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갔을 때도 비가 왔다. 차가운 공기. 상상했던 그런 날씨.

이제 앞으로 더 바빠질 예정이라서 9월, 10월도 얼른 적는다.

  • 이번 학기에 생각보다 어려워서 괴로워하고 있다. 예전 학기는 어려워도 시간을 많이 쓰면 뭔가 해결이 되는 기분이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유독 어렵게 느껴진다. 이 상황에서 좋은 점수 내는 애들 보고 있으면 내가 어디를 어떻게 놓치고 있는 것인지 싶기도 하고. 결국은 또 시간을 많이 써서 점수 만드는 방법 밖에는 없구나 생각도 들고. 그 사이에 아픈 날도 있었어서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한 것도 있는 것 같다. 건강하자.
  • 시애틀에 다녀왔다. 민경 씨가 2년 전에 만들어둔 스케줄이 있었는데 판데믹 탓에 지금까지 미뤄져서 이번 틈에 잠시 다녀왔다. 탄탄한 계획 덕분에 고민 없이 모든 일정이 즐거웠다. 반가운 사람들도 만나고 커피도 많이 마셨다. 자연 속에 있는 도시라 녹음을 어디서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Pacific Northwest 라고 부르는 것도 귀여웠다. 여행에서는 비가 번거롭기만 한 날씨지만 나나 민경 씨나 비를 워낙 좋아하고 또 비가 전혀 오지 않는 도시에 살아서 일정 내에 온 비가 얼마나 반갑던지, 좋은 장소에 즐거운 기억 만들고 왔다. (한동안 그레이 아나토미를 본 탓에, 아 이 도시 어디엔가 그런 병원이 있을 것만 같네, 생각도 들었다.)
  • 임플란트를 하게 되었는데 탓에 한동안 트럼펫 연습도 못할 것 같다.
  • 어쩌다가 식물 유튜브를 보게 되어서 또 집에 있는 식물들 물꽂이하고 난리를 시작했다. 습도가 워낙 낮은 지역인데다 집안은 더 건조한 편이라 그냥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것만 따라해서는 부족한걸 배웠다. 어떻게 관찰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좀 제대로 화분에도 옮겨 심고 제대로 키우고 싶다.

이제 올해도 2달 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은 2달이 더 바쁠 예정이라서 조금 걱정이다. 연말에는 제대로 한 해 되돌아보고 즐거웠다고 성장했다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다보니 8월 말에 글 제목만 적었는데.

  • 학기가 시작했다. 여기서 마지막 학기인데 원래는 18주였던 학기가 일부 과목 빼고 14주로 단축되었다. 다른 학기와 마찬가지로 걱정이 앞서지만 시간을 많이 써서 성과 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게 크게 없으니까. 무거운 엉덩이로 결과를 만들자.
  • 조건부 영주권에서 일반 영주권으로 전환되었다. RFE를 요청하는 바람에 놀라서 이것저것 급하게 서류를 모아 보냈다. 내가 어딘가 살아야 할 이유를 남에게 증명하기 위해서 서류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이란 정말 피곤하고 힘이 빠지는 일이다. 앞으로 더이상 서류와의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행복하다.
  • 텍사스에 다녀왔다. 매우 짧은 방문이었지만 이번엔 그 틈에 UT Austin을 갔는데 학교도 생각보다 크고 시설도 좋아보였다. 일단 오스틴 자체가 매력이 넘치는 도시인데 과연 여기서 학교를 다니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캠퍼스를 걸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또 다른 도전에 대한 설렘보다는 이사 걱정이나 재정에 대한 고민에 너무 막연한 목표인가 싶어지기도 했고. 일단 하자, 해보자 하는 태도로 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트럼펫은 계속 연습하고 있다. 시간을 많이 쓰면 지치기만 하고 여기서도 긴장 낮추고 여유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노력하고 있다.
  • 여름학기 후에 푹 쉬었다. 지나고 나면 정말 얼마 안되는 나머지 여름이었지만 그냥 별 생각 안하고 티비보고 아무거나 하면서 지냈다. 크고 작은 일이 있긴 했지만 올해 남은 시간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좋은 결과 낼 수 있음 좋겠다.

성장은 끝이 없다는 것 매일 재확인한다. 결국 노력이 답이다. 가을 문턱이라고 시원한 날은 또 엄청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매월 하나씩 모음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다. 시간이 빨리 간다는 핑계를 항상 적게 되는데 어떻게 책상 앞에 앉아서 잠깐 정리할 시간이 이렇게 없는 것인지. 내가 보낸 시간을 마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도 있고. 더 알차게 지내야 하는데.

6월부터 6주간 여름학기가 진행됐다. 학기 내내 몰아치는 과제를 하다보면 6주는 금방 지나버린다. Bio랑 sociology 들었는데 둘 다 재밌었고 다만 학기 중에 들었으면 좀 더 좋았을까 생각도 들었다. RNA 시퀀싱 같은 것도 온라인이지만 핸즈온 랩이 있어서 재미있었고. 반려자님 전공이라 배우는 내용으로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이 학교에서의 마지막 학기가 시작되었고 편입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마음이 바쁘면 정작 하는 것 없이 시간이 흘러버리기 마련인데 잡념에 끌려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 관리 너무 중요한데 마냥 손을 놓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여는 일이 잦아서. 그래도 요즘 좀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쉴 때 내 스스로 괴롭히지 말고 마음 편히 있으라고 스스로 다독인다. 아니 쉴 수도 있는거지, 나는 왜 이렇게 나에게 모질게 구는 것일까. 그냥 쿨하게 쉴 때는 쉬자.

지난 해에는 작은 플래너에 일정을 관리했는데 올해부터는 무선 노트에 일정이든 무엇이든 정리하고 있다. 직접 레이아웃을 그려서 격주로 일정을 정리하고 있다. 일주일 날짜를 쓰고 선을 그어서 양식을 만들면 처음엔 참 번거롭다 싶었지만 확실히 그만큼 시간에 대한 감각이 더 생기는 것 같다. 가끔 밀리면 그냥 새로 그려서 시작하면 되고 할 일 목록으로 작성하고 싶으면 구애없이 작성하면 되는 것이 참 편하다. 그냥 줄글로 이런 저런 이야기 쓸 때도 있고.

트럼펫 연습은 잠깐씩 시간 내서 하고 있는데 늘지 않아서 한참 답답하다가도 또 조금씩 느는 그런 경험이 참 새롭다. 마치 운동 같아서 초보인 지금으로는 연습할 수 있는 양이 확실히 적다. 이런 저런 곡을 연습하는 재미도 있다. 아직은 한 옥타브를 겨우 내고 있지만 취미답게 부담갖지 않고 부지런히 하기로.

블로그도 좀 정리했다. 그동안 너무 오래 걸리는 빌드 탓에 탄소 발자국이 너무 큰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이제 좀 더 빠르게 빌드도 되고 사이트도 가벼워졌다. 이런 저런 부분을 좀 더 다듬어서 탐색하기 좋은 페이지로 만들고 싶다.

가족 행사로 이런 저런 사진을 찍을 일이 많아져서 Sigma 35mm F1.4 DG DN을 구입했다. 지난 번에 마련한 무선 동조 스트로보까지 함께 들고 촬영했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와서 만족스럽다. 부피가 커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지금까지 사용해본 렌즈 중에 A7R2의 해상도를 100% 사용하는 렌즈는 이 렌즈가 처음인 것 같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다만 마음 한편으론 한국에 있는 가족은 자주 보질 못해 아쉽다. 코로나가 얼른 정리 되어서 기회가 생기면 좋으련만. 안부도 자주 전하고 연락도 잊지 않고 챙겨야겠다.

이제 자투리 방학이 끝나면 가을 학기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학과 공부 외에도 병행해야 할 것이 많은데 잘 정리해서 차근차근 해냈으면 좋겠다.

할 일 / 챙겨야 할 일:

  • 편입 준비
  • GE와 전공 공부
  • 영어
  • 운동

예전만큼 눈이 빠르지 않아서 게임을 해도 마우스 커서가 어디 갔는지 눈에서 놓치는 일도 흔하고 웹페이지 글자도 작으면 답답해서 얼른 확대 기능을 사용한다. 그래서 요즘 이런 저런 접근성 기능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마우스 커서의 크기를 몇 배 키워서 어디에 있는지 쉽게 볼 수 있도록 한다거나 화면의 dpi를 조정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런 보조적인 기능을 사용하다보면 평소에는 심미적이고 유려하다고 생각했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일이 꽤 있다. 예를 들면 상단에 플로트로 붙는 전체 메뉴라든지 소셜 공유 버튼이 화면 하단에 고정된다든지 하는 기능. 페이지를 확대하면 이런 요소도 같이 확대되는 탓에 정작 읽을 글을 가려버리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예로는 페이지의 여백을 강제로 지정해둔 특정 상황에 글씨 크기만큼 여백이 커서 한 페이지에 유의미한 양의 글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 비해서는 웹페이지를 보는 화면비가 다양해져서 이런 답답한 경우를 미리 다 확인하고 멋지게 만들어내는 분들도 꽤 있다. 내 기준으로는 웹"문서" 수준의 요소만 제공되는 페이지가 모든 접근성 기능을 잘 활용하면서도 방해 없이 컨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기본적인 것에서 균형 찾는 일, 분명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겠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켜고 끌 수 있는 설정을 제공한다면, 아직까지 그렇게 배려해주는 웹사이트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사이에 이런 저런 일도 많았고 바쁘기도 했어서 차분하게 글로 남길 여유가 없었다.

  • 그 사이에 짧게나마 텍사스에 두 차례 다녀왔다. 둘 다 짧았지만 한 번은 어떻게 처제네 이사하는 타이밍에 잘 맞아서 일손에 도움이 되었다.
  • 턱이 갑자기 부어서 얼굴이 2배가 되었다. 급하게 응급실로 갔었다. 어금니 밑에 큰 염증이 생겨서 급하게 이를 뽑는 등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CT도 찍어봤다. 다행인건 이런 갑작스러운 염증이 호흡기를 막게 되면 큰 수술이 될 수도 있었다고. 한동안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시간을 보냈다.
  • 그 이후로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184lb에서 지금 170lb가 되었다. 이걸 좋아해야 하는 것인가, 모두의 고민이 되었다.
  • 가장 힘들었던 학기가 끝났다. 텍사스 방문은 그럭저럭 시간을 잘 관리해서 과제도 잘 쳐낼 수 있었지만 이를 빼고 나서 틀어진 컨디션은 정말 어떻게 쉽게 회복하기 힘들었다.
  •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했다. 결정은 이를 뽑기 전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런 사태가 되어서... 요즘에야 조금씩 불어보고 있다.

2021 봄 학기가 끝났다 🥳

  • 다른 과목은 그럭저럭 크게 부담이 없었는데 선형대수학은 교수 스타일이 너무 달라져서 정말 힘들었다. 공부 자체보다는 단순하게 시간을 많이 써야만 하는 식의 과제가 많았고 강의 시간도 들쑥날쑥해서 정말 스트레스였다.
  • 처음으로 사진 수업을 들었다. 인더스트리에 있는 교수님도 있고 예술쪽에 있는 교수님도 계셨는데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 수업을 골랐다. 지금까지는 사진을 조금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접근해왔다면 예술적인 측면에서의 사진을 처음으로 제대로 접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흑백 필름 사진도 참 매력이 있지만 나는 컬러 피플인 것 느꼈다. 다양한 작품과 작가도 접해볼 수 있었다. 여기 와서는 필름으로 담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마지막 과제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피로 할 수 있어서 오랜만에 샌디에고 바다도 가서 사진도 담아왔다. 사진에 흥미가 더 많이 생긴, 만족스러운 수업이었다.
  • 물리는 워낙에 잘 가르치는 교수님이라서 재미있게 끝까지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수학 스케줄이 계속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물리 과제에 영향이 꽤 있었다. 물리 교수님은 잘못 없는데...
  • 엔지니어링은 결국 C++ 과목이었고 학기 끝날 즈음에만 공학적인 부분이 조금 들어있었다. 구현에 비중이 큰 과목이었어서 과제는 쉽게 끝낼 수 있었다.
  • 이 학교에서 이산수학은 수학쪽이 아니라 컴퓨터공학쪽에 속해 있고 교재가 파이썬 중심이라 파이썬을 많이 썼다. 교재가 좀 중구난방이었고 과제 채점을 바로바로 하지 않아서 뭘 배우고 맞고 틀리는지 좀 알기 어려운 수업이었다.
  • 여름학기는 온라인이고 가을학기는 랩 있는 수업만 일주일에 한 번 학교를 가는 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

슬슬 편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지원할 학교와 리로케이션에 대한 고민이 많다. 여름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조금 여유를 찾고 육체적 심적 안정을 찾는데 노력해야겠다.

그 외에 잡다한 일이라면,

  • Lenovo X1 Carbon 디스플레이를 FHD에서 WQHD로 교체했다.
  • 레고 Friends Apartment가 출시해서 구입했다!
  • 소셜 네트워크는 그냥 간간히 보고 있다. 학기도 끝났는데 뭐, 이런 느낌으로.
  • 사진 수업으로 오래된 Zeit 카메라를 쓰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Canon AE-1을 구입했다. 베터리 도어가 고장났다고 저렴하게 샀는데 잘 동작하고 결과물도 마음에 든다.
  • Yamaha Venova라는 악기를 구입했는데 색소폰 마우스피스를 사용한다. 재미있는 악기지만 음정이 영 불안하고. "캐주얼 관악기"라는 표현이 아주 정확하다.

할 일 / 하고싶은 일.

  • 책은... 이제 좀 다시 읽기 시작해야지.
  • 운동은... 몸이 좀 성해지면 다시 시작해야지.
  • 코딩은... 과제만 하다보니 좀 더 프로덕트 수준의 코드를 작성하고 싶다.

시간을 잘 아껴쓰자!

갑자기 턱이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 별 일 아니라 생각하고 약먹고 잤는데 다음 날 얼굴이 두 배로 불어서 아내도 출근 못하고 나를 대리고 ER로 갔다. 가자마자 무엇이 필요한지 빠르게 말해주는 아내가 고마웠다. 전문가와 같이 살며 가족 중에 자문을 구할 수 있다니 감사할 뿐이다. ER 구석에 앉아 나는 내내 아파했고 아내는 옆을 지켜줬다.

IV 넣는 동안 어쩐 일인지 식은 땀이 흘렀다. CT도 처음으로 촬영했다. 감염이 된 어금니를 뽑고 염증이 나을 수 있도록 조치를 받았다. 약도 잔뜩 받았다. 나는 걱정하는 아내 옆에서 금니가 아깝다는 얘기나 했다. 침대에 누워서 그대로 잠들고 싶었지만 환자가 밀렸다며 찬바람이 들어오는 복도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풀려가는 마취에 점점 괴로웠고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모르겠고 빨리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다.

의료인이 아니라서 어떤 원리인지는 잘 모르지만 염증이 빨리 낫도록 치아를 뽑은 자리에 공기가 공급될 수 있도록 빨대를 꽂았다. 처음엔 입을 벌리기 힘들 정도로 염증이 아픈 탓에, 지금은 빨대에 뭐가 들어가면 안된다는 말에 뭔가 씹어서 먹는 음식 대신 부드러운 음식만 먹고 있다. 먹는 양도 줄어서 살도 빠졌다. 안그래도 다이어트를 얘기하던 차였는데 이런 식으로 시작하게 될 줄 몰랐다. 가족이랑 앉아서 티비를 보면 온통 먹는 얘기 밖에 없어서 더 괴롭다.

그래도 모든게 감사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

공부

모든 학교 수업을 부지런히 따라가고 있지만 선형대수학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과제 분량도 이전 수업과 다르게 너무 많은 데다 강의 노트도 엉망인 수업이라 수업 따라가는 일도 괴롭다. 특히 정리되지 않은 약어를 많이 쓰는데 space도 span도 sp로 쓴다거나 vector space를 vec sp, vecs, vs 식으로 맘 내키는 대로 하고. 어떻게든 시간을 많이 쓰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과제나 퀴즈에서 받는 점수를 보면 아무래도 빨리 철회하지 않은 나한테 화날 것만 같다.

처음엔 정원이 꽉 찬 수업이었는데 이제 나 포함 9명만 남았다. 물론 어렵고 모르는 것 배우는 일은 좋지만 쓰는 시간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배우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는 다른 자료를 찾아서 더 본다든지 온라인 수업을 찾아 듣는다든지 하는 일인데 결국 시간을 더 쓰는 쪽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어떻게든 되겠지.

다른 수업은 다 괜찮다. 잘 따라가고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고 과제에 잘 적용하고 있어서 점수도 잘 나온다. 이전까지 들었던 수학도 그랬는데 왜 이 수업만... 사실 ratemyprofessors 보면 듣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제 후회하면 뭐하나 과제하러 가야지.

사진 수업은 별도 강의는 없지만 매주 소개해주는 작가들 작품 보고 비슷한 작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까지 portrait과 landscape 과제가 있었는데 다음 달부터 비평이 있을 예정이라 기대된다.

운동

월초에는 분명 열심히 하겠다고 하고는 생각보다 많이 못했다. 애플워치 어워드 받으려고 부지런히 숫자를 채웠는데 버그인지 인식이 안된 어워드가 있길래 김이 빠져서(?) 놀았다. 좋은 핑계였어. 시계 끼는 일에 아직도 버릇이 안생겨서, 다음 달엔 제대로 차고 다니고 운동도 꾸준히 하기로.

소셜 미디어

수학 수업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이것 저것 들어가서 읽고 보고 그랬다. 클럽하우스에도 가입하게 되었는데 밀도 낮은 대화를 듣는 일이 이렇게 낯선 일이 되었나 싶을 정도로 가만 듣기가 힘들었다.

코딩

학교 수업에서도 코딩은 잔잔하게 하는데 아직 크게 막히는 부분은 없이 잘 듣고 있다.

어디에 시간을 많이 쓰는지 측정하기 위해서 만든 timelog라는 앱이 있는데 어디 올리진 않았지만 그동안 부지런히 사용하고 있었다. 이 앱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서 공개할까, 그 생각으로 자잘한 컴포넌트를 조금씩 다시 만들기 시작했는데 오랜만에 뭔가 만들고 싶은 것을 작업하니 너무 재밌다. 결과를 만드는 과정이 내 삶에 가장 큰 활력소인걸 또 느낀다.

유튜브 보면서 시간 보내는 일 대신에 책을 읽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한 결심이지만.)

  • 일의 기쁨과 슬픔: 오래 전에 구입했지만 다 읽지 못하고 책장에 꽂혀 있었는데 잠 안오는 밤에 읽었다. 단편 하나 하나 흥미롭게 읽었고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과 '탐페레 공항'에 여운이 많이 남았다.
  • 오래 준비해온 대답: 전반부는 재미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잘 모르겠다. 여행자라서 타자화 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겠지만 읽고서 찝찝한 부분도 조금 있어서. 다른 시칠리아 여행책을 더 찾아서 보고싶다.

글쓰기

노트에 잠깐씩 쓰는 생각은 있지만 좀 더 시간을 할애해서 글을 쓰고 싶다.

그 외

  • COVID-19 백신 접종을 했다. 2차 접종은 다음 달 예정이다.
  • 차량 타이어를 교체했다.
  • 할 일이 많고 바쁘다고 해서 짧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것을 자꾸 찾는 것 같다. 할 일을 집중해서 끝내고 짧게 쓰는 시간도 큰 덩어리로 만들어서 여행을 간다든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노트를 플래너처럼 쓰고 있는데 할 일 목록과 마감일이 혼재되어 있어서 복잡하다. 예전에 만든 양식은 둘을 잘 분리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노트에 직접 양식을 그려서 사용하다보니 그냥 간단한 양식으로만 쓰고 있었는데 3월에는 이전 양식처럼 작성해서 써봐야겠다.

다음 달에는,

  • 시간 관리: 중간고사 시즌이 돌아오고 있어서 절실하다
  • 운동하기: 3월 어워드 달성하기
  • 자투리 시간에 책 읽기: 3권 목표

올해는 매달 작게라도 변화를 적어보기로 했는데 벌써 1월이 끝났다. 열심히 지냈는데 아직도 부족한 기분만 든다.

목공

작년부터 목공을 해보고 싶어서 막연하게 유튜브만 봤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목공 세트를 받게 되었다. 그래서 연초에 부지런히 잘라서 foot stool을 만들어 선물했다. 이케아에서 산 가구를 조립하는 일도 재밌지만 직접 나무를 잘라서 만드는 과정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이케아 가구 절대 비싼 것 아닌걸 알았다. 글로 쓰면 자르고, 붙이고, 칠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만. 다음 프로젝트도 고민중이지만 언제 이사가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서 짐을 당분간은 늘리지 않기로 했다. 공간이 필요한 취미는 역시 부동산 앞에서 쉽게 흔들린다. Steve Ramsey 영상이 많이 도움 되었다.

공부

학기가 시작됐다. 가장 많은 이수 학점을 신청한 학기라서 시작 전부터 긴장했지만 몇 과목은 주제가 익숙하다는 점에 아주 어렵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했다. 학교에서는 이수 학점으로 수업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을 계산하는 방법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가끔 그 계산법을 초월하는 과목과 교수님을 만나게 된다. 이번 학기도 그랬다. 한편으로는 별로 시간 쓰지 않고도 점수 잘 받을 수 있던 과목도 있으니까 적당히 평균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내 욕심은 역시 그렇지 않다. 그런 과목을 마주하면 누가 이기나 보자고 고집을 부린다.

이번 학기도 결국 시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항상 쓰던 플래너가 있었는데 올해는 무선 수첩에 양식 없이 자유롭게 써보고 있다. 양식 없이 사용하면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표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양식이 있으면 영역의 범위가 내가 쓸 수 있는 총 가용 시간이라는 대략적인 감각이 생겨서 좋다. 지금처럼 할 일 목록처럼 길게 적다 보면 그런 감각 없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목록을 붙들고 있는 기분이 든다. 적당히 덩어리를 만들어서 오늘 할 일을 명확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학기엔 사진 수업도 듣는다. 가장 경쟁 많았던 수업인데 수강 신청 우선권이 있어서 이름을 넣을 수 있었다. 아직은 학기 초라서 카메라 작동 기초부터 배우고 있지만 이후 수업에 많이 기대하고 있다.

운동

매년 운동을 해야겠다고 거창한 계획을 잡았었는데 올해는 애플워치 숫자라도 채운다는 작은 목표를 세웠다. 전혀 운동 안 하던 사람답게 이조차도 쉽지 않았다. 반려자님과 함께 신년 어워드를 받기 위해 7일 동안 꽉꽉 숫자를 채워냈다. 땅끄부부 영상으로 절반, Just Dance로 절반을 달성했다. 링피트는 먼지가 쌓이고 있지만, Just Dance 2021에 좋은 곡이 많다면서 또 은근슬쩍 구입했다. 박자 맞춰서 놀다보면 운동은 덤으로 되는 기분이라서 본격 운동하자 기분이 되어버리는 링피트보다는 쉽게 하게 된다.

애플워치 숫자 채우기 가장 힘든 것은 사실 시계를 하루종일 차고 있는 일이다. 최대한 헐렁하게 차고는 있지만, 여전히 거슬리는데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적당히 숫자가 채워지면 충전 핑계로 풀어서 자유를 만끽한다.

매월 어워드에 조금 욕심내기로 했다. 2월에도 꼭 챙겼으면 좋겠다.

커피

집에서 커피를 계속 내려서 마시고 있는데 처제네 다녀올 때마다 커피를 잔뜩 사 온다.

  • Mount Comfort Coffee: 텍사스에서는 코스트코에 파는데 큰 봉지인데도 벌써 다 먹고 2번째 사 왔다.
  • Merit Coffee 샌안토니오 로컬 커피인데 카페서 마시고 완전 반했다. Andino Leal, Dembi Udo Natural 두 종류 사봤는데 둘 다 좋다.

소셜 미디어

가만 스크롤 굴리고 있으면 모두가 200km 이상 속도로 달리고 있는걸 구경하는 기분이 들어서 올해는 줄이기로 했다. 너무나도 다양한 감정들이 쏟아지고 있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휩쓸려서 우울한 기분이 들 때도 잦다. 물 마시러 간다든지 할 때 조금이라도 틈만 생기면 앱을 열었었는데 전화에서는 모두 지웠고 급한 일이 있을 때만 브라우저로 잠깐 접속하기로 했다. (그렇게 급한 일은 없었다.) 가끔은 읽고 싶은 충동보다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로그인 생각이 간절해지지만 노트앱, 특히 Hitnote에 간단하게 쓰는 것으로 기분이 좀 풀렸다.

그냥 기분만 그런 것 같지만 조급한 마음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예전보다는 덜 산만한 것 같다. 좀 여유가 생기면 책을 읽는다든지 좀 더 느린 흐름에 익숙해지고 긴 호흡이 필요한 활동을 하고 싶다.

글쓰기

거의 안썼다.

코딩

과제 외에는 못했다. 이번 학기는 C++랑 파이썬 수업이 있다.

그 외

  • Onyx Boox Note Air: 안드로이드 기반 10.3인치 전자책.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한참 고민하다가 마련했다. 큰 화면으로 PDF를 조금 덜 피로한 기분으로 볼 수 있어서 좋다. 크기가 더 큰 전자책과 고민했는데 크롭 기능도 제공하고 있어서 읽는 데 불편함 없다.
  • 차를 움직이지 않고 오래 주차해둔 탓에 배터리가 방전되었는데 충전한다고 멀리 갔다가 타이어가 상했다. 인근에 해당 차종 타이어가 없어서 교체를 못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 할 일을 차분하게 쓰고 잘 처리하기: 일간 단위로 시작과 끝을 분명하게
  • 운동하기: 애플워치 잘 활용하기
  • 책 읽기: 교과 외 책 찾아서 하루 1페이지 읽기
  • 글쓰기: 일주일에 적어도 플래너 1페이지 글 작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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