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중순에 구입한 싱크패드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구입할 당시에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디스플레이였는데 Costco에서 판매하는 모델은 밝기가 상당히 낮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었다. 들고 다니는 용도라서 FHD면 베터리도 더 오래가고 매트 코팅이라서 눈도 피로하지 않겠다 생각하고 구입을 결정했었다. 사용에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창을 여럿 열고 개발을 하거나 여러 자료를 동시에 봐야 할 때는 낮은 해상도와 어두운 화면이 계속 거슬렸다.

교체를 할 수 있나 찾아보다가 생각보다 시도한 사람도 많고 방법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탑재된 FHD는 250 nit에 1920x1080 인데 HDR WQHD는 500 nit에 2560x1440 까지 지원한다. 학기 사이 방학동안 교체할 마음으로 부품을 주문했다.

전체적인 순서와 제품은 레딧에 올라온 글을 참고했다.

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필요한 부품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했을 텐데 다음 학기가 코앞이라 eBay에서 미국 내 배송하는 곳을 찾아 주문했다. 위 글에서는 상판 커버도 교체했는데 FHD 커버(01YR430)와 WQHD 커버(01YU642) 사진을 찾아보니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일단 교체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커버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전면 베젤이 스티커라는 걸 처음 알았는데 조심히 뜯어서 다시 붙이기로 했다.

  • 00NY679 14인치 WQHD 디스플레이 ($139.99)
  • 01YR429 WQHD용 40-pin eDP 케이블 ($23.14)

디스플레이 판매하는 곳이 실제로 어떤 디스플레이인지 메시지 보내서 물어봐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호환 규격은 맞지만 다른 제품으로 보내주는 경우가 많다고. 나는 00NY679 불렀는데 00NY680이 왔다. 호환은 되지만 찜찜.

Part # Brand Brightness Color space
00NY679 AUO B140QAN02.0 WQHD HDR 500nit 100% sRGB, 89% adobeRGB
00NY680 Japan Display JDI LPM140M420 WQHD HDR 500nit no reviews found
00NY664 LG Display LP140QH2(SP)(B1) QWHD non-HDR 300nit 98% sRGB, 68% adobeRGB
00NY681 AUO B140QAN02.3 WQHD non-HDR 300nit 96% sRGB, 61% adobeRGB
01YN103 BOE NV140FHM-N46 FHD non-HDR non-touch 250nit 59% sRGB & 38% adobeRGB

내 랩탑은 20KG 모델이고 교체 방법은 레노보 웹사이트에 잘 정리되어 있었다. 영상 따라서 분해하고 조립했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교체 직후에 여름 학기가 시작되어서 또 바빠졌다. 아무래도 무광에서 유광 디스플레이로 바뀌고 나니 자꾸 내 얼굴이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아마존에서 저렴한 14인치 반사 제거 필름을 붙여서 해결했다.

아이폰 디스플레이와 비교했을 때 엄청 어두웠는데 교체 후 최대 밝기는 아이폰보다 밝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70% 정도만 설정해도 편하게 쓸 수 있었다. 다만 베터리 소모가 조금 많아졌는데 크게 와닿을 정도로 사용 시간이 줄어들진 않았다.

그동안 다른 랩탑 디스플레이도 여러 차례 교체해봤는데 가장 편하게 교체한 모델이다. 아무래도 기업에서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교체 방법도 공개적으로 정리되어 있고 파트 정보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흥미로웠다.

그동안 사용하고 있던 맥북 프로는 사실 아내 몫으로 구입했다. 의외로 무거운 무게 하며 딱딱한 키보드는 생각처럼 쉽게 적응되지 않았다. 호주에서 미국으로 오며 맥북 프로는 주인을 찾아갔고 나는 새로운 랩탑을 장만해야 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레노보를 전적으로 사용했고 주변에서도 레노보에 대한 평이 좋아서 레노보 장비를 마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떤 기종을 구입할까 고민하던 중에 Costco에서 할인하고 있는 6세대 Lenovo X1 Carbon를 구입했다.

  • Intel(R) Core(TM) i7-8550U CPU @ 1.80GHz, 1992 Mhz, 4 Core(s), 8 Logical Processor(s)
  • 14 inch FHD (anti glare)
  • RAM 16GB
  • SSD 512GB
  • 2x USB Type C Thunderbolt 3, 2x USB 3, HDMI 1.4 Port
  • 3 Cell 57Wh (Up to 15 hour total) Battery
  • Weight 2.49lbs

전에 사용했던 Dell XPS 13에 크게 실망했던 기억에 비하면 이 랩탑은 정말 만족스럽다. 다음 직장을 언제 구할지 모르니 이번 랩탑을 정말 오래 쓰게 될텐데 생각하니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좋은 도구를 찾게 되어 기쁘다.

마감이 플라스틱이라서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만듬새 자체는 단단하다. 들고 다니기도 전혀 부담되지 않고 가볍다. 듀얼 부트로 설치한 우분투에서도 별 다른 문제 없이 모든 하드웨어가 잘 인식된다.

지문 인식도 붙어 있는데 안써봤다. Micro SD도 사용할 수 있고 USIM 슬롯도 있는데 USIM은 옵션에 추가하지 않으면 슬롯은 있지만 안테나가 없어서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찾아보면 안테나 구입해서 직접 장착하는 방법도 있다고. 선더볼트 3라서 eGPU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키보드다. 크기도 적당히 커서 불편함이 없고 눌리는 느낌도 명확해서 정말 좋다. 하지만 화살표 위에 PgUp, PgDn을 넣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불편한 레이아웃에도 큰 불만이 없는 이유는 커서 이동에 방향키보다 더 편리한 트랙 포인터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마우스나 애플 트랙패드보다 불편하긴 하지만 손을 키보드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

이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뚜껑 닫고 슬립모드에서 충전하면 뜨거운 상태로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침에 들고 나간다고 충전기 빼고 랩탑을 들면 손난로처럼 따듯하다. 이건 처음에 우분투서만 있는 문제인가 했는데 윈도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 반 쯤 열어두고 충전하면 문제 없다. 가끔 그러는데 가끔 그러는게 싫어서 그냥 열어두고 충전한다.

그다지 무거운 작업을 할 일이 없어서 성능 테스트를 할 만한 상황이 없었다. Visual studio를 사용하고 있어도 hello world 수준이라 전혀 문제를 겪지 못했다. 배터리도 나쁘지 않다. 적당한 밝기로 인터넷도 보고 책도 좀 보고 코드도 보고 하면 한 9시간 남짓 사용할 수 있었다. 좀 더 성능이 중요한 작업을 하면 더 짧아지긴 하겠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닳진 않았다.

이제 게으름을 도구탓으로 돌리지 못하게 되었다. 부지런히 써야 할 도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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