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모임 이름으로 활동한 기간만 2년 여 시간이 흘렀다. 대다수의 커뮤니티 활동은 명확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모이지만 이상한모임은 개개인이 각자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이기에 개개인의 행동집합에 가깝다. 모임이지만 동시에 모임이 아닌 성격이 강해 “우발적인 모임”이며 각각의 목적을 향해 가는 모임이다. 초기에는 각자 자리를 잡고 해시태그 #이상한모임으로 공유하면 각자 위치에 따라 참여하는 정도였지만, 지난 기간을 돌아보면 참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직까지는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개발자가 많긴 하지만 “이상한모임은 개발자 모임이다”는 틀린 명제다. 초기 구성원에 개발자의 비율이 높았고 개발자는 개발자만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발자가 더 많이 가입할 가능성이 많지만 이상한모임은 “이상한 사람에 의한 모임”이다. 이상한 사람은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관심있는 일이 있으면 찾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으면 온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이다. 전혀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이라도 모여서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하면 공통된 주제가 나오고 한 명, 두 명 일 때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다.
그렇게 저지른 이상한 일들이 참 많다. 하루 아침에 팀블로그를 만들어서 함께 글을 공유하기도 하고, 평소에 보기 힘든 사람들을 모아 독특한 주제의 세미나를 진행하고, 만들고 싶은 웹서비스를 공개 리포에서 함께 만들어내기도 하고, 정기/비정기 정모 및 번개를 진행하기도 하고, 관심있는 주제를 스터디하거나 코스 강의를 개설해 함께 듣기도 한다. 요즘은 슬랙을 통해 많은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얼마나 세세하고 다양한 관심사를 심도있고 깊이 있게 서로 공유하고 있는지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다. (심지어 서로의 관심사에 서로 과제를 던져주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게다가 다들 그 과제를 한다!)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에 의한 이상한모임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한 두 명이 열정만 가지고 시간을 써서 행사를 꾸릴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운영진이라는 조직이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수평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누구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다. 이상한모임의 시작부터 개개인의 모임이었기 때문에 따로 운영진은 필요 없었겠지만 이상한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이상한 짓을 돕고 싶고 이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의 영속성을 위해 고민할 사람들이 필요해서 모인 것 뿐이다. 이상한 짓을 적극 권장하고, 권장하다 못해 열심히 지원하려고 하는 것은 여기 말고는 없지 않을까. 운영진이 있지만 여전히 이상한모임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꾸려가는 이상한 모임이다. 누구든 참여해서 생각을 공유하고, 하고싶은 일을 얘기하면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각자의 관점에서 더 큰 일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매력적이다 못해 중독적이다.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고 예전에 비해 더 쉽게 일을 저지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이상함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눌러놓고 숨긴 채 지내는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모임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발산했으면 한다. 이상한모임은 로켓은 아닌데 UFO는 맞는 것 같다. UFO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
이상한모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주제로 함께 글을 쓰는 글쓰기 소모임입니다. 함께 하고 싶다면 #weird-writing 채널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