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님 댁에 살 때는 엄청나게 큼지막한 커피 머신이 있어서 커피 생각이 나면 내려서 먹을 수 있었지만 이사 온 이후로는 커피를 집에서 마실 일이 없었다. 그 핑계에 카페인 섭취량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매일 회사서 사 마시다 보니 차라리 집에 장비를 꾸려두고 적당히 조절하는 게 어떨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자기합리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그래서 두 달 전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를 구입했다. 뒷정리가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 마시고 정신 차리는 게 하루를 밀도 있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사실을 알고서 계속 마시고 있다. 카페인 걱정하던 나는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지만… 프렌치프레스를 구입하기 전에도 모카팟(Moka Pot)을 구입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프렌치 프레스로 구입했었다. 근데 여자친구가 2주년 선물로 모카팟을 선물해줘서 결국 둘 다 갖게 되었다. (선물 고마워요! ?)

프렌치프레스는 필터 안 갈아도 되는 드립 커피 느낌이지만 모카팟은 일단 에스프레소 추출기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압력밥솥과 같은 원리로 추출하는데 시각적으로도 신기하고 독특하다. 에스프레소를 좋아한다면 모카팟 하나 장만해 커피 내려 마시는(원리로는 올려 마시는?) 재미를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모카팟은 원래 Bialetti에서 모카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제품이 원조인데 이 제품의 원리를 사용한 모든 제품군을 모카팟으로 부르는 것 같다. 내가 선물 받은 팟도 이 원조 제품인데 1933년에 출시했더라. 역시 좋은 제품은 오랫동안 간다.

The maling room coffee

먼저 커피콩을 준비해서 블랜더에 갈아준다. 동네 카페에서 구입한 콩인데 처음엔 너무 시큼하단 생각을 했는데 먹다보니 적응 되었다.

커피를 블렌더에 갈아준다

블렌더에 갈리는 커피콩

적당한 양을 넣고 갈아준다. 너무 살짝 거칠게 갈아야 한다고 모카팟 설명서에 써져 있어서 적당히 간다. 너무 곱게 갈면 압력이 너무 강해져 위험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모카팟 해부

모카팟은 곤충처럼 세 부분으로 나뉜다. 밑에 물을 넣으면 깔대기를 통과해 윗 공간에 커피가 모이는 방식이다. 단순하면서도 만듬새 있어서 평생 쓸 수 있을 것 같다.

물을 콸콸 넣어준다

하단 공간에 물을 먼저 넣어준다. 물을 넣을 때 안에 압력을 조절하는 구멍 같은게 있는데 그 구멍을 막지 않는 선까지 물을 넣어준다. 압력밥솥에서 일정 압력을 유지해주기 위해 달려있는 뚜껑 꼬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깔대기를 하단부에 장착

커피를 넣어준다

깔대기를 놓고 앞서 갈았던 커피를 적당하게 넣어준다. 내 모카팟은 6컵을 한 번에 만들 수 있는데 4컵 정도 만들 분량만 넣는다. 한 잔 따라서 마시고 나머지는 보틀에 넣어 사무실에 갖고 가서 물타서 마시고 있다. 이렇게 커피 덕질을 시작하는 느낌.

조립

커피를 다 넣었으면 나머지를 잘 조립해준다. 꽉 닫아야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상단부가 날아갈 일 없고 압력이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가스렌지에 올린다

가스렌지에 올리고 불을 켠다. 중불로 하라고 하는데 약한 쪽에 올려서 최대로 트는게 더 간편해서 그러고 있다.

커피가 나오는 모습

적당한 때가 되면 치치 소리가 나면서 커피가 나온다고 한다. 나는 소리가 안나서 (아니면 그렇게 귀가 민감하지 않아서) 그냥 보고 있다가 한 60% 정도 커피가 올라오면 불을 끈다. 압력이 강하기 때문에 열어보다가 커피가 뿜어져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따라 마시기

불을 끄고 따라서 마시면 된다.

커피 완성

같은 콩이라도 프렌치프레스에 내려서 마시는 것과 에스프레소로 마시는 것은 생각보다 맛이 많이 달랐다. 믹스 타서 마시는 것에 비하면 과정도 길고 복잡한 기분이 들지만 이렇게 직접 해보니 또 새롭다. 일상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점을 찾는다는 점은 즐거운 일이다. 오랜만에 직접 글을 써서 그런지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하다. 여러분 커피 많이 드세요. 헤헤.

1년 반 만에 세번째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간 Justin님 댁에서 감사하게도 정말 편하게 하숙 생활을 하며 걱정없이 지낼 수 있었다. 몸이 편하면 게을러지는 타입인 나란 사람은 좀 더 부지런히 지내기 위해 주변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직접 집을 빌리고 사용할 가구도 구입하는 등 이사 자체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기도 했고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서 기대만큼 걱정도 컸다. 이제 이사온 지 거의 한달이 되었는데 얼마 전 인터넷까지 설치가 완료되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이사갈 집 찾기

이사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부동산 메타 사이트(realestate.com.au, domain.com.au, etc.)에서 집 검색
  2. 인스펙션 약속을 잡아 집을 살펴봄
  3. 마음에 들면 어플리케이션 제출, 안들면 1번으로
  4. 합격(?)하면 부동산에서 연락이 와서 보증비 bond를 먼저 입금
  5. 짐 꾸리기
  6. 이사가기 전에 렌트비 입금
  7. 이사 당일 열쇠를 수령한 후 이사

메타사이트를 보면 베드룸 몇, 주차 몇, 화장실 몇으로 표시되고, 부동산에서 작성한 설명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이트를 보다보면 쇼핑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화려한 사진도 많고 거창한 설명도 많은데 막상 가보면 실제와 다른 경우도 있었다. 한군데만 보고 결정할 수 없으니 결정을 쉽게 하기 위해 어떤 집을 고를까 목록을 먼저 만들었다.

  • 출퇴근 30분 내외 거리, 트램 정거장 가까운 곳, 기차역 있으면 +a
  • 10분 내외 거리에 장 볼 수 있는 곳
  • 1 or 2 베드룸
  • 카펫보다는 마루바닥
  • 전기렌지는 비싸고 조리음식하기 불편하므로 가스렌지 있는 곳
  • 북쪽으로 창문이 있어 채광이 잘되고 습하지 않은 곳
  • 2층 이상이면 +a
  • 녹물 나오지 않는 곳, 물이 콸콸 나옴, 냉온수 잘나옴
  • 샤워부스 있고, 세탁기 설치할 수 있는 곳
  • 조금 비싸더라도 살면서 불평하지 않을 집으로

위 목록 기준으로 메타 사이트를 검색했다. 일단 회사를 트램으로 통근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았다. 처음엔 72번 트램과 Glen waverly 트레인 라인이 교차하는 Glen Iris 인근에 알아보려고 했는데 주변 편의시설이 없어 장보려면 트램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게다가 그 동네에 나온 집도 별로 많지 않아서 괜찮아 보이는 곳은 두 군데 정도밖에 없었다. 점심시간을 짬 내 한 곳을 다녀왔는데 중개인이 시간을 안 지켜서 보지도 못하고 오고 그래서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는 동네였다.

그렇게 트램 라인을 따라 검색하던 중 Armadale 인근에 집이 많이 나와 있어 가장 많은 집이 인스펙션 하는 날짜에 휴가를 내고 여섯 군데 집을 돌아봤다. 다행스럽게도 그중에서 위 조건에 가장 충실한 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신청서는 부동산 업체마다 양식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종의 보증인을 적게 되어 있는데 각각 보증인에게 직접 전화해서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전에 같이 살던 사람, 회사 상사, 동료, 친구 등을 적게 되어 있다. 그 외에는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은행 명세서, 신원확인을 위한 신원 증명 관련 서류를 첨부하게 되어 있다. 특히 신원 확인의 경우, 점수제로 100점 이상 넘겨야 하는데 내 경우에는 여권, 우체국에서 발급해주는 Photo ID, 은행 서류로 점수를 넘길 수 있었다.

신청서를 제출한 다음 날, 부동산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와서 서류가 통과되었다고 보증비를 입금하라는 연락이 왔다. 입금한 후 에이전시에 방문에 추가적인 설명을 듣고 서류에 서명해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그러고 집에 와서 짐을 꾸렸는데 어느 사이에 이렇게 짐이 많이 늘어났는지 한참 걸렸다.

이사 짐싸기

이사하는 날

침대, 책상, 의자와 같은 가구가 하나도 없어서 IKEA Richmond에 가서 주문했다. 이전에 IKEA에 사전에 다녀와 어떤 가구를 살지 보고 왔었어 구매하려고 하는 목록을 빠르게 픽업할 수 있었다. IKEA도 무서운 게 조금만 질이 좋아져도 가격이 수배로 뛰어버리는 통에 다른 곳에서도 골라서 사고 싶었지만, 배송비가 워낙에 비싸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는 곳에서 다 주문했다. 감사하게 Justin님 댁에서 이사하면 필요할 도구들도 많이 주셔서 자잘한 물건들 사는 걸 많이 줄일 수 있었다.

가구 구입

원래는 배달하는 사람을 쓰기로 하다가 시간이 맞질 않아서 IKEA에서 제공하는 배송 서비스를 이용했다. 3시 이전까지 배송을 신청하면 당일에 배송해준다길래 열심히 가구를 구매해서 배송을 신청했고 집에 와서 기다렸다. 그 사이에 보스도 맥주 사서 놀러와 빈 집 구경을 하고 갔다. 이 때까지는 금방 배달 오리라 믿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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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시간이 지나도 배송도 오지 않고 연락도 없었다. IKEA는 택배사에 문의하란 얘기만 반복하고 택배사는 전화를 받지 않아 밤 10시까지 기다리다가 그냥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역시나 아침에 배달 온다고 전화가 왔고 급하게 와 물건을 받았다. 전날 밤에 비가 잠깐 왔는데 그래서 그냥 안 오고 갔단다. 가구 던질까 봐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배달!

교회 형이 도와주러 와서 같이 침대를 조립했더니 3시간이 지나 저녁 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같이 저녁 먹고 보내고서 혼자 열심히 성인용 LEGO인 IKEA 가구를 조립하다 잤고 다음 날 나머지 조립하고 청소하고 쓰러졌다.

신청해야 할 것들

우편물 주소 변경 서비스 신청

호주 우체국에서는 이사했을 때 기존 주소로 오는 우편물을 새 주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달에 23.05달러, 3달에 39.55달러이므로 상황에 맞게 신청하면 된다. 새 주소가 수취 가능한 주소인지 확인 메일이 발송되고 그 메일에 서명해 우체국으로 보내면 그때부터 변경된 주소로 보내준다.

실제 거주하는지 확인하는 Mail Redirection 서비스

전기/도시가스 신청

전기와 도시가스는 Origin Energy로 신청했고 별문제 없이 연결된…줄 알았지만, 하루 단전을 겪었다. 인터넷을 통해 전기와 가스를 쉽게 신청할 수 있길래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전기가 끊겨 깜깜한 집에서 2시간가량 전화 붙들고 겨우야 연결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신청한 신청서는 전산에도 잡히지 않아서 CS 담당자도 의아해했는데 어찌 되었든 전기 연결에 성공했다.

단전 >_<

전기와 가스 연결 시에 여러 가지 물어본다. 개를 키우는지,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는지, 집에 생명 유지장치 같은 게 필요한지 등 질문한 후 약관에 동의하면 원격에서 예정된 날짜에 전기와 가스를 연결해준다. 이 연결이 원격으로 가능하면 연결 비용이 5달러가량 청구되고 원격으로 안되면 100달러 이상이 든다고 한다.

연결 신청을 한 후에도 이전 공급자에게서 자꾸 경고 편지가 왔다. 앞서 전기도 한번 단전된 경험이 있어서 전화해서 연결 상황을 여러 번 확인해야만 했다. 가격에 따라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좋긴 하지만 공급자끼리 정보가 잘 공유되지 않아 단전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건 소비자라는 게 씁쓸하다.

아직 전기와 가스 비용이 나와보지 않아서 얼마나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전기는 3달에 한 번씩, 가스는 2달에 한 번씩 고지서가 발송된다고 한다.

인터넷 신청

호주는 일부 지역엔 NBN이 들어와 빠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 동네에는 아직 ADSL밖에 옵션이 없었다. 인터넷은 Engin으로 연결했는데 ADSL이라서 인터넷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전화를 가설해야 했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을 전화까지 설치하게 되었다. (합해서 월 70달러)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뎀이 도착해 설치했다. 연결했는데 신호가 안 잡혀 CS에 상담을 했다. 전화기로 먼저 라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해서 전화기를 구매해야만 했고 연결을 해보니 역시 되질 않아 기술 지원팀이 집을 방문했다. 라인을 점검해서 건물까지는 라인이 살아있는데 건물 단자함에서 집 안으로 라인이 들어오질 않고 있다는 걸 확인해줬다. 이 경우에는 프로퍼티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해서 연락을 했고 또 다른 테크니션과 약속을 잡아 내부 라인을 확인했다.

연결 확인

내부 라인을 확인한 결과, 모두가 라인이라고 생각했던 그 선을 따라 반대로 가보니 아무 곳에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주방 장판 밑에 숨겨져 있었다. 즉 집에 전화선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그 사실을 확인한 테크니션은 건물 외부로 선을 만들어 집까지 끌어와야 한다고 했고 집주인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알려줬다. 또다시 프로퍼티 메니저에게 연락했고 테크니션 말대로 하기로 집주인과 합의를 봤다고 연락이 왔다. 또 약속을 잡아 방문한 테크니션은 5시간여 외부 라인 공사 끝에 벽에 구멍을 내 전화선을 연결해줬고 드디어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벽에 구멍내서 포트 연결

이 모든 과정이 신청에서부터 1달 걸렸다. 인터넷 설치가 가장 오래 걸린다고 빨리 신청하라 해서 신청했었는데 인터넷 없이 한 달 비용을 내게 되었는데 선 끝 모양이 전화선이라고 모두 연결된 전화선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


호주의 여유로움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과 같은 말도 안되는 속도가 그리울 때가 있다. 이번 이사로 좀 더 여유로움에 익숙해질 기회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으로 혼자 지내게 되었는데 아이들도 있고 시끌시끌한 곳에 있다가 혼자 지내니 어색하기도 하다. 처음 호주에 도착했을 때 그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새로이 각오를 다져 열심히 지내야겠다.

사소한 일에도 고민을 많이하는 편이다. 이미 결정된 일에도 고민하는 편이며 사람과의 관계에도 매사 조심스러워 하는데다 이곳 저곳에 생각을 많이 쓴다. 가끔 이유 없이 아플 때도 이런 잦은 고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몇년은 고민을 줄이고 행동으로 먼저 옮기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로 지금 여기까지 지내오게 되었다.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고민을 하는 편이지만 결정을 빨리 내려 “장고 끝 악수” 같은 일은 만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지나치게 고민하는 습관을 고치려고 오래 생각을 했었는데 나에게 있어서 고민은 깊이있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으로의 고민보다는 단지 결정이 어렵기 떄문에 그 순간을 뒤로 미루고 행동을 지연하는, 일종의 게으름이란 결론을 갖게 되었다. 결국 하기로 결정할 일을 고민에 시간을 많이 쓰면 그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는 더 큰 손해가 된다. 결과가 좋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좋은 결과 나올 일이면 왜 더 빨리 결정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반대로 빠른 결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고민하는 시간만큼 감정과 결과를 추스릴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이 시간이 빠른 결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계속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결정해야 하는 날에 일정으로 등록해두고 잊는다. (최소한 메모를 해둔다.) 고민도 멀티테스킹을 요구하고 고민이 많아지면 정작 눈 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아예 생각하지 않고 지내다가 결정의 순간에서 갖고 있는 데이터만으로 결론을 도출하면 망설임도 적어졌고, 또 단호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불필요한 고민을 줄이기 위해 내 스스로 세운 원칙이다. 최근 들어서 글처럼 잘 지켜지지는 못하고 있다. 남은 2015년은 이 원칙을 잘 닦아 고민이란 탈을 쓰고서 결정 게으름을 피우지 않도록 경계해야겠다.


이상한모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주제로 함께 글을 쓰는 글쓰기 소모임입니다. 함께 하고 싶다면 #weird-writing 채널로 오세요!

이상한모임

이상한모임 이름으로 활동한 기간만 2년 여 시간이 흘렀다. 대다수의 커뮤니티 활동은 명확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모이지만 이상한모임은 개개인이 각자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이기에 개개인의 행동집합에 가깝다. 모임이지만 동시에 모임이 아닌 성격이 강해 “우발적인 모임”이며 각각의 목적을 향해 가는 모임이다. 초기에는 각자 자리를 잡고 해시태그 #이상한모임으로 공유하면 각자 위치에 따라 참여하는 정도였지만, 지난 기간을 돌아보면 참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직까지는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개발자가 많긴 하지만 “이상한모임은 개발자 모임이다”는 틀린 명제다. 초기 구성원에 개발자의 비율이 높았고 개발자는 개발자만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발자가 더 많이 가입할 가능성이 많지만 이상한모임은 “이상한 사람에 의한 모임”이다. 이상한 사람은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관심있는 일이 있으면 찾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으면 온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이다. 전혀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이라도 모여서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하면 공통된 주제가 나오고 한 명, 두 명 일 때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다.

그렇게 저지른 이상한 일들이 참 많다. 하루 아침에 팀블로그를 만들어서 함께 글을 공유하기도 하고, 평소에 보기 힘든 사람들을 모아 독특한 주제의 세미나를 진행하고, 만들고 싶은 웹서비스를 공개 리포에서 함께 만들어내기도 하고, 정기/비정기 정모 및 번개를 진행하기도 하고, 관심있는 주제를 스터디하거나 코스 강의를 개설해 함께 듣기도 한다. 요즘은 슬랙을 통해 많은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얼마나 세세하고 다양한 관심사를 심도있고 깊이 있게 서로 공유하고 있는지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다. (심지어 서로의 관심사에 서로 과제를 던져주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게다가 다들 그 과제를 한다!)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에 의한 이상한모임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상한모임 2014년 5월 정모

예전과 달리 한 두 명이 열정만 가지고 시간을 써서 행사를 꾸릴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운영진이라는 조직이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수평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누구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다. 이상한모임의 시작부터 개개인의 모임이었기 때문에 따로 운영진은 필요 없었겠지만 이상한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이상한 짓을 돕고 싶고 이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의 영속성을 위해 고민할 사람들이 필요해서 모인 것 뿐이다. 이상한 짓을 적극 권장하고, 권장하다 못해 열심히 지원하려고 하는 것은 여기 말고는 없지 않을까. 운영진이 있지만 여전히 이상한모임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꾸려가는 이상한 모임이다. 누구든 참여해서 생각을 공유하고, 하고싶은 일을 얘기하면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각자의 관점에서 더 큰 일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매력적이다 못해 중독적이다.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고 예전에 비해 더 쉽게 일을 저지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이상함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눌러놓고 숨긴 채 지내는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모임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발산했으면 한다. 이상한모임은 로켓은 아닌데 UFO는 맞는 것 같다. UFO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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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프로그램을 만족하고 사용하지만 불편하다고 느끼는 프로그램이 몇 있다.

Google Chrome

나는 크롬빠다. 하지만 요즘 메모리를 엄청나게 먹는 크롬을 깔 수 밖에 없다. 그 외에도 하나 있는데 Cmd + W를 한다는게 바로 옆에 있는 Q를 눌러 창을 전부 닫는 사태가 간혹 있다. 물론 크롬이 창을 잘 살려주기는 하지만 메모리 공룡이 된 이후 껐다 켜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Chrome에서 메뉴에 Chrome > Warn before quitting를 활성화 하면 창을 닫기 전에 경고를 준다는데 나는 동작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발동 조건을 모르겠다.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고.)

FileZilla

무료 FTP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용자 정보를 저장해놓고 오랜 기간 사용하고 있다. 장점은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설정값을 플랫폼 상관없이 Export/Import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도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은 모든 단축키가 Windows 기준으로 되어 있어서 맥에서의 단축키를 바로 이용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OSX의 Finder에서는 Enter로 파일명을 변경할 수 있지만 Filezilla에서 Enter를 치면 Windows 버전처럼 파일을 내려받게 된다.

MS Office for mac도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단축키로 적응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FileZilla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Adobe Photoshop CS6

개인 환경에는 Adobe CC를 사용하고 있지만 회사에서는 아직 CS6를 사용하고 있다. 강력한 사진/그래픽 도구로 사내에서 필요한 모든 디자인 작업을 Photoshop으로 해결하고 있다. 새로운 버전이 나와도 단축키는 거의 유지되는 편이라 크게 불편하지 않는데 CS6에서만 나타나는 이상한 문제점이 있다. 키보드를 영문이 아닌 한국어로 설정한 상태로 Photoshop을 실행하면 모든 단축키가 동작하지 않는다. 메뉴를 눌러 직접 종료를 한 후 영문으로 바꿔 다시 실행하면 되는데 이게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다.

처음에는 이 문제가 키보드 언어 선택이 이유라고 생각 해보지도 못했었다. 사용하다 보면 어쩌다 문제가 생기고 껐다, 켰다, 다른 작업을 하다가 다시 실행하면 문제가 해결되고 그랬었다.

Epson Scan

요즘 사진 촬영을 필름으로 주로 하는데 현상한 필름을 스캔할 때 Epson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Epson Scan을 사용한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2% 멀쩡하고 98% 부족한 프로그램이다. 일단 preset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는다. 스캔 전에 preview를 하면 preset이 초기화되서 기본값으로 돌아가 매번 설정을 해줘야 한다. 그 덕분에 커브값을 설정한다거나 하는 과정은 스캔 후 후속 편집에서 하는데 그 덕분인지 관용도가 상당히 낮다. 그리고 일부 설정이 preset에 저장되지 않는다. Silverfast 구입을 고려하는 중이긴 하지만 비용이 상당히 커서 일단은 부족한대로 Epson Scan을 사용하고 있다. 이상하게 프린터, 스캐너 같은 하드웨어와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한결 같이 불편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 같다.


사소한 불편함이 전체적인 인상을 엉망으로 만들 때가 많다. 내가 만드는 서비스/웹사이트는 그런 일이 없도록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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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에 대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지내왔고 실제로도 쉽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어서 처음엔 좋은 주제라고 느꼈는데 막상 작성하려고 하니 최근에는 오랜 시간을 몰입해본 기억이 없었다. 쉽게 몰입했던 그 감각이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요 며칠은 퇴근하고 집중적으로 번역 글을 올리는데 시간을 사용했다.

몰입을 방해하는 환경

나는 몰입에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흐름을 끊는 방해 요소가 많아졌다. 한두 번 정도야 다음 몰입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 상황이 반복되면 그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반복적으로 집중이 틀어지면 또 집중이 흐트러질 것이라는 사실을 몸이 무의식적으로 예상하고 있어서 그런지 다시 몰입 상태로 진입하기 힘들다. 그러면 일도 지루하게 느껴지고 재미도 없어진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주변 환경에 대해 배로 민감해진다. 누군가의 대화, 문 여닫는 소음, 전화벨 소리, 발소리, 기침 소리, 심지어는 작은 노티피케이션 하나에도 방해로 느껴지고 스트레스를 더 받는 악순환에 빠진다. 작은 자극에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공간을 개선하거나, 공간을 탈출하거나. 참으면 본인만 손해다. 그래서 요즘은 몰입하는 것 자체보다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몰입의 대상과 조건

당연한 점인지 몰라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몰입을 잘한다. 재밌는 일을 좋아한다. 처음 하거나 아직 익숙지 않아서 서툰 일을 재밌어한다. 숙련도가 늘어나는 반복 작업도 재밌다. 없는 것을 만드는 작업을 재밌다. 이미 있는 것을 개선하는 작업도 재밌다. 내가 단순해서 그런지 웬만하면 다 재미있어한다.

재미있으려면 호기심이 생겨야 하고 호기심이 있으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눈앞에서 치워버리는 것이 목표가 된다. 급박한 기일을 가진 데드라인을 정하고 달리는 것도 좋지만 이런 긴장감이 반복 되다보면 결국 고무줄은 늘어나고 사람은 지치고 여유의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쉴 때 확실하게 쉬지 않으면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반복되는 데드라인에도 지치지 않는 사람은 애초에 내가 생각하는 범위 이상으로 여유의 크기가 남다르게 큰 사람이거나 쉴 때 엄청나게 잘 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내적 요인, 외적 요인 가릴 것 없이 쉽게 몰입해서 과정을 즐긴다.

내게 몰입에 도움이 되는 공간은 주변은 어둡지만 내 손 닿는 곳은 밝은, 그리고 밀폐된 느낌이 있는 공간이다. 즉 도서관 열람실 같은 분위기에서 쉽게 몰입한다. 오랫동안 집중해서 무엇인가 한 기억은 모두 그와 비슷한 공간이라 그런지 그와 같은 환경에서 몰입이 더 잘된다. 어쩌면 학습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듣거나 TV를 보면서는 절대 안된다. 가사 없는 곡은 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조용한 공간에서 집중이 잘되는 편이다. 화이트 노이즈 같은 에어컨 돌아가는 소음이나 컴퓨터 돌아가는 소음 있는 공간도 잠만 잘 오고 집중에 방해된다.

소음 얘기하다 생각났는데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방을 정리하는 사람과 방을 정리하지 않는 사람인데 전자는 뭘 해도 바로 정리하는 타입이고 후자는 정리를 아예 하지 않거나 어쩌다 한번 정리하는 타입이다. 나는 후자인 편인데 어쩌면 물건이나 옷이 많아서 소음을 줄여주는 차음재 역할을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1 아무튼 나에겐 번잡스러운 공간도 집중에 도움이 된다.

몰입 해야 하나

몰입의 순간에 행복감을 느낀다. 몰입의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상관 없이 몰입이라는 경험 자체에 중독성이 있다. 성취로 인한 기쁨도 있지만 내가 얼마나 집중해서 결과를 만들었는지도 만족의 척도가 된다. 결과는 썩 좋지 않더라도 몰입하고 나면 “괜찮아, 나는 꽤 즐겁게 한 걸” 하고 기분 좋게 넘어갈 수 있다. 힘들 수 있는 과정을 즐겁게 수행하는 비결이 된다.

반대로 몰입에서 오는 만족감 때문에 몰입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다. 일을 잘 끝내고 나서도 몰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허전한 기분에 빠지거나 일을 망쳤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 개운하지 않은 기분. 이것도 은근 스트레스다. 몰입은 필수가 아니다.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인데 몰입 자체에 집착하면 강박증세만 심화된다.

몰입은 자신의 환경을 돌아봐야 한다는 신호다. 몰입이 안되는 상황을 자신 탓이라 생각하면 그건 해결될 수 없는 방식이다. 사람은 다 다르고 다 다른 방식의 몰입 트리거를 가지고 있을 텐데 다 같은 방법으로 몰입할 수 있을까. 누구는 너저분한 책상에서 집중이 잘 되고 누구는 깨끗한 책상에서 집중이 잘 된다. 몰입하지 못한다고 답답해하기보다 어떤 환경에서 내 여유를 챙기고 충전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어떤 환경에서 몰입할 수 있는지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상한모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주제로 함께 글을 쓰는 글쓰기 소모임입니다. 함께 하고 싶다면 http://weirdmeetup.herokuapp.com 에서 가입하시고 #weird-writing 채널로 오세요!

  • 방정리 잘 안하는 사람의 흔한 변명. 
  • haruair.com 블로그 All time views 10만 히트를 달성했다. 사실 10만 히트를 기념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었는데 100,000히트 돌파를 읽고나서 통계를 보다가 알게 되었다. 큰 뜻을 품고 만든 블로그가 아니기에 통계 수치에 연연하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소소하게 시작한 블로그에 조회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래서 내 블로그에 관한 작은 포스트를 기념 삼아 남긴다.

    Jetpack 통계

    2011년 5월 첫 포스트를 시작으로 이 블로그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워드프레스 통계를 제공하는 플러그인 jetpack은 2012년 11월에 설치했으니 처음부터 설치한 Google Analytics 와는 5,000여 뷰 정도 차이가 난다. 개설 만 4년을 앞두고 10만 뷰에 도달했다. 한국어 컨텐츠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입이 높은 편이고 대부분 Google 검색을 통해 들어온다. 국내 포털에서의 유입도 있는 편인데 검색 키워드가 제목과 정확하게 맞는 경우에만 검색이 되는 것 같다. 내 블로그 대부분의 컨텐츠가 광범위한 범위를 포용하는 글보다 특정적인 상황에 촛점이 있는 글이 많아서 그런지 사이트 방문 증가율이 선형으로 증가하고 있다.

    GA 통계

    매년 세우는 목표에 블로그 꾸준하게 포스팅하기가 늘 들어가는데 글을 쓰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주절주절 쓸 때가 많아 다듬다보면 한 달에 2건 많아야 4건 정도 작성하게 되는 것 같다. 블로그에서 공유하는 이야기보다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겪고 있는데 모두 공유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늘 있다. 그래도 이상한모임 팀블로그를 하게 된 이후, 돌아보는 블로그도 늘었고 그 덕분에 영향을 주고 받아 작성하게 되는 포스트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이상한글쓰기로 같은 주제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함께 하는 힘”을 무시할 수가 없다는걸 이상한모임을 통해 늘 느끼고 있다.

    가끔 바이럴을 타서 급격하게 뷰가 늘었던 경험도 있지만 아쉽게도 호스팅에서 트래픽 초과 대응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물 들어올 때 노를 젓지 못했다. 그래도 오랫동안 저렴한 비용에 사용할 수 있어 계속 사용하다가 너무 불편해서 최근에 DigitalOcean으로 이전했다.

    Jetpack 조회 순위

    현재 작성해서 퍼블리싱한 글은 총 166건이다. 예전에 쓴 글을 누가봐도 오글거릴 정도지만 이젠 예전 글을 삭제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비스형 (유사) 블로그를 사용하다보면 작은 사건으로 우발적으로 탈퇴하는 경우가 있는데 몇 번 그런 일을 저지른 탓에 내 역사(물론 흑역사)가 순식간에 없어지고 말았다. 디지털 컨텐츠는 아날로그 시절보다 복제나 관리가 용이하지만 그만큼 쉽게 자료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아쉽다.

    이 블로그의 주요 컨텐츠는 내가 경험하는 사소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다. 정말 작은 부분의 설정값을 변경한 글도 작성해두니 많은 분들이 보고 도움을 받았다고 고맙다는 피드백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고맙다는 피드백은 늘 고맙다. 올해에도 더 사소한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많이 기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종종 번역도 했다. 영어/한국어 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아 매끄럽게 번역하진 못해서 큰 도움이 되진 못해도 구글 번역기보다 자연스럽게 작성할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누가 와서 이것도 번역이라고 작성했냐 얘기해도 사실 할 말이 없긴 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해보고 싶은 영역인데 번역 자체보다 언어적인 능력을 키우는데 더 우선을 둬야겠다고 생각한다.

    블로그 첫 글 안녕하세요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삶에서의 배움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블로그를 작성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방문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도 전합니다. 🙂


    순위글 다시 보기

    이상한모임 과제로 각자의 작업 환경에 대해 쓰기로 해 작성하는 포스트다. 회사와 집의 환경과 작업 환경에 대해 간단하게 적었다. 과제 덕분에 오랜만에 방청소도 하고 아주 유익한 이상한모임이다.

    사무실

    회사에서 2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환경이다. 중간에 이사를 갔지만 같은 건물이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무실 배치는 아주 마음에 들지 않게 변경되서 슬픔.)

    옆에 있는 원숭이는 모자다. mailchimp에서 보내준 물건들인데 스티커도 한움큼, 인형에, 모자에 참 풍성하게 보내줘서 고마웠다. 물을 자주 마시는 편인데 깡통 보틀은 all above human 컨퍼런스에서 받아 잘 쓰고 있고 jiman님이 선물해주신 작은 텀블러는 따뜻한 물을 마실 때 쓰고 있다. 이것저것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라 늘 노트가 있다. 멜번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인 myki는 상당히 얇은 편이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꺾어질 것 같아서 애플스토어 카드를 같이 넣어서 들고 다닌다.

    오른쪽 위 간트차트는 한참 전에 끝난 프로젝트인데 벽이 허전해서 그냥 붙여뒀다. 기계식 키보드를 사무실에 두고 사용했었는데 요즘 집에서 공부할 때 사용하려고 집으로 들고 왔다. 아이폰은 늘 충전하고 있고 구형 애플 이어폰으로 노래도 듣고 그런다. 바탕화면은 스냅샷, 스프라잇 이미지, 짤방, 합성 등 각종 이미지가 널부러져 있는데 화면에 꽉 차면 그냥 전체 선택해서 지운다.

    집

    이것저것 잡다하게 널부러져 있었는데 다 치우고 찍었다. 여기도 크게 특별하지는 않다. 호주 오면서부터 맥북 에어를 쓰고 있는데 가볍고 대부분의 작업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다만 구입한 이후 계속 투덜투덜 대던 부분이 바로 디스플레이였다. 그냥 일반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별 느낌이 들지 않는데 색상을 봐야 하는 작업이 있을 때 문제가 컸다. 처음에는 그냥 기분 탓인 줄 알았는데 맥북 에어 디스플레이가 sRGB 절반 정도도 커버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기분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다 아이맥을 구입하게 되었다.

    한국 다녀오기 전까지만 해도 회사 일에 약간 번아웃 된 상태라 집에 오면 코드를 거의 보질 않았었다. Street Photography에 관심이 많아져서 한동안 집에서 사진첩 보고, 사진 편집하고,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는 등의 일을 많이 했다. 사진도 컴퓨터를 해온 만큼 오랜 기간 했는데 최근엔 조금 심각하게 생각해보고 있다. 한 4~5개월은 디지털과 필름을 병행하다가 이제 완전히 필름으로 넘어와서 대부분의 사진을 필름으로 촬영하고 있다. 현상은 filmneverdie에 맡기고 스캔은 직접 하고 있다. 사진 좌측에 보이는 검은 장비가 필름 스캐너(EPSON V600)이다. BUY FILM 스티커는 Japan Camera Hunter에서 필름케이스 구입할 때 받았다. 오른쪽 물컵 뒤에 있는 외장 하드에 사진을 보관하고 있다. 하드는 늘 불안해서 사진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할까 늘 고민했는데 필름으로 옮기고 나서는 그런 고민이 없어졌다. 노란 노트 아래에 있는 사진첩은 Martin Parr의 The last resort이다.

    키보드는 레오폴드 FC700RT다. 맥북 에어를 좀 멀찌감치 두고 쓰려고 제작년에 한국 다녀올 때 구입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윈도우 키보드 레이아웃이라 가상 환경 윈도우를 사용할 때 편하다. 매직패드도 있는데 포토샵 작업할 때 영 불편해서 마우스를 쓰고 있다. 클립보드를 마우스패드처럼 쓰고 있다. 메모하기 쉽고 다 쓰면 새 종이로 교체하기 편리하다. 폰은 늘 충전하고 있다. 완전 충전하고 방전하면 베터리 수명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에어는 자기 전에 잠깐 글 쓸 때나 트위터나 슬랙할 때 사용하고 있다. 책상에 앉아서 둘 다 열고 작업해본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최근엔 들고 나갈 일도 별로 없고 그래서 평소에는 키보드 받침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작업환경

    내가 하는 일이 a little bit of everything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환경이 다른 편이다. 그래서 터미널 환경 + Sublime Text를 엄청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Sublime Text도 호주 시드니 소재 회사가 만들고 있다.) Vim도 쓰지만 복붙도 잘 못해서 마우스 쓰는 라이트 유저다.

    최근에는 C# 코드를 많이 읽고 있어서 Parallels로 windows 8.1, VS2013을 사용하고 있다. Xamarin도 가끔 쓰고 있다. 빠르게 내용 찾고 코드 읽고 할 때는 여전히 Sublime Text를 사용한다. (회사에서는 vmfusion을 사용하고 있지만 Parallels를 추천하는 분들이 많아서 구입했는데 둘을 비교할 때 vmfusion이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다. 만약 구입할 예정이라면 vmfusion을 추천.)

    Adobe CC로 Photoshop, Lightroom을 사용한다. Photoshop은 오래 사용해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를 하질 못하고 있다. 그 탓에 Lightroom도 좀 쓰다가 불편해서 Photoshop을 켜는 경우가 많다.

    문서 작성은 sublime text를 자주 쓰고 최근에는 typed를 사용한다. typed로는 음악만 켜고 다른 작업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을 나열하는 수준의 글이 되어 버려서 아쉬운 느낌에 하나 더 적어보자면 집이든 회사든 모든 작업 공간에서 동일한 환경을 구축하는건 확실히 중요하다. 마크 주커버그나 스티브 잡스가 사소한 결정에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 모든 삶의 패턴을 단순화 하는데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인데 환경적 변화를 최소화 하는 과정을 통해 환경을 전환하는 시간을 줄이고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최근엔 다양한 가상 환경의 도움을 받아 쉽게 개발 환경을 동일하게 구축할 수 있다고 하는데 더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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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한 달 휴가를 내서 한국에 들어왔고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만나고 싶었던,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재미있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은 분이 호주에서 일하는 삶에 대해 궁금해하셔서 여러 답변을 드렸지만 다소 두서없게 얘기한 감이 있어 짧게라도 정리해 포스팅한다.

    내 호주 생활은

    2012년 3월에 호주 생활을 시작했으니 이번 휴가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면 만 3년차가 된다. 내 호주 생활은 꼭 끝나지 않는 긴 긴 휴가처럼 느껴져서 이렇게 지내도 되는걸까 생각 들 때가 많다. 집 문만 나서면 여행인 기분은 3년을 살아도 그렇다.

    한편으로 지냈던 시간을 생각해보면 택배가 엄청 느려서, 한국과 같은 대형 서점이 없어서 불편한 점보다는 언어, 문화적 차이로 인한 고독감이 더 컸다. 내가 활동적인 편도 아닌 데다 오자마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더 외로움이 있었다. 게다가 이번 휴가를 지내면서 호주에서는 한국에서 온 한국 사람인데 한국에 돌아오면 한국 사람이 아닌 호주 사는 사람이 되는, 이쪽도 저쪽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평생을 살아왔던 공간, 국가를 떠나 사는 것은 다른 양말을 신는 것과는 다르다. (물론 이 인식의 강도는 개인마다 다르니까, 양말 갈아 신는 정도로 느끼는 사람도 분명 있다. 선천적으로 노마드의 피가 흐르는 사람!)

    하지만 그 누구도 서두름을 강요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일상 속에 가득한 호주를 경험하고 나면 이 곳을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여행으로 호주를 다녀간 후에 호주행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이 많고 또 실제로 여행 후 호주행으로 오신 분이 정말 많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 무엇보다 가족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가족 중심의 문화는 자연스럽게 현재의 한국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누가 호주로 가야 할까

    호주에서의 삶은 확실히 한국에서의 삶과는 다르다. 가족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 자연 친화적인 환경, 저녁 있는 삶과 같이 한국에서 쉽게 만들기 힘든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호주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분들도 많다. 한국 특유의 밤 문화를 좋아하는 분이나 친구가 없어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다.

    호주에 관해 궁금하고 고민이 된다면 호주로 여행을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여행에서 현지 분위기에 매료되어 호주로 오게 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여행으로 둘러보고 현지에서 사는 많은 분께 조언을 구하는 것도 호주행 결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호주에서 내 일자리는 얼마나 수요가 있을까

    IT도 범주가 크고 호주에도 직종의 편중이 있어서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와 포지션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seek.com.au와 같은 취업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되는데 어떤 job description을 요구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데 용이하다. 다른 방법으로는 meetup.com 과 같은 사이트나 언어 사용자 모임을 찾아보고 그 커뮤니티에 물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영어는 당연히 중요하다

    호주는 IELTS를 통해 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를 모두 평가하는 IELTS는 General Training과 Academic 두 가지 모듈이 있는데 자신에게 맞는 모듈을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영어는 얼마나 가능해야 하는가”를 물어보는 경우도 엄청 많은데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한국어를 영어로 얼마나 구사할 수 있는 지 스스로 생각해보면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민 정보는 항상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확인

    호주는 정말 다양한 방법과 경로를 통해 비자를 신청할 수 있고 개개인의 상황에 가장 맞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각 비자에 대한 정보는 한국어로 검색해서 나오는 자료보다 호주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고 확실하다. 한국어로 작성된 글은 가장 최신의 정보라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더더욱이 잘못된 정보라면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글들은 참고 용도로만 찾아보고 필요한 요건이나 서류는 꼭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확인해야 한다.

    직접 하는 게 번거롭다면 이민 대행사, 법무 대행사 등에 비용을 내고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위 이민성 웹사이트에서 각각의 내용을 상세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행은 어디까지나 대행이라 잘못된 내용으로 진행하다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지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꼭 웹사이트에서 교차로 검증을 해야 한다.

    비자와 영주권

    호주에서 거주의 제한 없이 일을 하며 지내기 위해서는 영주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비자는 각각 개인의 학력, 경력 등에 따라 취득할 수 있는 종류와 방법이 다 다르다. 학교를 다니며 비자를 준비할 수도 있고 미리 영주권을 받아서 오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맞게 비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워킹 홀리데이로 와 정착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시간이 많이 들고 고용주에 따라 불확실성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서 비록 내가 이 과정으로 영주권을 받으려고 하고 있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과정이다. ENS는 3가지 stream을 지원하고 있는데 만약 다른 stream에 조건이 맞으면 임시 취업 비자 없이도 바로 영주 취업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독립기술이민 Skilled Independent visa (subclass 189) 비자를 통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비자를 취득할 수 있어서 많은 분들이 이 비자로 호주에 들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독립기술이민 요건만 맞으면 바로 영주권을 줬는데 이제는 SkillSelect 라는 제도로 변경되어 직업군에 따라 발급해주는 양을 조절하고 있다.

    독립기술이민은 경력, 학력, 영어점수, 나이 등을 제공되는 점수표에 따라 환산해 60점 이상이 나왔을 때 신청할 수 있다. 점수표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점수표는 학력, 경력이 있다면 그렇게 까다로운 편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학사 학력이 있고 3~5년 경력, 만 32세라면 점수가 충족된다.

    나이 30점 + 경력 5점 + 학력 15점 + 영어 10점 = 60점
    

    점수가 되면 신청 자격이 생기지만 그 외 직업군이나 기타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 신청 가능한 Skilled Occupation List (SOL)을 확인해보는 등 체크 리스트를 확인해봐야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여기서 이야기한 비자는 극히 일부다. 이민성 웹사이트를 통해 모든 비자를 확인해보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비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서 없는 이야기를 두서없게 정리했다… 만약 부족한 부분이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덧글을!)

    나에게 있어서도 삶의 터전을 옮기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결정하고 나서 실행하는 것 하나하나도 큰 도전이었다. 그 과정 모두 엄청난 경험이었고 그사이 만나게 된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이 결정을 내릴 때 심각하게 고민했던 일들은 정말 사소한 일들이었고 지금은 그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은 눈으로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내 짧은 3년의 경험이 지금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읽을 거리

    기한이 좀 지난 글이긴 하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호주와 크게 다르지 않아 링크를 남긴다.

    내 글인데 워킹 홀리데이로 온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링크를 붙였다.

    이번에 한국을 가는데 상하이 푸동공항을 경유해서 가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때 관련 글을 찾을 수 없어서 답답했는데 경유한 경험을 기록 차원에 짤막하게 포스팅한다. 사진을 넣으면 좋겠지만 입/출국장 사진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라 글로만 적어둔다.

    내 상황

    멜번에서 한국 직항도 없어졌고 항상 이용하던 콴타스는 멜번-시드니-인천 경로라서 집인 제주로 내려가는 연결편을 타기가 번거로운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국동방항공을 이용해서 멜번-상하이-제주 경로로 표를 구입했다. 상하이-제주는 좀 비싼 편이라 그렇게 표는 저렴한 편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콴타스보다는 저렴했다.

    비행은 밤 10시 30분(멜번 시간)에 출발해 상하이에 아침 5시 30분(북경 시간)에 도착했고 제주 출발은 북경 시간 오후 4시 10분에 예정되어 있어 10시간 가량을 상하이에서 체류하게 되었다.

    중국동방항공 기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비행기 모드로도 사용할 수 없다. 기내 미디어에 한국 영화 보면서 시간 보냈다.

    수하물은 자동으로 연결

    멜번-상하이-제주 편이 전부 같은 항공사라서 짐을 상하이에서 되찾지 않고 바로 제주로 연결되었다. 상하이에서 입을 두꺼운 옷을 생각 없이 캐리어에 담아 맡겼던 탓에 추워서 벌벌 떨었다. 경유지에서 찾아야 하는 물건이 있으면 진작에 챙겨두는 것이 좋다. 말해서 상하이에서 되찾아도 상관 없긴 하지만 상하이 공항에도 짐 맡기기 위한 대기열이 엄청 길기 때문에 장단점이 다 있다.

    푸동 공항 입출국 / 경유 프로세스

    내가 검색했을 때에는 무조건 입국한 후에 다시 출국해야 한다는 얘기만 있었는데 국제선 경유 프로세스가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입국 심사대로 진입하는 통로고 좌측으로는 국제선 출국장으로 갈 수 있도록 “transfer to international”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상하이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라면 이쪽에 줄을 서면 된다. (줄이 엄청 길었다.) 나는 10시간 가량 여유가 있어서 무비자로 입국하기로 했다.

    2015-03-02 추가 – 호주로 돌아올 때 경유 프로세스 절차를 밟았다. 경유 창구에 가면 티켓을 확인한 후 직원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창구 뒷편 문을 통과해 수하물 검색을 진행하는데 검색을 통과하면 출국장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상하이 72시간 무비자 입국

    상하이는 72시간 내 제3국(홍콩, 마카오, 타이완 포함)으로 출국하는 항공권이 있으면 72시간 동안 별도의 비자 없이 체류가 가능하다.

    기내에서 입국 및 출국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입국 카드를 작성할 때 무비자 입국 관련해서 어떻게 작성해야 할 지 설명이 전혀 없는데 체류할 주소는 없으면 안적으면 된다. (물론 체류 시간이 낮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1박 이상 한다면 당연히 있어야.) 나는 입국 사유에는 관광으로 체크했고 입국 심사할 때 “transfer?” 라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Maglev(자기부상열차)와 지하철

    푸동 공항은 상하이 중심가와 10분 내외로 연결되는 자기부상열차 Maglev가 있다. 하지만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라 내가 도착한 시간에는 문도 열지 않았었다. 대신 아침 일찍부터 지하철은 운행하기 때문에 지하철로 이동하면 된다. 지하철은 1일권이 18위안인데 자동판매기에서 팔지 않는 대신 역무원한테 물어보고 구입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은 주요 관광지로 연결되는 노선이다. 대신 광난루广兰路 역과 푸동공항 사이에는 탑승객이 적어서 그런지 광난루에서 도심으로 가는 지하철로 갈아타야 한다. 다들 내려서 어디론가 이동하면 따라서 가면 된다.

    Maglev는 롱양루龙阳路 역과 연결되어 있다. 2호선 밖으로 나오면 Maglev 탈 수 있는 플랫폼이 따로 있고 표를 판매하는 창구가 있다. 편도는 50위안 왕복은 80위안에 구입할 수 있다.

    필름 카메라를 쓴다면

    필름을 들고 가지 말아야 할 도시 0순위다. 공항 이용 시 수하물 검사 시 xray 스캔 만으로도 상당히 민감할 수 있는데 상하이는 지하철 이용할 때마다 스캔을 해야해서 고감도 필름을 사용한다면 특히 주의해야 할 듯 싶다. 수하물 검사할 때 필름이 있다고 얘기하면 xray 없이 손으로 들고 통과하게 한 후 수검사를 진행한다.

    상하이 관광

    난징동루南京东路 역에서 내려 외이탄-예원-난징동루-인민광장 이 근처를 구경했다. 사실 관광도 쇼핑도 망했는데 아침 5시 반에 도착해서 시내 도착한게 7시라 문 연 곳이 하나도 없어서 외이탄 말고는 어마어마한 중국의 출근 풍경 구경한게 전부였다. 나중엔 제대로 시간을 들여 숙박하고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석구석 볼 만한 곳이 많았다.

    관광객이 많이 가는 동네는 영어 되는 사람이 많아서 사먹는데 문제가 없다. 뒷골목에서 길거리 음식 파는 곳은 중국식 숫자 수신호를 외워 갔는데 그걸로도 충분히 소통하고 사먹을 수 있었다.

    상하이 공항과 면세점

    출국 심사는 줄이 길긴 했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다. 느낌은 인천공항에서 출국심사 하는 것과 거의 비슷했다.

    면세점은 인천이랑 비교하면 정말 구경할 곳이 적다. 일부 공사중이긴 했지만 전자제품 파는 매장도 없었다. 인터넷은 무료 wifi가 있긴 한데 중국 번호 또는 로밍되서 문자를 받을 수 있는 번호가 있어야 한다.

    제주공항 입국에도 자동 입국심사 가능

    예전에 인천공항에서 자동입국심사를 신청해뒀는데 제주에도 해당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 그 덕분에 입국 심사대도 빠르게 통과하고 짐도 맨 처음 찾아 바로 나올 수 있었다. 비행기 제주 도착부터 게이트 나갈 때까지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초고층 현대식 건물들 사이에 말도 안되게 작고 좁은 집들이 다닥다닥 있는 모습이 여러 생각이 들게 한 상하이였는데 다음엔 더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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