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노트북을 구입하고 매일 들고 다니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 간단하게 사용기를 남겨본다. 4월이면 애플이 새로운 맥북을 내놓을 거라는 이야기가 계속 있어서 노트북을 구입하지 말고 기다려야 하나 고민했었다. 하지만 당장에 해야 할 일이 워낙에 많았던 터라 노트북이 필요했었는데 그렇다고 큰 돈 안쓰고 저렴한 노트북으로 알아보다가 구입하게 된 것이 Dell Inspiron 11 3000이다.

장점

배터리가 엄청 오래간다. 들고 다니면서 하루 1시간 정도 사용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충전한다. 사양이 낮은 것인지 배터리 효율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소음이 없다. 이건 팬이 달려 있지도 않을 뿐더러 스토리지가 메모리타입이기 때문에 별도의 팬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좀 과하게 사용하면(= 파이어폭스 창 2개 켜고 터미널 열면) 발열이 좀 있는 편이다. 팜레스트나 키보드보다는 노트북의 하판이 뜨거워지는 편이라서 그렇게 뜨거운걸 느끼진 못하지만 아마 더 많은 연산을 하면 키보드쪽도 뜨거워질 것 같다.

키보드가 준수한 편이다. 키감도 괜찮은 편이고 실제 키보드보다 사이즈가 작아지면 의례 레이아웃을 이상하게 만들거나 키 배치를 어색하게 만들어서 불편하기 마련인데 작은 사이즈에도 불편함이 거의 없는 편이고 방향키 레이아웃도 여유가 있어서 편하다. 키감은 펜타그래프 치고는 좀 얕게 느껴지지만 질이 꽤 좋다. 이런 키보드에서는 메타키를 Fn 조합으로 많이 제공하는데 Delete나 Insert는 일반 키로 설정되어 있어서 특히 마음에 들었다.

단점

모니터 시야각이 좀 심하다. 이건 TN 패널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하는데 충분히 밝은 곳이 아니면 이상하게 눈이 쉽게 피곤해지는 느낌이다. 이 노트북에서 하는 작업이 코드를 작성하거나 이미지를 봐야 하는 작업이 아니라 대부분 터미널에서 글쓰고 일기쓰는 정도 일만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만약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아쉽게도 이 가격대의 노트북에서 TN 안쓰는 경우를 찾기가 힘들다.

흰지가 조금 불안한 편이다. 무릎에 놓고 사용하기에는 모니터 각도가 충분하게 젖혀지지 않는데다가 약간 힘을 주면 흰지와 모니터 사이가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출퇴근하면서 사용할 때 다른 사람이 내리다가 가방 같은 것으로 모니터를 치면 이게 부러지거나 할 것 같아 불안하다. 그렇다고 아주 헐렁하거나 톡 쳐도 부서질 것 같은 내구성인 것은 아니다.

저가형 노트북 답게 트랙패드가 좋지 않다. 염가 노트북에서 투 핑거 휠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놀랍긴 하지만 작은 키보드를 사용해서 입력하다보면 손뼘에 닿아 커서가 이동해버릴 때가 있다. linux에서 키보드 입력 중에 트랙패드 입력 차단하는 설정이 있어서 설정을 해뒀었는데 막상 커서를 사용하게 될 때는 불편함이 있어서 그냥 익숙해지기로 했다. 필요할 때는 민감하게 반응 안하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너무 민감해서 참 친해지기 어렵다.

그 외에는

그 외 짧은 코멘트는 다음과 같다.

  • Windows 10은 생각보다 무거워서 lubuntu를 설치했는데 만족하고 있다.
  • 무게는 적당하다. 무겁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 플라스틱이라 모서리가 깨질까 걱정이 되긴 한다.
  • HDMI 포트가 있는데 쓸 일이 아직 없어서 잘 모르겠다.
  • 마이크로SD를 지원한다. dropbox가 안되는 상황에서 백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한다면

  • 리눅스 설치해서 터미널만 써도 상관 없는 사람
  • 간단한 웹서핑, 글만 쓰면 되는 사람
  • 300불 예산 언저리에서 구입해야 하는 사람
  • 노트북 소음이 싫은 사람
  • 충전 자주 하는 귀찮음이 싫은 사람
  • 데스크탑이나 다른 중요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는 사람
  • 심심한 사람

추천 안한다면

  • 조금 사양 높은 게임 해야하는 사람 (에뮬 게임이라면 뭐…)
  • 메인 노트북으로 사용해야 하는 사람
  • 탭 3개 이상 켜고 인터넷 하는 사람
  • 윈도만 써야 하는 사람 (XP 같은거 설치하면 빠를지도)
  • 좋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사람
  • 예산을 늘릴 수 있는 사람

지금까지 사용한 경험으로는 충분히 본전을 뽑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터미널에도 점점 친해지고 있고 웹브라우저 없이도 사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뭔가 이상하지만) 새 맥북이 나오더라도 당분간은 이 노트북으로 계속 지내게 될 것 같다.

그간 사용하던 맥북 에어를 보내고 집에 있던 넷북으로 간간히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넷북 디스플레이가 나가버렸다. SSD까지 교체해서 그나마 빨라졌나 했더니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새 맥북이 조만간 나온다길래 기다리려 했는데 해야 할 일이 많아 더이상 미룰 수 없어 맥북 나오기 전까지 사용할 용도로 저렴한 노트북을 하나 구입하게 되었다.

터미널 구동할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11인치 정도 선에서 가장 저렴한 노트북을 알아봤다. 작은 사이즈를 고르려니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 후보로 Lenovo ideapad 100s(한국서는 i-slim어쩌고), HP Stream 11, Dell inspiron 11 3000 을 골랐다. Lenovo 제품은 Officeworks에서 행사중이라서 250불 가량이고 HP와 Dell은 300불 정도였다. 스펙은 셋 다 비슷해서 가서 만져보고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키보드는 Lenovo가 마음에 들었지만 Dell 키보드도 괜찮았고 크기도 적당해서 Dell로 구입했다. 사진으로는 HP Stream가 가장 괜찮아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키보드도 그렇고 생각보다 별로였다. Dell inspiron 11 3000을 JB HiFi에서 워런티 포함 AUD305 주고 구입했다. 친구랑 빨간색 사야한다 얘기하면서 갔는데 흰색만 있어서 흰색을 구입했다.


Dell Inspirion 11 3000

Dell inspiron 11 3000 작년 모델은 2-in-1 인데 2016 모델은 그냥 랩탑으로 나왔다. 모델도 두 종류인데 하나는 셀러론 모델이고 하나는 펜티엄 모델이다. 구입한 셀러론 모델의 스펙은 다음과 같다.

  • Intel® Celeron® Processor N3050 (2M Cache, up to 2.16 GHz)
  • Windows 10 Home with OneDrive 64-bit English
  • 2GB Single Channel DDR3L 1600MHz
  • 32GB eMMC Storage
  • Intel® HD Graphics
  • 11.6-inch HD (1366 x 768) Anti-Glare LED-Backlit Display
  • Wireless 802.11ac + Bluetooth 4.0, Dual Band 2.4&5 GHz, 1×1
  • 32 WHr, 2-Cell Battery (Integrated)
  • Integrated Widescreen HD (720p) Webcam with Digital Microphone
  • 45 Watt AC Adapter
  • Height: 18.45-19.88mm (0.73-0.78″) x Width: 292mm (11.5″) x Depth: 196mm (7.72″)
  • Starting at weight 1.18Kg (2.6lbs)
  • up to 9 hours 34 mins
  • HDMI v1.4a, USB 3.0 x 1, USB 2.0 x 1
  • Noble lock security slot, Micro SD card reader (SD/SDHC/SDXC), Headphone/Mic

이 가격대는 브랜드를 불문하고 같은 스펙이라서 사실 큰 의미는 없었다.

Dell Inspirion 11 3000 keyboard

외관은 구 맥북의 미니어처 버전 정도 되는 인상을 받았다. 뚜껑도 반들반들해서 먼지 잘 붙을 것 같지만 흰색이라 티가 잘 안난다. 키보드는 검정이라 괜찮지만 팜래스트는 흰색이라서 때가 좀 탈 것 같다. 디스플레이도 저가형을 감안하고 화면이 나온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면 그럭저럭 이해 할 만 하지만 시야각이 좀 많이 좁은 편이다. 액정도 살짝 어두워서 밝은 곳에서는 조금 침침하게 느껴진다. 스피커 음량은 적당한 편이다.

하드웨어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전원이 켜졌거나 충전중임을 표시하는 인디케이터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메모리타입이라 그런지 fan도 들어있지 않아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미묘한데 가볍게 사용하면 크게 발열은 나지 않는데 발열이 조금 나기 시작하면 잘 식지 않는 것 같다.

Dell Inspirion 11 3000

기본적으로 Windows 10이 설치되어 있는데 Dell 제품이 다 그런지 몰라도 McAfee 한 달 이용권이랑 Dropbox 20GB 1년 이용권이 있었다. 켜자마자 맥아피 제품이 구동되며 컴퓨터가 멈춰서 버벅임을 뚫고 바로 McAfee를 삭제했다. 환경 구성하는데 시간을 딱히 사용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windows로 사용하려고 했었는데 OEM이라 그런지 설치되어 있는 기본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상당히 무거워서 lubuntu를 설치했다.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휴대성이고 단점은 성능 정도 될 것 같다. 구 맥북 디자인을 좋아한다면 디자인도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할 일이 많은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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