subset이 있는데 슬라이드에서처럼 asm.js + PyPy = PyPy.js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고 한다. 시연에서 실제로 구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Python 표준 라이브러리를 포함해 275MB 크기(…)의 js가 나오고 그걸 구동하는데 FF가 스피너마저 굳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신기하게 잘 동작했다.

JIT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내가 JIT에 대해 잘 몰라서… 이렇게 깊은 얘기까지 할 줄 몰랐다.

나도 처음 들었을 때 똑같은 의문이 들었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물어봤다. 이거 완전 멋지다. 근데 왜만듬ㅋ? 답변도 역시, 브라우저에서 되면 쿨하잖아? (쿨문쿨답)

일단 구현이 완료되고 실용적으로 쓸만큼 안정적인 환경이 된다면 Python을 웹으로 바로 포팅도 가능한데다 Firefox OS에서의 Python app까지 고려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앞으로 가능성도, 수효도 분명 많을 프로젝트라는 설명.

생각 조각들

  •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꾸준히 와야겠다는 생각. 그래도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아서 좋았다.
  • 연령대가 상당히 다양했다.
  • 첫 세션에서 C API 부분까지 내려가서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Python을 잘 하려면 C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겠구나 싶었다.
  • 다녀오기 전까지는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되어 있어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다녀오니 내용도 재밌고 관심도 더 생겼다. 좋은 자극.

Footnotes

  1. q — pypi

  2. overload — pypi

  3. 딜리게이터를 이용해 overload를 할 수 있도록 구현해줬는데 다들 왜 이런게 필요하지? 식의 반응. Python 커뮤니티 답다.

한국에 다녀온 이후로 삶의 중심이 잘 회복되질 않아 불규칙적이고 즉흥적인 패턴으로 지내고 있다. 여태껏 이제 본격적으로 무언가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오니 그 중압감에 손을 놓고 아예 방황하는 모양이다. 시험이 다가오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샘솓는 것과 유사하게 평소에 생각도 하지 않던 딴짓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앱개발 같은 일이다.

지난주 내내 아이폰앱과 안드로이드앱 개발과 관련해 환경을 만들고 문서를 읽었다. 내가 만드는 서비스에 정말 필요해진다면 그때 배워야겠다는 핑계로 손도 안대고 있었는데 사람 마음이란게 하루 아침에도 뒤집힐 수 있구나 하고, 일주일이 지난 어제야 깨달았다.

한국서 돌아오고 나서 sns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길래 한동안 sns도 절제했었다. 그러다 휴대폰이 잘 안터져 이통사를 변경하면서부터 데이터용량이 엄청나게 많아져 써야만 한다는 모종의 강박관념으로 다시 sns를 부지런히 새로고침 하는 내 모습을 보자니 또 다시 한심해졌다.

삶에 집중하는 일, 자신이 목표한 것을 성취하기 위해 일련의 과정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목표가 흔들리거나 여려지는 것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세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목표와 방향은 명확한데도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딱 그런 경우다.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비 보면서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호주에서 만나게 된 동생이 있다. 교회를 통해 만난,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 온 동생인데 한참 일하다가 2주 전에 마지막 여행을 다녀와서 오늘 한국 들어간다고 어제 만나 점심을 같이 먹었다. 이렇게 이별의 순간을 맞이 할 때마다 언젠가는 또 만나겠지 어디선가 마주칠 일이 분명 있겠지 하고 마음을 추스리는 편이었는데 이번만큼은 그게 잘 안되더라. 타지 생활 하면서 마음도 많이 여려졌나 싶었다.

매년 호주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통해 영어 돈 여행 세가지 목표를 가지고 많은 청년들이 온다. 대부분 그 청년들은 호주에서 가장 힘들다고 하는 일들을 세가지 목표를 생각하며 꿋꿋하게 참는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어떤 비자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카스트 제도와 같은 계급을 형성한다는 얘기가 그닥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는 까닭은 실제로 임금도 제대로 못받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면서 그 좋은 젊음을 여기에 모두 쏟아놓고 가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슬픈 얘기는 한국에서 오는 친구들 대다수가 스펙 쌓기의 연장선으로 호주에 오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스펙도 결국 투자 대비 결과물이라는 양적 측면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계층의 고착과 재생산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사회는 스펙이란 것을 요구하지만 스펙의 실체는 사실 계층 고착의 단면일 뿐이다. 결국 그 유리 천장을 넘어가기 위해 어학연수든 뭐든 필요한데 전 세대의 지원을 받기 힘든 젊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워킹홀리데이만큼 매력적인 캐치 프레이즈가 없다. “호주의 아름다운 대자연에서 돈도 벌고 영어공부도 하세요.”

한국의 청년들이 호주에 와서 배웠으면 하는 것은 그런 스펙 경쟁보다 온전한 꿈과 일생의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것이었으면 한다. 이제야 20대의 중반을 넘어가는 수준이라 어쩌면 이런 생각 자체도 어려서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먼 남국의 땅에 와야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잘못된 문화가 낳은 한국의 현실이 슬프다.

Sydney Ticket

2012년 2월, 갑작스레 결정하고 멜번행 티켓을 발권, 한달 후에 호주 땅을 밟았다. 뭔가 쿨해 보이지만 나 또한 파랑이라 불리는 해커스 토익책 앞 열 페이지를 넘겨보지 못한 사람이었고 어떻게 아프리카나 남미행 비행기가 아닌 호주행을 제대로 타고 왔는지 신기한 수준이다. 영어 실력은 없었지만 나에게는 개발팀장의 경력과 고민할 것 없이 하면 된다는 긍정적 추진력을 가졌던 대표가 준 영감이 있었다. 결정적으로 나는 아직 젊다는 생각이 나를 떠나게 했다. 호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젊음이 가장 큰 밑천이라고 내내 생각하면서 내가 이 광야의 과정을 극복함으로 얻을 일들과 관계를 기대했다.

오기 전에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던 것이 인터넷 검색이었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개발자로 일을 구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영어로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준비하고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 틈에 CI포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서 개발일을 하는 분의 얘기를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고 그에 힘을 얻기도 했다.

오자마자 예약했던 백팩커에 짐을 풀었고 계좌도 만들고 휴대폰도 등록했다. 모두 한국에서 준비해온 부분이라 영어 한마디 없이 준비할 수 있었고 둘째날부터 백팩커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이력서를 보냈다. 감사하게도 하루에 한두번씩은 연락이 계속 왔는데 준비를 하질 않았으니 당연히 들릴 턱이 없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빅토리아 마켓에 구경가려고 시티순환 트램을 탔었는데 그때 헤드헌터한테 전화가 왔었다. 다짜고짜 첫 질문을 던지던데 뭐라는지 몰라서 Sorry? 이랬는데 똑같은 질문을 몇번이고 하길래 잘 들어봤더니 무슨 account situation 을 물어보더라. 뭐 여튼 여차저차 넘어갔고 당연히 나중에 연락 준다고 하고 연락 안줬다. 그때 녹음한걸 들어보니 질문은 What is your current situation? 이었다.

초기에 묵었던 그린하우스 백팩커. 방 쓰던 사람들이 다 장기체류라서 보안 걱정(?)이 좀 덜했다.

하루에도 한 두통씩 전화가 오니 인터뷰에 무얼 물어보는지 명확하진 않더라도 단어로라도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 2주 일하는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급하게 사람이 필요한 곳이어서 내가 영어가 상당히 모자라다는 것도 알면서 채용을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곳에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즐거웠다. 여기서의 일이 나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되었다.

호주에서의 취업은 레퍼런스를 요구하는데 구직자에 대한 보증을 전 직장의 상사에게 구한다. 한국에서는 생각해보기 힘들지만 호주에서는 직업관이 한국과 달리 상당히 유연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전에 다니던 직장에 전화해서 얘 일할 때 어땠어? 이런 질문을 한다고. 답변도 그에 따라 공정하고 쿨하게 해주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레퍼런스가 없으면 호주에서의 취업은 거의 어려워서 레퍼런스 때문에 무급 인턴을 하기도 한단다.

기상의 규모가 확실히 다른 편. 여름의 하늘도 한국의 가을만큼 높다.

그리고나서 또 다시 이력서를 열심히 보내면서 자리를 찾으려고 애썼는데 영어가 안되는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이거 무슨 일인지 아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는데, 일만 시켜주면 잘 할 자신이 있는데 이걸 영어로 어필하기는 커녕 내가 무얼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매 인터뷰마다 짧은 영어도 경청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게 지금의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긍정적이었던 부분은 인터뷰가 떨어질 때마다 좌절감을 맛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계속 문을 두드렸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영어를 써야만 하는 상황을 계속적으로 마주하게 됨으로 짧은 영어라도 어떻게 구사해보려고 계속 노력할 수 있었고 수많은 인터뷰들이 마지막 인터뷰를 위한 준비과정이라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도전했다.

회사 앞 공원 풍경. 회사 앞인데도 한번 밖에 못가봤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경력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삼성과 같은 회사에서의 경력이라면야 당연히 인정해 주겠지만 앞서 말했듯 레퍼런스 체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거의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글이 훨씬 많았다. 내가 마주한 상황에서는 한국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어떻게 진행했는지 어필이 잘 안되서 그랬다 뿐이지 경력 자체를 부정하거나 하진 않더라. 뭐, 결국에 중요한 것은 영어다.

아쉬웠던 점은 역시 영어를 미리 준비해오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하다못해 동네 회화학원이라도 다니다 왔으면 조금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자마자 묵었던 백팩커에서 받은 카드키가 되질 않아서 바꿔달라고 말하려고 얼마나 땀을 흘렸던가. 인터뷰마다 물어보는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참 많았다.

또 다른 언어에 대한 경험이 적었던 것이 아쉬웠다. 한국에서는 자바나 php에 대해 많이 편중되어 있는데 이곳은 닷넷이나 파이썬, 펄 등 다양한 개발자를 요구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다른 개발 언어에 대한 경험이 있었더라면 좀 더 이전과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일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또한 php라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모델1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 반면 모델2로 이야기 되는 mvc 방식을 많이 사용하며 프레임워크도 상당히 많이 쓰이는 편이다. 줌라나 드루팔, 워드프레스 각각의 cms도 많이 쓰이는 편인데 각 cms도 나름의 객체지향적으로 구조가 짜여져 있어 동일한 php 임에도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코딩 스타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내 경우에는 codeigniter 한국포럼에서 나름 부지런히 활동하고 했던 점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발을 한다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기 때문에, 또한 분야의 특성상 해외에서 일해보는 것을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게 되는데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무조건 도전하라는 말보다는 무엇을 할 지 리서치도 해보고 자료도 정리하며 회화학원도 다녀서 준비하는 시간까지도 아깝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해에는 열정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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