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생활을 정리하게 되었다. 얼마 지낸 것 같지 않은데 날을 세보면 벌써 만 6년이 넘었다. 처음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왔는지 예전 글을 읽어보면 참 멀리까지도 잘도 왔다는 기분이 든다. 도움도 응원도 많이 받았고, 많은 기도 덕분에도 잘 정착하고 지냈다. 다만 내가 받은 만큼 주변에 도움을 많이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맘이 든다.

요즘 지내면서 호주 생활에서 얻은 점과 잃은 점을 생각해봤지만 여러 감정이 있어서 명료하게 정리하기 어려웠다. 처음 왔을 때 환율이 1달러에 1200원을 넘고 있었는데 마트에서 손을 부들부들 떨며 사먹었던 일도 기억난다. 5시면 동네 대부분 가게를 닫는 것 보고 놀라기도 했다. 네팔 아저씨네 살면서 매일 카레만 먹던 일이라든지, 멜버른의 들쑥날쑥한 날씨에 감기를 달고 살았던 일, 비 펑펑 오는 날에 아내와 끝 없는 그레이트오션로드를 운전했던 일, 가족과 함께 한 멜버른 여행, 저스틴님 댁에서 지내며 함께 한 수많은 바베큐도 생각난다. 동네 공원도 많아서 언제든 산책할 수 있고 어디 가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 멜버른이 많이 그리울거다.

크고 작은 일 많았던 첫 회사, 대학이라 특별했던 두 번째 회사, 열정적인 사람이 많았던 컨퍼런스, 밋업에 가서 에너지도 많이 받았고 Korean Developers Meetup에서 한국어로 부담 없이 기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아는 분들과 함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고 혼자서 이것저것 만들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내 커리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는데 여기 와서는 기술적으로 어떤 깊이를 가져야 하는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생각해보면 이상한모임도 호주 오고나서 생긴 일이다. 멀리 있어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기도 하고 작년부터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서 미안한 맘도 크다.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오고 나서는 이상한모임서 온 분들과도 밤샘 코딩을 하기도 했었고, 이모콘도 참여하고 진행하기도 했었다. 한국서 참여하지 못했지만 대신 멜버른으로 오시는 분들과는 짧게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던 점에도 감사했다. 생활이 좀 정돈되면 각오를 다시하고 부지런히 하고 싶다. 다들 코알라로 나를 불렀는데 호주 나가도 그 닉네임 계속 가져갈 수 있을까, 다음 코알라님이 얼른 출현했음 좋겠다.

이 글도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또 줄줄 쓰게 되었다. 그동안 코드도 손에 잡히지 않고, 글도 뜸했던 이유가 이런 변화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거 아니었나, 핑계 대본다. 문득 내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호주에 올거라고 여러가지 물어봤던 분들도 생각나고 괜스레 미안한 마음도 든다. 리로케이션 하는 과정이 모두 끝난게 아니라서 어디로 가는지는 간 이후에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월말에 떠나게 될텐데 그 전까지는 도움받은 분들과 함께 식사도 나누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


호주 생활을 정리한 과정도 기록삼아 적는다.

  • 렌트 정리하기
  • 유틸리티 해지하기
  • 인터넷 해지하기
  • 가구/집기 정리하기
  • 각종 주소지 변경하기
  • 짐 보내기

그동안 플랫을 렌트해서 지내고 있었다. 이사 갈 때는 노티스를 보내야 하는데 주마다 샘플 양식이 있다. 간단히 양식을 찾아 내용을 작성하면 된다. 별다른 하자가 없다면 28일을 줘야 한다. 14일만 주면 되는 줄 알고 있다가 뒤늦게 노티스를 줘서 키를 반납한 후에도 돈을 조금 더 내게 되었다. 노티스를 주면 빌려준 곳에서 인스펙션을 한 차례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집주인이 집을 유지보수할 곳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노티스를 주면 Confirmation of vacating 을 우편으로 보내준다. 노티스를 언제 보냈는지, 얼마간 렌트했는지, 디파짓은 얼마인지, 본드(Bond)는 어떻게 지불되는지 등 내용과 함께 여러 조항이 적혀있고 본인 이름과 주소, 연락처와 서명을 해서 제출한다. 키 반납은 약속한 날에 프로퍼티를 관리하는 부동산에 가져다주면 된다. 반납이 늦으면 렌트비가 계속 나간다.

전기와 가스는 Origin energy와 계약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웹사이트에서 간편하게 해지할 수 있었다. 해지 비용으로 $40 정도 나갔고 마지막 인보이스와 함께 지불한다.

인터넷은 Engin을 사용하고 있었다. 여기는 웹페이지에서 해지할 수 없어서 상담시간에 맞춰 전화했다. 생각보다 별 문제 없이 해지할 수 있었다. 다만 원하는 날짜 대신에 결제일에 맞춰 해지 가능했다. 그래서 집에 인터넷이 예정보다 조금 일찍 끊길 예정이다.

책은 한국어 도서가 많아서 간단하게 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주변 분들에게 공유했다. 직접 가져가야만 하는 책이라서 복잡하지 않게 만들어 올렸다.

가구와 집기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정리했다. 내 경험으로는 검트리보다 훨씬 좋았다. 검트리는 연락 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도 불가능하고 구입하러 온다고 하고는 오지 않는 경우도 꽤 있었다. 반면 마켓플레이스는 페이스북의 프로필이 그대로 공개되기 때문에 구매자를 적당히 스크리닝 할 수 있었다. 또한 페이스북과 연동이 되어 있어서 집 주변에 물건이 올라오면 노티피케이션이 가게 되어 있다. 덕분에 가까운 곳에서 당일날 바로 와서 가져가는 경우도 많았다. 생각보다 빨리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주소지 변경이 필요한 곳은 은행과 메디케어다. 그동안 커먼웰스 뱅크를 주거래로 하고 있었다. 해외 주소로 변경하려면 방문해야 한다. 그래서 동네 지점에 방문했다. 별다른 증명 없이도 해외 주소로 변경할 수 있는데 사진이 있는 ID가 필요하다. 해외 주소는 호주와 입력하는 방식이 달라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우편번호 란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우편번호가 중요하다면 주소란에 같이 입력해달라고 해야 한다. 변경한 후에는 account information letter를 뽑아달라고 해서 변경된 주소가 원하는 방식으로 줄바꿈 되어 표기되는지 확인하는게 좋다. 그리고 모든 statement는 이메일로 전환했다. 해외에서도 우편으로 받을 수 있지만 그 비용은 계좌에서 차감된다.

나는 그다지 우편을 별로 받지 않아서 문제가 없는데 만약 우편을 계속 받아야 한다면 mail forwarding 이나 mailbox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가입하면 주소를 주는데 그쪽으로 바꾸면 모아서 보내주거나 스캔해서 이미지로 받아볼 수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잘 읽어봐야 한다.

메디케어는 국외 주소지 지정이 안되는데 거주자 대상인걸 생각하면 당연하다.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주소가 있다면 그쪽으로 변경하면 된다. 아니면 smarttraveller.gov.au 에 들어가서 여행자로 등록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여행자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호주 정부서 제공하는 페이지인 myGov에 메디케어 계정을 연결했다. MyGov에 서비스를 연결해두면 모든 안내 메시지가 myGov inbox로 전달해줘서 유용하다.

짐을 보내려고 이삿짐 업체를 알아봤는데 크게 해로, 육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다. 따져보면 거의 비슷한 가격이긴 한데 유독 저렴한 곳이라면 기본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일 수 있으니 확인해야 한다. 내 경우도 저렴하다고 계산했더니 실제로 보험을 더하면 다른 곳보다 가격이 더 비싸졌다. 조급한 마음에 골라서 결정했던 점이 좀 실수였지 않나 생각한다. 짐이 적다면 fedex, dhl을 이용하는 쪽이 저렴하다. 나는 아이맥도 보내야 했었고 짐을 많이 줄였어도 책 두 박스, 옷과 잡화 세 박스가 나왔다. 직접 포장해서 full cover 보험은 안되고 restricted 보험을 들었는데 배송에 보험까지 해서 650불 가량이 나왔다. 이렇게 가져가도 택배는 내가 간 다음에 도착하게 되어 있는데 너무 빨리 가져가면 스토리지에 보관하는 비용을 추가로 낸다고 한다. 짐을 찾고 나서야 얼마나 썼는지 정확하게 나올 것 같다.


이외에도 환전이라든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좀 있다. 아직 환전은 명확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가서 지낼 동안 돈은 바꿔가고 나머지는 transferwise라든지 hifx 같은 곳으로 보낼까 생각중이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다.

1년 조금 넘는 기간을 다닌 이번 회사에서는 이전 다녔던 곳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했다. 규모도 달랐고 프로세스도 갖춰져 있었다. 다른 부서와 함께 일하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PM과 BA와 함께 일하고, 아키텍트에게 리뷰도 받고, 수많은 단계를 거쳐 배포와 retrospective까지 가는 모든 과정이 배움의 연속이었다. 모두 친절하고 많이 도움 받았다.

회사 다니는 동안 크고 작은 다양한 업무를 했고 프로젝트는 대외적으로 인정도 받아 즐거웠다. 업무 프로세스가 많고 내 영어가 부족해서 지치는 면도 좀 있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에서 대학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도메인 지식을 배운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또한 성평등과 문화 다양성이 로드맵에 들어있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는 회사라서 그런지 지난 회사에서 겪었던 작은 편견조차 여기서는 볼 수 없었다. 덕분에 회사가 차별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장치를 둬야 하는지도 업무 외적으로도 많이 배웠다.

다음은 어느 회사로 갈지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 회사에서는 다른 기술을 사용해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다. 오랜만에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보고, 책도 읽고, 여유도 가질 참이다. 물론 나날이 들어오던 돈이 더 이상 없다는 상상은 좀 걱정이 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월급 중독이 심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매년 무언가 배우면서 미래를 대비하려고 했지만 조급한 마음만 앞서서 그런지 1, 2년이면 닳아버리는 지식만 반복해서 접했던 것 같다. 급함에 너무 좁은 시각으로 살지 않았나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간을 두고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지구력도 좀 만들고, 무엇을 오래 보고 배울지 부지런히 찾아야지 싶다. 무엇이 미래에 정말 필요할까, 나는 어떤 역할로 그 기류 속에 서 있을 수 있을까.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비하는지 고민과 함께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하고싶은 일이 기술적 깊이가 있는 엔지니어링인지, 아니면 비즈니스와 더 맞닿아 있는 기술 컨설팅인지, 아니면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아키텍트가 되고 싶은 건지. 이 전환 기간동안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토대를 잘 가꿔서 결정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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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href="https://www.instagram.com/p/BinbuBlBUUS/" style=" color:#000; font-family:Arial,sans-serif; font-size:14px; font-style:normal; font-weight:normal; line-height:17px; text-decoration:none; word-wrap:break-word;" target="_blank">Today is my last day at Swinburne. I’ve met so many great individuals in here and I really enjoyed all collaborated work with co-workers for awesome projects. I feel grateful for all my experienc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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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 color:#c9c8cd; font-family:Arial,sans-serif; font-size:14px; line-height:17px; margin-bottom:0; margin-top:8px; overflow:hidden; padding:8px 0 7px; text-align:center; text-overflow:ellipsis; white-space:now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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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멜번에서 만 6년의 시간을 보냈다. Stop and smell the roses. 고민도 많고 고생도 했던 기간이지만 몸 건강히 잘 지내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한다.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과 받은 도움에 감사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지난 월요일에 새로운 곳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멜버른 소재 S대학의 IT 부서에서 PHP/Frontend Developer로 일하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결심하고 인터뷰 보고 합격하기까지 일주일도 안되는 사이에 모두 이뤄졌다. 전 직장을 너무 오래 다녀서 그런지 새 직장에서 첫 주를 다니고 나서야 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Hawthorn, Victoria
새 사무실 계단에서 기차역이 보인다

호주에서 처음으로 다닌 회사는 저스틴님을 만난 B사가 가장 먼저였지만 거기서는 2주 정도의 계약직이였고 이 레퍼런스로 취업하고 지난 달까지 다녔던 회사는 K사로 4년 10개월을 다녔다. 호주에서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다니기도 했고 지금까지 호주에 있을 수 있도록 비자도 모두 해준 고마운 회사라서 그만 두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전사적으로 여러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하고 직접 스크래치한 솔루션도 있어서 내 회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기억과 감정이 깃든 회사였다.

하지만 적은 인원으로 운용되는 에이전시에 운영/유지보수까지 양이 많아지다보니 본연의 업무보다 “급한” 일을 많이 하게 되서 점점 심적으로 힘들어졌었다. 그래도 작년에는 스스로 어떻게 해결해보려고 오랜 기간 노력을 해봤는데 내 스스로도 퍼포먼스가 떨어지고 집중도 안되는게 느껴져서 너무 괴로웠다. “급한” 일은 이상하게 “급한” 일을 이미 하고 있는데 더 “급한” 일이 나타나서 끝맺지 못한 일만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그랬던 탓에 코드를 만드는 일 자체가 재미없게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평소에는 퇴근하고 나면 이런 저런 코드도 만들고 그랬는데 어느 날부터 그냥 넷플릭스 보고 게임만 하고 그랬던 것 같다. 벌여놓은 일도 있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한 기분도 들고, 블로그도 꾸준히 못했다. 그렇게 놀고도 다음날 출근하기 싫어서 일찍 자지도 않은 날이 반복되었다.

so sad
너무나 내 기분이라서 저장했던 짤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 내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고만 해서 이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들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는 작았고 모두 바쁘기도 하고 누구 붙잡아 얘기하기에는 너무 민감한 이야기기도 했다. 그래서 멜버른 지인들을 커피와 점심/저녁을 핑계 삼아 만나 내 어려움을 늘 토로했는데 맨날 같은 말 하는 나를 만나 잘 챙겨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 이전에 너무 죄송하기만 하다.

작년 말에 이직을 결정하고 주변 분들에게 이직을 생각한다고 말을 꺼내기 시작했었다. 그러던 중 저스틴님이 한 리쿠르터를 레퍼런스 해주셨는데 이력서를 보내고 하루 지나 인터뷰가 잡히게 되었다. 잔뜩 긴장하고 인터뷰를 갔고 php와 php security, angular, database, linux 기본적인 것들을 물어봤다. 다 일반적인 질문들이라 크게 어렵진 않았는데 데이터베이스 질문에 생각보다 막혀서 좀 조바심이 났다. 리쿠르터 분이 인터뷰 전에 “인터뷰이로 가는게 아니라 비지니스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고 대하라”는 얘기를 해줬는데 그런 각오로 인터뷰에 임했더니 좀 더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터뷰 끝에 질문할 때 프로젝트 요구사항이라든지 코드의 질이나 개발 환경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는데 좋은 인상을 남겼던 것 같다.

호주는 연말에 크리스마스에서 신년 사이 사무실 전체가 휴가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내 인터뷰가 크리스마스 바로 전날이었다. 그날 오후에 리쿠르터한테 붙었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도 아직 정식 오퍼가 오지 않아서 혹시나 싶어 조용히 지내다가 연휴가 끝나고 제대로 오퍼레터를 받을 수 있었다. (레퍼런스를 해주신 저스틴님과 지만님께 또 감사드린다.)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일한 기간에 따라 노티스를 주게 되어 있어서 내 경우는 3주 노티스를 줘야 했다. 처음으로 사직서도 작성했다. Resignation letter template을 한참 검색하고 고민해서 썼다. (짜집기했다의 다른 표현.) 그렇게 써서 제출했더니 너무 갑작스럽다고 바로 수리되지 않았다. 그러고 3일 가량을 설득하려 했다. 그런 후 카운트 오퍼를 줬는데 그 사이 한참 흔들리긴 했지만 작년 한 해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 어짜피 한번 말하고 나면 이전과 같은 관계가 될 수 없다는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오퍼를 거절하고 다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렇게 3주 정리 기간동안 인수인계 기간을 거쳤다. 마지막 날은 오랜 기간 다녀서 기분이 먹먹하긴 했지만 마지막이란 생각에 너무 행복했고 퇴근 후에도 너무 행복했고 다음 월요일 출근 안해서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잘 그만 뒀구나 생각이 들었다. 잠시 쉬고 새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다.

대학교로 출근하는 기분도 신선하고 동네 분위기도 사뭇 달라서 아직 어색하지만 팀원도 좋고 좀 더 체계적인 환경에서 개발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대학가라서 점심 먹을 곳이 참 많다!) 첫 주라서 기존 코드를 읽고 업무 파악하고 부트스트랩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조만간 프로젝트가 시작될 예정이라 기대와 걱정이 뒤섞여있다. 이전 조직에 비해 커뮤니케이션과 문서화가 월등히 많아서 개발 자체보다는 영어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제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겠다.

Python을 실무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긴 하지만 사용할 때마다 재미있고 깊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늘 드는 언어 중 하나다.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부터 PyConAU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이전엔 브리즈번에서 하고 그 전엔 호바트에서 해서 숙박이나 비행기표나 신경 쓸 일이 많아 고민만 하다 가질 못했었다. 올해는 멜번에서 한다고 하길래 얼리버드 티켓이 열리자마자 구입을 했다. 한동안 python과 가까이 지내지 못해서 과연 내가 이 행사를 참여할 자격이 있는가를 끊임 없이 고민했다. (이미 티켓을 샀으면서도.) 다녀오고 나서는 참 잘 다녀왔구나, 참가 안했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기억이 남았고 긍정적인 힘을 많이 받고 올 수 있었다.

PyCon AU 2016의 모든 세션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서 관심이 있다면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1일차

늘 주말에 일이 있어서 집밖을 나서는 날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아침 일찍 챙겨서 행사장으로 갔고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커피 쿠폰 두 장, 티셔츠를 받았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기하다가 들어가서 오프닝 키노트를 봤다.

도착! 이렇게 (공간이) 큰 행사는 처음 ㅜㅜ #pyconau

MicroPython: a journey from Kickstarter to Space

오프닝 키노트는 Python을 작은 임베드 장비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먼저 시작하는 방식으로 개발한 구현체인 MicroPython에 대한 이야기였다. 구현을 시작한 과정부터 Kickstarter를 거치며 겪은 경험, BBC와 만든 micro, 그 이후 유럽우주국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와 앞으로의 로드맵을 이야기했다.

임베딩 장비를 좋아하는데 거기서 고급 언어를 사용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Python을 공부해야지 하는 마음에 Python을 선택했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작게 시작했지만 전환점이 되는 위치가 있었다. 요즘은 이미 거의 완제품이 나온 상태에서 킥스타터에 올리는 분위기지만 MicroPython이 펀딩을 진행했을 당시에는 좀 더 언더(?)같은 느낌이었나보더라. 그렇게 펀딩에 성공해서 MicroPython이 탄생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라 유럽우주국에서 연락이 와 투자를 받았단다. 지금까지 우주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디바이스는 중단 후 컴파일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다시 구동하는 방식인데 인터프리팅이 가능한데다 고급 언어인 파이썬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이 컸다고. 유럽우주국과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추후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게 될거라고 했다.

개발을 시작한 이유도 그렇고 킥스타터나 유럽우주국 이야기, 그렇게 우주로 나가는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마치 소설처럼 느껴졌다. 작지만 세상을 바꾼다, 느낌으로.

RULES FOR RADICALS: CHANGING THE CULTURE OF PYTHON AT FACEBOOK

페이스북의 이야기였는데 Python2.x에서 Python3.x로 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2013년부터 이전하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2016년에 py3를 기본으로 사용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줬다.

2013

  • Linter에서 __future__를 자동으로 넣어줘서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쓰기 시작함.
  • 원래는 gevent와 twist가 py3 지원할 때까지 기다리려 했는데 Thrift에서 py3 지원 시작하면서 이전하기 시작.

2014년

  •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아무도 안씀.
  • 구버전 패키징 라이브러리인 fbpackage2를 py3에 맞춰 fbpkg로 작성.
  •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마하트마 간디
  • 기존 라이브러리, 사내 부트스트랩 전부 구버전 기준이라 재작성.
  • 고장난 라이브러리 전부 고침.
  • PyFlakes로 forcing comliance. py3 린트 통과 못하면 커밋 안됨. 자연스레 문법에 친해지기 시작.
  • 문제 생기면 적극적으로 도와줌.

2015년

  • 사내 교육을 py3으로 변경

2016년

  • 기본으로 py3 사용
  • 이제 사람들이 py2를 깨먹기 시작함

자신이 원하는게 있으면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이야기, 미래지향적으로 교육을 해야한다는 부분, 통계를 잘 수집하면 이런 과정이 더 명료해서 도움이 된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Python for Bioinformatics for learning Python

제목만 보고 Bioinformatics에 대한 이야기를 할 줄 알고 들어갔는데 좀 실망했다. Bioinformatics에서 c++를 자주 사용하는데 가르치기 어려워서 파이썬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Bioinformatics에서 분석할 때 사용하기 좋은 함수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고 코드골프만 실컷 보여줬다.

Linear Genetic Programming in Python Bytecode

제네릭도 아니고 제네틱은 무엇인가 싶어서 들어갔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전에 본 적 있던 유튜브 영상으로 시작했다. 이게 바로 제네틱 프로그래밍이라고.

아예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좀 어렵긴 했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진화론 아이디어를 반영한 프로그래밍 방식이었다. 먼저 코드에서 가족군을 만들고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모두 만들어낸다. 그리고 각 코드끼리 비교 평가를 수행하고 적자 선택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서 목적에 맞는 코드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평가와 선택이 적절하면 세대를 거듭할수록 목적에 맞는 코드가 나온다고 한다. 들으면서 하나도 모르겠는데 이게 엄청 멋진건 알겠더라. 이 프로그래밍으로 이용해서 전자기판 최적화를 하는 대회(Humis contest)가 있다고 한다.

이 제네틱 프로그래밍을 사용할 때는 함축적인 언어를 사용할수록 유용하다고 하며 brainfuck을 예로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제네틱 프로그래밍은 gp-field-guide.org.uk가 가장 잘 정리되어 있다고 한다.

이 정반합 과정을 Python Bytecode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라이브러리 DEAP를 소개했다. 시간이 없어서 Bytecode 예제는 보여주지 못했다.

Security Starts With You: Social Engineering

Social Engineering으로 보안에 취약할 수 있는 정보를 빼내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흔히 알고 있는 Phishing 외에도 Tailgating(piggybanking), pretexting, Baiting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서비스에서 알림과 같은 이메일을 보낼 때 되도록이면 링크를 넣지 않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보안성이 높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이메일을 받으면 보낸 사람이나 내용을 보면 이미 스팸같은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안누르긴 하지만 내용이 정말 지능적으로 똑같이 만들어졌다면 평소와 같이 누르게 된다는 것이다. 애초에 메일에 디테일을 담지 않고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에 로그인하면 확인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메일 자체에 내용을 최소화하는 접근 방식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피싱 메일을 받아도 아무 링크나 눌러보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을 많이 준다고 한다.

Behind Closed Doors: Managing Passwords in a Dangerous World

password는 신원 확인을 위한 것인데 어떤 방식으로 확인을 하는가, 그 확인을 위한 데이터를 어떻게 보관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보안과 관련한 수많은 라이브러리를 설명해줬다. 점심 먹고 졸릴 시간인데다 라이브러리를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 그냥 멍했다. 필요한 권한만 최소로 주라는 말이 기억난다.

CPython internals and the VM

Python을 사용하면서 내부는 어떻게 구현되어 있을까 궁금해서 CPython 코드를 열어봤다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코드만 실컷 읽고 끝났다. 오픈소스는 구현이 궁금하면 열어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나 그런거 보여줄 줄 알고 갔는데 코드만 읽음.

The dangerous, exquisite art of safely handing user-uploaded files

파일을 업로드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올린 파일을 다룰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 파일명이나 파일 확장자는 절대 믿지 말고 고립된 환경에서 파일을 다룰 것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PHP를 엄청 깠다. 그다지 새롭지 않았음.

Lightning Talks

5분 짜리 라이트닝 토크를 연속해서 진행했다. pyaudioquitnet을 사용해서 스피커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마이크로 데이터를 전송 받는 데모도 재밌었다. 여성 스피커로만 진행하는 KatieConf 이야기도 재밌었다. (패러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토크는 Falsehoods Programmers Have about Identity 였다. 이름, 성(Gender), 생일, 국적에 대해 정보를 받을 때 어떤 방식으로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은 인간임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2일차

Python All the Things

파이썬을 사용해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PyBee 소개였다. 언어 구현과 레퍼런스 구현을 분리해서 설명했는데 Django와 같이 재단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로드맵을 얘기해줬다. 아직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라서 실제로 보여주는 부분은 많이 없었지만 그간 파이썬에서 약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라 그런지 사람들 관심이 참 많았다.

Evaluating fire simulators using Docker, Dask and Jupyter notebooks!

호주 기상국(Australia Bureau of Meteorology)에서 발표한 세션인데 주제대로 산불 발생 시뮬레이터를 docker와 dask를 사용해서 구현하고 Jupyter로 결과를 가공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docker 때문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별 내용 없이 개괄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Code the Docs: Interactive Document Environments

문서화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달랐다. 스피커는 사실 Swift 책을 쓰는 사람이었고 Xcode Playground에서 인터렉티브한 개발 문서를 작성해 프로그래밍을 더 쉽게 이해하고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문서와 코드를 오가면서 실제로 동작하는 코드를 확인하는 과정을 문서 내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동적인 문서 환경을 jupyter와 Playground를 사용해서 보여줬다. Oreilly에서 jupyter를 이 용도로 수정해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Regex golf를 보여줬는데 영상과 문서, 코드가 잘 동기화되어 있었다. 얘기로는 이런 방식의 미디어가 교육을 위한 책을 대체할 것이라고 했는데 교육을 위한 포맷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점은 많이 공감했다.

Deciding between continuity and change in your Open Source community

지금까지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겪은 이야기를 공유했다. 오고 가는 자원봉사자와 어떻게 함께하는지, 커뮤니티에서 어떤 부분을 지향해야 하는지, 커뮤니티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했다. 이상한모임에 참여하면서 생각했던 많은 고민이 우리 만의 문제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운영하면 누구나 고민하는 부분이구나 생각할 수 있었다. 자전거 그늘처럼 불필요한데 시간과 자원을 많이 소모하는 일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Functional Programming for Pythonistas

루비 개발자인데 파이썬의 함수형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map과 같은 함수랑 lambda 설명하는 수준이었다.

The Evolution of Python Packaging at Facebook

페이스북에서 Python 패키지를 어떤 방식으로 배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좀 더 특별한 방식을 사용할거라 생각했는데 ZIP 압축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한다. ZIP을 에디터로 열어보면 PK라는 매직 키워드가 존재하는데 그 앞에 shell script를 넣어도 zip파일엔 영향이 없다고 한다. zip파일에 쉘 스크립트를 포함한 후에 쉘로 그 파일을 실행하면 압축을 해제하기 전에 해야 하는 환경 설정이나 라이브러리 처리를 한 다음 self extract 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얼마 전 zip을 대체하는 라이브러리를 페이스북에서 발표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아마 이 환경에서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개선한게 아닌가 싶다.

그 쉘 스크립트를 포함한 zip을 PAR이라 부르고 페이스북 내에서 사용하는 아카이빙 파일로 표준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배포해야 하는 서버가 많으니까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최소한의 자원을 써서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모양이다. 이렇게 만든 파일을 rsync하거나 torrent로 배포한다고. 페이스북이 종종 내려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는데 서버에서 한 번 실행하는 함수라서 작은 환경에서 실행했을 때는 문제가 없다가도 수십 만 대 서버에 배포되면 순식간에 수십 만 번 실행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발표에서 페이스북의 문화를 중간 중간 이야기했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서 재미있게 한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고 부러웠다.

Predicting the TripleJ Hottest 100 With Python

이틀 꼬박 달리니까 좀 지쳐서 쉬는 마음으로 들어간 세션이었다. 모 사이트에서 음악 인기투표를 진행하는데 인기투표 후에 소셜로 공유하는 기능이 있어서 그 내용을 분석해 실제 발표 이전에 해당 발표를 예측하는 서비스를 만든 후기였다. 나는 처음 듣는 사이트였지만 그 순위 가지고 베팅도 하고 그렇다고. raw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분석했는지 설명하는데 그냥 수작업으로 보였다.

Hitting the Wall and How to Get Up Again – Tackling Burnout and Strategies

왜 개발자는 번아웃 되고 힘들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고 바쁘고 힘든 시기여서 그랬는지 많이 위로가 되었다. 힘든게 당연한 일이고 힘들면 꼭 심리치료사를 찾으라고.

Lightning Talks

역시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 How well do we (in this room) represent python programmers?: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개발 환경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적다고. Python을 사용하는 환경이 대부분 리눅스나 맥인 경우가 많은데 실제 학습 환경에서는 윈도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
  • 5 Languages in 5 minutes: 5가지 언어를 보여줬는데 ARNOLDC, TRUMPSCRIPT, LOLCAT, BRAINF* 4가지와 직접 만든 ANGUISH를 보여줬다. ANGUISH는 공백 언어로 만든 프로그래밍 언어, 매우 안전(?).
  • Open source and social responsibility: 오픈소스에 사용된 코드 라인 수를 보여줬다. Ubuntu, nginx, postgreSQL, python의 코드를 합치면 72,258,475 라인이라고. 이런 코드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좀 더 사회적인 책임 의식을 갖고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슨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짚어 이야기하며 지금 세상을 바꾸라는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개발을 하다보면 눈 앞에 있는 일에 치여서 재미를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세상은 넓고 멋진 사람들을 많은데 내 작업은 작게만 느껴지고 세상을 바꾼다는 포부와는 동떨어진 삶을 사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한동안 너무 바빠서 내가 개발을 얼마나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지, 즐거워하는지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는 것을 파이콘에 참석해서야 알게 되었다. 다들 즐겁게, 자신이 하는 일을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많이 좋아졌고 한편으로 위로도 되었다. 부지런히 배워서 컨퍼런스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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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도 한국 운전면허증을 NATTI 공증이나 영사 공증 받으면 면허증과 이 공증 서류를 휴대하는 것으로도 운전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빅토리아 주에서는 한국 운전면허증를 소지한 경우에 빅토리아 주 운전 면허로 교환해주는 정책이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다녀오기 귀찮기도 하고 공증 서류만으로도 차량을 렌트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서 바꾸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영주 비자를 받은 이후 3개월 이내로 바꾸지 않으면 운전 면허를 처음부터 취득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어서 바꾸게 되었다.

VicRoads에 전화(13 11 71)해서 방문 예약을 하면 된다. 한국 운전면허 변경하겠다 하고, 개인 정보 불러주고, 장소 결정하면 예약이 끝난다. 준비할 서류는 다음과 같다.

  • 한국 운전면허증 영사 공증
  • 주소지 증명할 우편물 (유틸리티 빌, 은행 스테이트먼트, TFN 등) – 혹시나 싶어 최대한 챙겨서 갔다.
  • 한국 운전면허증
  • 여권

회사에서 가까운 VicRoads hub@exhibition에 방문했다. 최근에 생긴 오피스라서 상당히 깔끔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https://www.instagram.com/p/BIsKM1Fj-sD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직원 도움을 받아서 신청서를 모두 작성했다. 3년 기한은 77.90불, 10년은 267불이다. 서류 모두 검토하고 사진까지 즉석에서 촬영했다. 운전면허증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영수증을 운전면허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업무일 5일 내로 우편으로 보내준다.

앞으로 얼마나 운전할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권 대신 들고 다닐 신분증이니 마음에 평안이 다 생긴다. 😀

2012년 3월, 덜컥 호주행 비행기를 타고 멜버른에 도착한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캐리어를 밀고 백팩커에 체크인 하던 나를 기억해보면 그 때의 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호주 생활을 시작한지 만 4년이 조금 넘은 지금, 2016년 6월, 호주 영주권을 갖게 되었다.

겁 없이 올 수 있던 이유

당시에는 엄청 준비하고 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봐서는 참 도전적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많이 안일하게 준비했다. 영어도 부족했고 현지 사정에도 밝지 않았다. 현지 취업 사이트에서 취업 공고 보고 내 이력서와 맞는 자리가 얼마나 있을지 알아본 정도였다. 그래서 4년이란 불안정한 기간동안 마음 고생도 심했었다. 즐길 수 있던 시간도 있었지만 그만큼 자기 관리가 필요했다. 타지에서 오래 지낸 경험이 없어 내게 쉬운 일은 아니였다. 감사하게도 여기에서 만난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탈조선에 성공한 것을 축하한다는 인사도 받긴 하지만 내가 나올 즈음인 4년 전까지만 해도 이토록 탈조선에 대한 담론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한국 경험의 시간은 4년 전을 기준으로 멈춰 있다. 간접적으로 듣는 경제 사정이나 청년 계층의 취업난은 실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느껴진다. 나는 엄청난 의지로 꼭 탈출하고 말리라 정도로 생각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서 요즘 해외로 취업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는 질문에 다소 다른 온도의 답변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다니던 대학 학비는 학기에 170만원 정도 하는 지방 국립대였고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자취를 할 일도 없었다. 군 전역 후에 1년 간 회사를 다니며 모은 적금을 정리하고 호주 올 준비를 한 다음에 300만원을 환전해서 호주로 넘어왔다. 부양 가족도, 갚아야 하는 학자금 대출도 없었다. 만약 학교 학비가 더 비쌌더라면 앞에 낸 비용이 아까워서라도 학교를 끝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워킹홀리데이는 그나마 가장 적은 밑천으로 시작할 수 있는 선택지다. 하지만 이런 말을 어디서 쉽게 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런 내 배경으로 쉽게 느끼는 것은 아닌가 고민했기 때문이다. 다녀야 할 학교도 있고 학자금 대출까지 있다면 워홀 커뮤니티에서 흔히 하는 말처럼 경험, 영어, 돈 중 하나 내지 둘 챙기는 것 외에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돈이 더 있다면 더 좋은 선택지가 많겠지만 말이다.

지금 보면 참 어린 생각이지만 프로그래밍으로 취업할 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재미로 만들던 웹사이트인데 이 일로 돈을 번다는 것을 군 입대 전에야 알았다. 전역하고 나서는 지방 기업이지만 웹에이전시에서 개발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참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같은 일을 한다면 전혀 두려울 것이 없을 정도로 알게 되니 겁이 없어졌다. 한국 이 촌구석에도 이렇게 일이 있는데 호주라고 없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오기 전에도, 오고 나서도 흔하지 않은 케이스였고 좋은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손에 꼽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지낼 수 있었던 점에 더 감사하게 된다.

호주에 도착해서

지인이 도와줘서 미리 만들어온 커버레터와 준비해온 이력서를 들고 지원할 수 있는 모든 포지션에 지원했다. 열린 포지션이라면 어디든지 지원 했지만 리쿠르터를 거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영어가 약해서 면접까지 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런 일은 예상했지만 실제로 경험을 하고 반복하다보면 기운빠지는 일이긴 하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리쿠르터가 아예 전화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그래서 전화 오고 인터뷰가 잡힌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했다. 많은 전화 덕분에 오히려 더 빠르게 전화에 익숙해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러던 중에 급한 프로젝트에 투입된 적도 있었다. 2주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은 레퍼런스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레퍼런스를 가지고 부지런히 자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때 만난 저스틴님께도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리쿠르터를 통과하는 일이 아무래도 적다보니 콜드메일도 정말 많이 보냈다. 멜번 지역에 있는 회사를 구글 맵스에서 검색해서 일일이 웹사이트를 확인했다. 채용 페이지가 없을 때는 문의 이메일로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인터뷰도 더 많이 잡을 수 있었고 그렇게 지금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호주에 지내는 내내 호주에서 아무 일도 못해보고 한국을 돌아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은 늘 따라다녔다. 제주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씨름하고 있었을까, 서울에서 계속 웹개발을 하고 있었을까.

비자 문제

해외 체류에 있어서 비자는 늘 문제다. 물론 학력이 좋거나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라면 비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셔가야 하는 사람 발목은 안잡는다. 그 외의 경우는 내 자신이 왜 비자를 받아아 하는지 설득해야 한다. 작게 보면 회사의 상사에게 그래야 하고 크게 보면 호주 정부에게 내 비자의 타당성을 서류로 검증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은 쉽지만 체류하는 사람마다 비자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다들 하나는 갖고 있을 정도다.

비자 발급 비용도 적지 않다. 나는 고맙게도 모든 비용을 회사에서 처리해줘 부담없이 잘 받을 수 있었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크게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아 대리인을 고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호주 이민성에서 제공하는 체크리스트를 보며 준비 서류를 챙겼다. 그렇게 워킹홀리데이 비자에서 Subclass 457 비자로 전환 후 2년 반을 지내고 영주 비자인 ENS 비자를 신청했다.

비자를 신청하기 전에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1차 관문이고 비자를 신청하고 처리되기까지 기다리는 일이 2차, 담당자가 배정되어 통과되는 일이 마지막 관문이다. 처리를 기다리는 기간이 기본적으로 5개월 이상인데 이 기간 동안 별 생각이 다 든다. 게다가 까탈스러운 담당자를 만난다면 정말 정신을 붙잡기가 쉽지 않다. 내 경우에도 꼼꼼한 담당자를 만나서 번거로운 일이 있었지만 다행히 큰 문제가 되진 않아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영주권은 끝이 아니라 시작

마치 고등학생 때 수능 보고 대학만 가면 모든 일이 끝날 것 같지만 더 많은 선택지와 삶의 방향 앞에서 혼란을 겪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영주권을 받고 나서 기쁜 마음도 분명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내 비자 상태를 탓하며 아무 일도 안하며 손놓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괜스레 부담감도 생긴다. 그런 부담감도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뚜렷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당장 앞에 있는 일에만 바쁘게 지냈는데 막상 그 날이 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할까. 그래도 기쁨과 감사함으로 앞으로 시간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호주에서의 삶부터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평생 가지고 갈 내 인생의 밑천이 되었다. 호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든지 또 다시 다른 나라를 알아보고 도전해보지 않았을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털고 또 새롭게 시작해보겠냐 그러면 그럴꺼라 대답할 것이다. 그 인생의 충격은 또 다시 경험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다행인지 삶은 여기에 끝이 아니라 도전의 연속이다. 영주권이 큰 고비라고 생각했지만 앞으로도 등정하고 싶은 산도, 올라야 하는 산도 많이 보인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내 자신에게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게 된다.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결여를 부정하거나 괴로워하거나 덮어두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삶에서 갚아야 할 감사가 더 많아졌다. 부지런히 살고 열심히 지내서 도움 주신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앞으로 어떤 삶을 마주하게 될 지 기대된다.


다음은 호주 생활과 관련해서 썼던 글이다.

지난 21일 Weird Developer Melbourne 밋업이 있었다. 3회차인 이번 밋업은 라이트닝 토크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그 중 한 꼭지를 맡아 C# 초보가 C# 패키지를 만드는 방법 주제로 발표를 했다.

C# 스터디에 참여한 이후에 윈도 환경에서 작업할 일이 있으면 C#으로 코드를 작성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업무에서 사용하는 기능은 한정적인데다 의도적으로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해야 실력이 느는데 코드는 커져가고, 배운 밑천은 짧고, 유연하고도 강력한 코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지만 실천에 옮기질 못하고 있었다.

얼마 전 저스틴님과 함께 바베큐를 하면서 이 얘기를 했었는데 “고민하지 않고 뭐든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말씀을 듣고 그냥 하면 되는걸 또 너무 망설이기만 했구나 생각이 들어서 실천에 옮겼다. 특별하게 기술적으로 뛰어난 라이브러리를 만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만 하고 앉아있다가 행동으로 옮기는 일을 시작한 계기와 경험이 좋아서 발표로 준비하게 되었다.

발표 자료는 다음과 같다.

발표는 다음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 MonoDevelop에서 간단한 예제 코드 시연
  • 라이브러리 작성하면서 배운 것
  • GitHub
  • Nuget 패키지
  • AppVeyor 설정

라이트닝 토크라서 이 주제가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다른 분들은 더 심도있는 주제를 많이 다뤄서 쉬어가는 코너 정도 느낌이 되었던 것 같다. 시간을 짧게 한다고 좀 더 설명할 부분을 그냥 넘어가거나 보여줄 페이지를 다 보여주지 못했던 점도 아쉽다.

발표 이후로도 계속 시간을 내서 라이브러리도 다듬고 C# 공부도 부지런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학습에서 유익했던 자료와 보고 있는/볼 예정인 자료를 참고로 남긴다.

  • [C# Fundamentals for Absolute Beginners

]6 MVA 강의로 C# 기초와 VS 사용 방법을 배울 수 있음. 최근 리뉴얼 한듯.

In Weird Developer Melbourne! Thanks @justinchronicles

호주에 온지 벌써 5년차에 접어들었다. 아직도 시내를 돌아다가 멜번 온 첫 날에 잠을 청했던 백팩커 숙소 앞을 지나면 그 날이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받은 카드로 문을 열지 못해서 이걸 어떻게 말해야하나, 우물쭈물 한참을 고민하다가 카운터에 카드를 들고가서 “카드 이스 낫 워킹”을 외치니 “The card is broken, right? no worries mate” 이라고 답하던 그 호주 억양이 아직도 생생하다.

6인실이었던 내 도미토리는 모두가 장기체류였고 그런 탓에 온갖 빨래며 물건들이 널려있었다. 그렇게 짐을 내려놓고 샤워하러 갔을 때 그 소독약 냄새도 아직도 기억 난다. 그때 바깥 네온사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던 기억도, 무얼 어떻게 사먹어야할지, 환율을 매번 계산하면서(그땐 무려 1달러에 1200원 남짓) 한참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크고 작은 일들도 있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가 하면 오래 알던 사람을 떠나 보내기도 했다. 호주에 온 이후로 온라인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찾아가 직접 만나기도 했고 가족이 나를 보러 호주에 찾아오기도 했다. 여기서 일자리를 찾게 되어 자리를 잡고, 못할 것만 같던 이런 저런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고, 무엇보다 작년에 집을 렌트해서 혼자 살게 된 이후로는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느낌이다.

타지 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가족에게 걱정 끼칠까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도 있었고 주변 사람들 각자 자신의 삶에서 고군분투 하는데 짐을 더해주는 것은 아닐까 하고 선뜻 내 어려움을 토로할 수 없었다. 그래도 주변에서 심적으로나 물적으로,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도와준 많은 분들 덕분에 호주에 잘 정착해서 지금까지 지내올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그 고마움을 보답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런 도움을 주변에 줄 수 있도록 더 성장하고 싶다.

여전히 영어도 쉽지 않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올해에는 고민보다 행동이 우선되는 삶을 살자 다짐했던 것처럼, 고민을 하기 전에 먼저 작게 시작하는 것이 내 삶에 더 필요하다. 호주에 도착했던 그 날을 다시 생각하면서, 무모하게만 보였던 그 도전과 자신감을 오늘 다시 세워본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꾸준하게 인기 있는 글은 단연 호주에서 일하는 이야기다. 이 글 덕분인지 이메일로 질문을 자주 받는 편인데 아무래도 질문에 공통점이 많은 편이다. 답장이 거의 비슷한데도 시간을 너무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 이전에 보냈던 메일을 정리해서 올려본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거주하는 ***라고 합니다.

먼저 갑작스레 메일 드려 죄송하고, 읽어보시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보내주실 수 있다면 매우 감사드리겠습니다.

간략한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컴퓨터 전공으로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2009년부터 지금까지 모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영상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업무를 주로 진행하다가 최근 솔루션화를 위한 si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개발언어는 *\*고 **등의 라이브러리를 주로 이용합니다.

제 꿈은 외국에서 살아보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호주, 유럽, 캐나다, 미국 등 여행과 삶을 접목시켜 각 대륙에서 직장을 구하고 여행을 하는, 허황될 수 있는 큰 꿈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꿈을 이루고자 웹을 통해 제 목표와 가까이 계신 분들을 모니터링하고 어떻게 현재의 위치까지 도달하셨는지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조언을 구하는 이메일을 처음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혹 무례하거나 잘못된 모습이 있더라고 넓게 이해하여 주시고 지적하여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잘 구할 수 없는 궁금한 점을 질문드리고자 합니다.

  1.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니 워홀로 입국하셔서 직업을 구하셨던데, 이런 케이스를 웹에서 더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쉽지 않은 길인 것 같습니다. 워홀비자의 제약조건하에서도 개발자로 취업한 케이스가 종종 있는지 궁금합니다.

1.1 만약 가능하다면 구인공고가 올라오는 홈페이지 등을 소개해주신다면 어느 분야가 수요가 많은지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2 저는 영상처리 관련 기술에 경험이 있지만, 이는 너무 한정된 분야에서 사용되므로 관련직종으로 직업을 구하기는 어려울듯 합니다만, 이런 상황에 조언해 주실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요?

  1. 보통 외국에서 일하시는 개발자분들은 본인의 이력서를 웹에 게시해두던데, 이렇게 항상 일자리를 구할만큼 고용이 불안정한가요?

  2. 한국과 비교해 근무환경, 업무강도, 일처리의 합리성 등의 면에서 (즉, 삶의 질에서) 향후에도 호주에서 계속 거주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저는 호주에서 개발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알아가는 중입니다.

짧은 답변 하나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 드림


안녕하세요. 김용균입니다.

메일 잘 받았고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한국은 많이 덥다던데, 호주는 이제 완전한 겨울이라 많이 춥네요. ^^

  1. 사실 제 경우가 예로서 적합한 케이스는 솔직히 되질 못해서 좋은 답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학력도 전혀 관련 없는 학과(사회교육과 지리교육전공)에 졸업도 하지 않은 휴학생인데다가 겨우 3년 남짓한 경력이 전부였습니다. 포스트에서 보셨겠지만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준비도 안된 상태였고, 사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무모하게 도전한 경우입니다. 저는 오기 전에 호주 취업 사이트(seek.com.au 등)에서 어떤 사람을 많이 찾는지 많이 검색해봤고, 한국서 커버레터와 이력서를 미리 준비해왔습니다.

호주에 오기 전에 여러 커뮤니티에 가입해 이리저리 수소문도 해보고, 여기 와서 지낸 기간 동안에 알게 된 사람들 안에서는 워홀로 입국해 IT직종에 취업, 스폰서 비자를 받은 케이스는 주변에서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해당 비자의 취지에 맞게 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사례가 좀 적지 않나 싶습니다.

호주는 이민국가이기 때문에 다른 서구권에 비해 해외 취업에 대해 상당히 개방된 편입니다. 여기서 만난 한국 개발자분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컴퓨터 전공에 몇 년 경력을 가지고 독립기술이민을 통해 온 분들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워홀은 한 회사에서 6개월 이상 일 할 수 없는 조항도 있고 여러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 특히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반면 독립기술이민은 영주권 비자이고 또한 여기서의 생활에 대해 복지 지원(학비나 가족 수당, 실업급여)이 있는 등의 장점을 보시고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고로, 영주권 비자는 한국 국적과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1. 1 호주의 경우, 구인 공고는 대표적으로 seek.com.au 등이 있습니다. 한국에 비해서 리크루트 업체를 통해 중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2 영상 처리는 제가 어떤 분야인지 잘 모르겠네요. 제가 여기서 처음으로 일했던 곳이 ***이란 곳이었는데 혹시 이런 분야이신지. 전혀 없지는 않을겁니다만 좀 드물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리쿠르트 사이트에서 한번 경력과 맞는 곳이 있는지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3. 고용이 불안정하다기보다 고용-피고용의 관계가 상당히 유연합니다. 서구권의 직업관은 한국과 많이 달라서, 문화적인 차이에 의해 그런듯 합니다.

  4. 한국에 있을 때 제주 소재의 웹에이전시에서 웹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했었는데 근무환경, 업무강도, 일처리 합리성은 이곳이 훨씬 낫습니다. 월등한 대신 영어가 절대적으로 중요해집니다. 영어를 못하면 한국에서 가지던 포지션보다 낮은 자리에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제 경우에도 개발팀장으로 있었지만 discussion은 커녕 communication이 어렵다보니 이곳에서는 주니어 개발자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주니어라 하더라도 급여수준이나 환경은 훨씬 나은 편입니다.

향후 호주 거주는… 일단 드문 기회를 얻은 상황이니 부지런히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못한 공부도 더 하고 싶기도 한데 호주에서의 International student 학비는 1년에 3만~4만불 가량 되는데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 1년에 4,000불 내외로 저렴하게 가능하기 때문에 영주권을 먼저 취득하고 대학교를 다니려고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면 독립기술이민으로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오셔서 석사, 박사 과정 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 서구권임에도 저렴한 조건으로 와서 공부할 수 있고 2) 비자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오신다고 합니다. 예전엔 환율 사정도 좋았다고 하는데 요즘 환율이 많이 올라 이 메리트는 없어진 것 같네요.

정리하자면, **님은 저보다 훨씬, 훨씬 좋은 상황이라 무얼 하셔도 저보다 더 잘 될 것 같습니다. 학력도 경력도 있기 때문에 생각하신 것처럼 한국 외 어느 국가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을겁니다. 중요한건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에 걸맞는 영어실력입니다. 메일에서 느껴지는 인상으론 엄청 잘하실 것 같습니다만 영어 잘 준비하셔서 좋은 곳에서 일하시길 기대합니다. 호주에만 국한하지 않고 두루두루 살펴보시다보면 좋은 자리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아래는 해외 취업과 관련해 두루두루 참고할만한 글과 커뮤니티입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김용균 드림.


안녕하세요. **포럼에 질문을 올린 ***입니다.

***님하고는 메일로 간단히 몇가지를 물어봤는데요. 어학을 계획으로 오셨다가, 정착한 케이스라 다소 귀감이 되더라구요.

제가 궁금한 것은 어떻게 일자리를 구하셨는지 인데요. www.seek.com.au 이곳에 CV를 올려서 구하셨는지, 아니면 다른 경로로 구하셨는지 알고 싶구요.

그리고 멜버른하고 시드니가 아무래도 일자리가 많은 것 같은데, 멜번 쪽으로 가신이유가 혹시 따로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 영어는 필리핀등에서 2개월 정도 회화와 IELTS를 공부하고 갈까 생각중입니다.(현지로 바로가는 것은 아무래도 비용때문에…)

아무래도 처음 가는 곳이라 불안함이 많다보니, 이런 질문들을 하게되네요~

시간 되실때 천천히 답변 부탁드리며, 향후 호주로 가게되면 제가 맛있는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즐거운 한주 되시기 바라며 겨울로 아는데, 건강 유의 하세요.


안녕하세요. 김용균 입니다.

저도 seek.com.au를 통해서 컨택 많이 해봤는데 일단 대부분 거기에 올라오는 곳이 리쿠르트에서 하는 부분이라 리쿠르트를 통해 면접을 보고 통과가 되면 회사에 면접보는 식이라 영어로 자기어필만 강하게 할 수 있으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습니다.

멜번보다는 시드니가 훨씬 자리 많은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멜번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이유는 없는데 멜번이 왠지 좋아서 선택했습니다.

저는 아직 대졸도 아니고 경력도 얼마 안되는지라 독립기술이민을 진행하긴 어려워 여기서 스폰서 비자를 통해 계속 지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기 일들이 6달, 12달 이런 프로젝트가 많은데 워홀 비자는 한 회사에서 6개월이란 제한 때문에 그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이기도 하고… 여기도 영주권자 이상을 풀타임으로 많이 채용하는 편이라서 말입니다. 스폰서비자의 경우 사실상 해당 회사에 종속되어 급여가 오르거나 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흔히 노예비자라고도 합니다. 실직하면 28일 내에 해당 스폰이 가능한 회사를 찾아야 비자가 취소가 안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으니까요.

일단은 워킹으로 오셔서 한번 보시면 어떤 상황인지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영어만 잘 되시면 아무 문제없이 잘 일 하실 수 있을거에요.

저는 영어가 많이 안되서 인터뷰만 두달동안 이곳저곳 보러 다녔거든요. 영어 많이 준비해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 입니다.

저는 퇴사후 호주 취업을 준비중인 게임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입니다. 어학원도 다니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도 보내고 있지만, 답장도 너무 늦고(답장에 2주 정도 소요가 되네요.) 해서 직접 호주로 가서 구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호주쪽 게임 회사 실정도 모르고 워홀 비자로 어느 정도 일을 구할수 있는지, 또 어떻게 구할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1. 워홀 비자로 직장을 구하는 사람을 잘 뽑는지
  2. 워홀로는 한 직장에 6개월이 한계라는데 그럼 매번 옮기거나 하는지
  3. 회자입장에서도 당장 호주에 거주중인(워홀 비자로라도) 사람에게 더 기회를 주는지
  4. 제가 국내에서 경력은 있지만 호주쪽 클라이언트 트랜드라던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기술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

일단은 이렇게 4개이지만 조금 더 여쭤보고 싶은게 생길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용균입니다.

저는 호주에서 웹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서 게임과는 다소 다른 영역이라 게임 산업 쪽 고용 시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게임 클라이언트 쪽이면 MO나 MMO 일 것 같은데 호주에서 그런 쪽 개발하는 스튜디오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호주에 맞는 자리가 있을지는 잘 알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코디 눈팅해온 걸로는 게임 개발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북미나 유럽에 가시는 편으로 알고 있어서요.

  1. 대부분 영주권자 이상을 선호하는 편인데 호주는 고용 유연성이 상당히 높아서 3개월, 6개월, 1년 계약직 같은 자리도 많습니다. 이런 자리의 경우는 비자랑 크게 상관 없이 뽑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직장을 구하시려면 1) 영어가 잘되거나 2) 기술적으로 뛰어나거나 둘 중 하나인데 (둘 다 되면 당연히 좋구요)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걸 요구하는 편입니다. 적어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걸 증명하려면 자신이 한 일을 말로 설명할 정도는 되야겠죠.

저는 영어를 잘 못하는 상태에서 와서 인터뷰는 많이 봤지만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은 저도 가지고 있었는데요. 한국어로 대화하는 걸 영어로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저는 듣기는 대충 들렸는데 말하는데 겁도 나고 문법 틀릴까 우물우물 하는 상태를 벗어나는게 힘들었습니다.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문법적으로 완벽하게 말하는건 의미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잘 못 알아들었으면 다시 말해달라고 얘기하고 이해가 되었다 안되었다 이 부분 의견은 동의한다 이 부분은 이렇게 생각한다 얘기할 수 있는게 중요합니다.

  1. 워킹홀리데이 비자로는 한 회사에서 6개월까지만 가능합니다. 제 경우는 6개월 때 스폰서 비자로 변경했습니다. 이 경우는 직장을 어떻게 구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부분이겠네요.

  2. 1번에서 답변드린 바와 같이 영주권자 이상만 뽑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포지션에 자신이 잘 맞는다 생각하면 지원해보는게 좋겠죠. 해당 회사서 정말 필요로 하면 비자를 지원해줄 겁니다.

  3. 저도 게임 산업 쪽에 관해서는 들어본 바가 없어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술 요구사항은 일반적으로 구인 공고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seek.com.au 같은 사이트에서 해당 직종을 검색해보시고 어떤 포지션 디테일을 가지고 뽑는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겁니다.

만약 관련 대학 졸업하셨고 경력이 있는 상황이라면 워킹홀리데이보다 독립기술이민과 같은 영주권을 바로 받을 수 있는 비자를 신청해서 오시는게 낫습니다. 스폰서 비자는 회사에서 지원해줘야 하는 경우라서 쉽게 내주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이걸 가지고 장난하는 회사도 많습니다. IT로 호주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독립기술이민으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주권자 이상은 학비에 대한 혜택이 좋아서 여기와서 석사 받고 그 학력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맨 처음 워킹홀리데이로 와서 힘든 부분은 현지 경력이 없는 부분입니다. 여기는 레퍼런스 체크라는게 있는데 이 사람이 정말 괜찮은 사람인지 이전에 일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문화가 있습니다. 제 경우는 호주 오자마자 한 2주짜리 단기 프로젝트를 한 경력이 있고 거기서 꽤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 취업 때 레퍼런스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왕 나오기로 하셨으면 여러가지 옵션을 고민해보시고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immi.gov.au 같은 정부 사이트에서 자세한 내용을 꼭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에 있는 자료는 out of date인 경우가 많아서 그런 자료 믿다가 비자 취소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북미쪽 취업이 궁금하시다면 포프님 북미취업가이드를 살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밖에 나오면 생각보다 힘든데 그래도 좋은게 많습니다. 그리고 나와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니 꼭 호주가 아니더라도 어느 영어권 국가라도 가서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네요. 심사숙고해서 어디로 갈 지 잘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답장 남겨주시고요. 🙂

김용균 드림.


안녕하세요. 현재 HW/SW관련 개발을 공부하고있는 **대학교 4학년 ***라고합니다.

호주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었고, 개발자로 살아가는데 해외취업을 목표를 두고있습니다. 제 주 전문분야는 web이 아닌 firware, Embedded, Linux 분야이고 현재 S사 소프트웨어멤버십 이라고 해서 S사에서 학생개발자들을 키워내는 프로그램에서 2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꿈은 해외에서 살아가는것입니다.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하면서 꼭 해외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궁금한점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1. 해외 IT회사를 지원하게 된 계기
  2. 한국에서 일하는것과의 차이점/장단점
  3. 학사학위로도 해외취업에 가능한지. 영어실력은 영어로 면접 볼 정도의 실력에 조금 못미칩니다. 직접 영어를 쓰는 환경에서 일을 안해봐서 많이 부족합니다.

답장 드립니다.

저는 오랫동안 웹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왔었습니다. 호주에 오기 전엔 웹에이전시에서 개발팀장으로 근무해 웹사이트 구축에 필요한 실무적 역량을 많이 키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 오면서 한국서 하던 경력대로 일을 할 계획을 세워 영문 이력서 등을 준비해 호주로 넘어왔습니다.

오기 전에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서 개발 직군에 취업한 후기를 많이 검색해봤지만 인터넷이든 워킹홀리데이 책이든 대부분 농장 가서 주천불 버는 얘기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몇 분 워홀로 와서 일하던 분도 알음알을 알게 되서 조언도 받아서 큰 문제는 없겠다 싶어 호주로 와서 여러 회사에 지원했고 현재 회사에 입사해 지금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1. 해외 IT회사를 지원하게된 계기
기회가 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직군에서 일하면 누구나 생각해보는 일이기도 하고요. 또 영어는 개발 직군에서 일하면서 최신 트랜드를 보려면 필수적이니까요. 이건 지원한 계기라기보다 해외에 나온 계기가 될 것 같네요. 해외에서 사는 것 자체가 목표라면 돈 많이 벌어서 노년에 나와 사는게 편하고 좋지 않을까 합니다.</p> 
  1. 한국에서 일하는것과의 차이점. 장단점
일하는 것은 큰 차이 없습니다만 인건비가 비싸서 야근을 거의 안시켜주는 편입니다. 업무 환경은 회사에 따라 다를테고 그 외 생활에서의 차이는 제 블로그 포스트를 읽어보는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학사학위로도 해외취업에 가능한지. 영어실력은 영어로 면접볼정도의 실력에 조금 못미칩니다. 직접 영어를 쓰는 환경에서 일을 안해봐서 많이 부족합니다.

저는 대학 휴학중이라 학사 학위로 취업을 물어보는건 어떻게 대답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이미 쓰셨으면 호주 유학 후 영주권 취득이나 한국서 경력과 영어 점수를 만들어 영주권을 받아서 오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여기에 학사 학위는 도움이 될겁니다. 이 이야기도 제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잘해야 하는건 당연합니다. 저는 영어 준비를 잘 하고 오지 않아 정말 고생했고 지금도 한참 부족한 편입니다. 업무는 지금까지 해온 것도 있고 경험이 있고 개발쪽은 대부분의 키워드가 영어니 큰 문제가 없었지만 세세한 디테일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어도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하는 취업 수준에 한국어 수준으로 영어를 써야 한다고 말씀 드리면 감이 좀 올까요? 직군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영어는 잘할수록 좋습니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도 본인이 얼마나 잘하는지는 영어로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고요.

저는 워홀로 오기도 했고 영어를 어짜피 못하니까 괜찮다는 생각도 좀 있었는데 영어를 잘했으면 더 좋은 포지션에서 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워홀로 올게 아니라 위 말한 다른 방법으로 오신다면 일반적인 의사소통에 지장 없을 정도로는 준비하셔야 합니다. 한국 벗어나면 외국인이고 대화 안되면 당연히 시장에서 배제됩니다. IELTS 점수도 필요할테니 공부하셔야 할테고요.

영어로 일하는 업무 환경이 필요하시다면 github에서 컨트리뷰션할 오픈소스를 찾아 참여하시거나 메일링 리스트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튜브 등으로 올라오는 컨퍼런스도 찾아보시고요. 펌웨어, 임베드면 요즘 IoT로 한창 핫한 오픈소스도 많을테니 참여할 곳도 많을 것 같네요.

저도 많이 부족해서 이렇게 조언 드릴 입장이 아니라 이렇게 적는게 좀 부끄럽습니다. 목표와 계획 잘 세우셔서 좋은 결실 맺길 기대합니다.


이전에 쓴 다른 글은 아래서 볼 수 있다.

8월에도 다녀왔는데 앞 세션만 듣고 와서 후기를 따로 남기지 않았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모든 세션을 들었는데 오늘은 3개 세션만 운영해서 일찍 끝났다.

Viewport Trickery

Bugherd 개발사인 Macropod의 Jessica 발표였다. Bugherd는 웹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한 point-and-click 버그 트래커인데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도 자주 사용하고 클라이언트도 편하게 피드백을 줄 수 있어 요긴하게 쓰는 도구다. 모든 모바일 브라우저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새 버전을 만들고 있는데 수많은 해상도를 위해 Viewport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Introduce to AWS Lambda

Ben Teese의 발표로 AWS Lambda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말 그대로 함수를 구동해준다. 함수에서 필요로 하는 인자를 넘겨주면 결과를 반환하거나 백그라운드 작업의 형태로 수행한다. 이 함수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언어를 고르고 함수의 Timeout, 사용 메모리를 지정해 lambda를 생성할 수 있다.

AWS 서비스에서의 Event Sources를 통해 해당 함수를 호출하게 하거나 API Endpoint를 생성해서 RESTful API와 같이 사용할 수 있고, AWS에서 제공하는 API Gateway을 endpoint로 지정해 microservice와 같이 구축해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였다. 로그도 AWS CloudWatch에서 확인 가능해 AWS에 익숙하고 백그라운드 작업이 필요하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시연에서는 문장 합치기, S3 버킷에 이미지가 등록되면 자동으로 섬네일을 생성하는 백그라운드 작업, API를 API Gateway에 연결해 postman으로 호출하는 것을 보여줬다.

시연에서 대부분 AWS의 대시보드를 이용해서 처리를 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고 클릭 몇 번으로 쉽게 구축할 수 있어서 좋아보였다.

아직 모든 지역에서 lambda를 지원하는게 아니라고 하며 같은 지역이 아니면 s3 버킷에 접근을 못하는 등 제약이 있다고 하니 필요하다면 잘 알아봐야겠다. 비용은 pay-per-run인데 메모리 사용량이나 timeout에 따라 비용도 달라질 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 이런 서비스를 모아서 JAWS 프레임워크로 묶어 발표했다는데 잠깐 살펴보니 상당히 재밌다. 무려 타이틀이 The server-less Stack이다. 진짜 없는 것 같은 느낌은 나질 않는다. 😛 이름은 정말 잘 지었다.

JAWS stack server-less serverless aws nodejs express dynamodb lambda

Redux

Sebastian Porto의 발표로 Redux 라이브러리를 전반적으로 소개했다. React 라이브러리 중 하나라고 막연하게 알고 갔는데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있었다.

기존 Flux에서는 모두 singleton 형태로 작성되어 있어 매번 state를 다 흘려야만 최종적인 view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 서버 구현이 특히 어려웠다고 한다. Redux는 dispatch와 state를 합쳐 store로 만들고, 상태를 직접 변환하는게 아니라 reducer로 함수의 형태로 그 변환 과정에 대해서만 저장하는 등 함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살펴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action 사이 미들웨어가 구현되어 있는 부분이나 async action에 대한 처리, 핫 로딩 등 개발에 편리한 부분이 많아서 확실히 다른 라이브러리에 비해 편하게 느껴졌다.

조만간 제대로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Redux 문서 한국어 번역도 한참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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